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트럼프 디젤 수출 금지 막는 것이 목표"
EU, 디젤 비축유 세계 최대 수준…협조 문의
독일 "공급 부족하지 않는 한 동참 가능성 낮아"
![[밀베리(미 캘리포니아주)=AP/뉴시스]미 캘리포니아주 밀밸리의 한 주유소 주유 가격판 하단에 10일(현지시각) 경유 가격이 표시되어 있다. 미국의 경유(디젤) 가격이 11일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미국이 이란과 전쟁을 벌이면서 전 세계 연료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026.09.11.](https://img1.newsis.com/2026/09/11/NISI20260911_0001567587_web.jpg?rnd=20260911180911)
[밀베리(미 캘리포니아주)=AP/뉴시스]미 캘리포니아주 밀밸리의 한 주유소 주유 가격판 하단에 10일(현지시각) 경유 가격이 표시되어 있다. 미국의 경유(디젤) 가격이 11일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미국이 이란과 전쟁을 벌이면서 전 세계 연료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026.09.11.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높은 디젤(경유) 가격으로 정치적 부담이 커지자 유럽에 디젤 비축량 방출을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29일(현지 시간) 폴리티코가 인용한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유럽 각국에 전략비축유(SPR) 중 디젤을 방출해 달라고 요청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한 석유업계 관계자는 "목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디젤 수출 금지 조치를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 정부는 유럽연합(EU) 회원국에 민간 기업들이 보유한 디젤 비축유 방출을 조율하는 데 협조할 수 있는지 문의하고 있다"고 했다.
업계는 디젤 수출 금지가 석유 시장에 초래할 혼란을 우려해, 디젤 가격을 최소한 일시적으로라도 낮출 수 있는 여러 대안을 트럼프 행정부에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면세 혜택이 있는 디젤 사용을 확대하거나, 주(州) 정부에 세금 감면 등이 거론된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미국 디젤 평균 가격은 갤런당 6.44달러로 1년 전보다 약 2.75달러 높았다. 디젤은 농기구, 선박, 대중교통 등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핵심 연료다. 디젤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농민 등 공화당 핵심 지지층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 장관은 이날 SPR 원유 최대 4000만 배럴을 추가 방출한다고 밝히면서 유럽에 방출을 공개 압박했다. 미국은 지난 3월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들의 4억 배럴 공동 방출 합의에 맞춰 1억7200만 배럴 방출 하겠다고 발표했다.
라이트 장관은 "이번 SPR 방출은 미국이 석유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계속 주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미국과 일본은 약속을 이행하는 반면, 여러 유럽 회원국은 약속했던 원유 및 석유 제품의 극히 일부만을 방출했다. 모든 회원국이 약속을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더그 버검 내무장관도 행정부가 유럽의 비축량을 주시하고 있다고 시사했다. 그는 "정부는 여러 방안을 논의 중이며, 섣불리 결론내고 싶지 않지만 유럽이 상당한 양의 디젤 비축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유럽은 상업·정부용 디젤 비축량을 합쳐 세계 최대로 갖고 있다고 영국에 본사를 둔 석유경제전문지 '페트롤리엄이코노미스트'의 폴 히킨 편집장은 분석한다. 여러 국가에 총 3억5000만 배럴 이상 디젤이 저장된 것으로 추산된다.
히킨 편집장은 "디젤 비축량을 방출하면 겨울철 가격 프리미엄을 낮추고 미국산 원유 수요를 완화할 수 있어서 미국이 디젤 수출 금리를 피하는 데 도움된다"며 "다만 몇 달의 시간만 벌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의 상업용 재고가 수년 만에 최저치에 근접한 상황에서 미국의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이 자신의 '보험'을 사용하도록 요구하는 셈"이라고 진단했다.
독일 경제에너지부 대변인도 디젤이 물리적으로 부족해지지 않는 한 정부가 비축유를 내보낼 가능성은 낮다고 폴리티코에 밝혔다.
그는 "미래 추측은 하지 않겠다. 분명한 점은 잠재적 공급 부족 사태가 발생할 경우에만 방출이 이뤄질 것이라는 점"이라며 "이번 방출은 가격 안정화를 위한 것이 아니며, 오히려 시장에서 투기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 현재 추가 방출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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