고용적률 단지 늘고, 분상제까지 적용…일반분양 수익 확대 한계
사업비·분양수입 하나로 묶인 비례율…조합원 부담 구조 더 복잡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24일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 타워크레인이 설치돼있다. 2024.06.24. kgb@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4/06/24/NISI20240624_0020390488_web.jpg?rnd=20240624150239)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24일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 타워크레인이 설치돼있다. 2024.06.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재건축 사업에서 수익성과 사업성을 좌우하는 '일반분양' 물량이 갈수록 줄면서 조합원 간 권리와 부담을 나누는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존 용적률이 높은 노후 아파트는 재건축 이후 일반분양 물량을 크게 늘리기 어렵고,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은 분양가격을 높이는 데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공사비 등 사업비가 오르더라도 일반분양 수익으로 이를 상쇄하기 어려워지면서 조합원별 부담과 개발이익을 어떤 기준으로 나눌지가 정비사업의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1일 정비업계에서는 그간 관리처분 과정에서 활용해온 '비례율' 중심의 권리배분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례율은 정비사업에서 조합원별 권리가액을 산정하는 데 활용되는 지표다. 통상 종전자산 평가액에 비례율을 적용해 조합원의 권리가액을 산정하고, 새 아파트의 조합원 분양가에서 권리가액을 뺀 금액이 추가분담금이 된다.
문제는 재건축 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변수를 하나의 비율로 압축되면서 조합원이 자신의 부담이 왜 달라졌는지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사업비가 늘거나 일반분양 수입이 줄어 비례율이 낮아지면 권리가액과 추가분담금에도 영향을 미치지만, 각각의 요인이 조합원별 권리와 부담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를 한눈에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
평형 배분 과정에서도 이해관계가 엇갈릴 수 있다. 조합원이 추가분담금을 내고 더 큰 평형을 선택하면 조합원에게 배정되는 전체 면적이 늘어난다. 다만 그만큼 일반분양으로 돌릴 수 있는 물량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일반분양 수익이 사업성을 뒷받침하는 구조에서는 이 같은 문제가 조합원 간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기존 대지지분이나 종전자산 가치가 상대적으로 큰 조합원은 자신이 사업에 더 많은 자산을 투입하고도 개발이익 배분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하다고 받아들일 수 있다. 반대로 소형 주택 소유자는 추가분담금을 부담하더라도 중대형 평형으로 이동하려는 유인이 커질 수 있다.
과거에는 조합원 분양과 일반분양의 가격 차이, 일반분양 물량 등을 통해 공사비 등 사업비 증가분을 어느 정도 흡수할 여지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 정비사업의 사업 여건은 달라지고 있다.
서울 외곽과 1기 신도시 등에는 기존 용적률이 높은 노후 아파트가 적지 않아 재건축을 하더라도 일반분양 물량을 크게 늘리기 어려운 사업지가 있다. 여기에 강남권 등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지역에서는 주변 시세를 그대로 반영해 일반분양가를 높이는 데도 한계가 있다.
공사비 상승까지 겹치면서 일반분양으로 수익을 내 조합원 부담을 낮추는 기존 사업구조가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 같은 변화에 맞춰 정비사업의 권리배분 방식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논의가 진행 중이다.
한국도시정비학회는 지난 6월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주택재건축사업 관리처분방식의 개선방향'을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열고 현행 관리처분 방식의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학회에서는 사업비와 분양수입, 종전자산 평가액 등을 하나의 비율로 묶는 현행 비례율 방식에서 벗어나 조합원의 부담과 권리 변동을 보다 구체적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기존 아파트의 가치를 토지와 건물로 구분하고 대지지분을 신축 주택의 권리와 연계하는 방식도 제안됐다. 조합원에게 돌아가는 권리와 부담을 하나의 비례율로 압축하기보다 토지지분과 기존 자산가치, 공사비, 신축 주택의 분양가격 등을 구분해 보여주자는 취지다. 이렇게 되면 조합원 입장에서도 자신의 자산이 사업 과정에서 어떻게 평가되고 어떤 비용을 부담하는지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새로운 방식이 실제 정비사업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정교한 감정평가가 전제돼야 한다. 같은 단지 안에서도 층·향·조망 등에 따라 기존 주택의 가치가 달라지는 만큼 건물 가치와 토지지분을 어떤 기준으로 나눌지 세부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실제 정비사업 현장에서도 권리배분 기준을 기존보다 일찍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도봉구 창동주공4단지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지난달 13일 주민설명회에서 통상 관리처분 단계에서 구체화하는 조합원 권리배분 원칙을 조합설립 단계부터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창동주공4단지는 1710가구 모두 전용면적 50㎡ 이하의 소형 평형으로 구성돼 있다. 재건축 과정에서 조합원들의 평형 확대 수요가 집중될 경우 조합원 배정 물량이 늘어나 일반분양 물량과 사업성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추진위원회는 앞으로 정비업체와 감정평가업체 등을 통해 기존 비례율 방식과 다른 권리배분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사업 초기부터 조합원별 권리와 부담을 어떻게 정할지 논의해 향후 조합원 간 갈등과 사업 지연 가능성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감정평가업계의 역할도 단순한 자산가치 평가에서 권리배분 기준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종전자산과 종후자산의 가격뿐만 아니라 대지지분, 기존 자산가치, 신축 평형별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조합원 간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역할이 중요해서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일반분양 수익으로 공사비 등 비용 증가분을 흡수하기 어려운 사업지가 늘면서 조합원 사이의 부담과 이익 배분 문제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앞으로는 종전자산을 평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조합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권리배분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사업 추진 과정에서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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