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인가, 그림인가…‘벽돌 작가’ 김강용의 변신

기사등록 2026/09/30 00:01:00

최종수정 2026/09/30 00:12:23

구글에서 선호하는 매체로 추가

빽빽했던 벽돌 줄고 여백·입방체 확장

모래·물감으로 만든 평면…실재와 환영 흔들어

표갤러리 ‘REALITY IMAGE’ 10월2~31일

김강용, <Reality+Image 2508-2552>, 2025, Mixed media, 93x75cm   *재판매 및 DB 금지
김강용, <Reality+Image 2508-2552>, 2025, Mixed media, 93x75c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벽돌 작가’ 김강용의 화면에 여백이 생겼다.

수십 년간 화면을 빼곡히 채웠던 벽돌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 사이가 넓어지며 입방체와 빛, 그림자가 떠올랐다.

진짜인가, 그림인가. 김강용의 작품은 여전히 보는 것을 의심하게 한다.

가까이 다가가면 모래와 물감으로 만든 거친 평면이다. 몇 걸음 물러서면 입방체가 화면 밖으로 튀어나오거나 안으로 들어간 듯 보인다. 실재와 이미지의 경계에서 눈이 흔들린다.

김강용 개인전 ‘KIM KANG YONG: REALITY IMAGE’가 오는 10월2일부터 서울 종로구 표갤러리에서 열린다. ‘벽돌 작가’로 알려진 김강용이 오랜 시간 벽돌을 매개로 구축해온 회화가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보여주는 전시다.

김강용의 벽돌은 1970년대 한국 사회의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개발에서 출발했다.

그의 관심은 완성된 도시보다 도시를 구성하는 작고 평범한 사물과 개발 과정에서 주변으로 밀려나는 존재를 향했다. 대량생산되는 벽돌은 하나하나 이름 없는 단위지만 수없이 반복되고 쌓이며 건물과 도시를 만든다. 작가에게 벽돌의 반복과 구성은 개별 존재와 집단, 존재와 익명성의 관계를 드러내는 장치였다.



그러나 같은 대상을 오랫동안 그리는 동안 작가의 시선도 달라졌다.

벽돌 자체에서 벽돌과 벽돌 사이로 이동했다. 간격과 여백, 빛과 그림자, 면과 공간이 중요해졌다. 화면을 가득 메웠던 벽돌의 밀도는 낮아지고 빈 공간은 넓어졌다.

최근 작품에서는 변화가 더욱 뚜렷하다. 구체적인 벽돌은 하나의 입방체로 환원됐다.

실제 모래와 물감으로 만든 평면 위에 그림자가 더해지면서 깊이와 공간의 환영이 생겨난다. 가까이에서 보면 물질적인 표면이지만 거리를 두는 순간 평면은 깊이를 가진 이미지로 바뀐다. 실재와 환영, 평면과 공간의 경계가 흔들린다.
김강용, <Reality+Image 2511-2597>, 2025, Mixed media, 147x114cm   *재판매 및 DB 금지
김강용, <Reality+Image 2511-2597>, 2025, Mixed media, 147x114c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2025년작 ‘Reality+Image’ 연작은 그 변화를 압축한다.

‘Reality+Image 2511-2619’에서는 흰색 입방체들이 화면을 가득 메우고 가장자리와 일부 틈에서 분홍과 붉은색이 모습을 드러낸다.

입방체마다 생긴 그림자는 실제 물체가 화면에 붙어 있는 듯한 착시를 일으킨다. 또 다른 작품에서는 넓은 흰색 또는 푸른 화면에 몇 개의 입방체만 남겨놓으며 여백과 공간 자체를 전면으로 끌어낸다.     

김강용은 모래를 접착제와 섞어 캔버스에 바르고 그 위에 물감과 음영을 더하는 방식으로 실제 벽돌 같은 질감을 만들어왔다. 평론가 송미숙은 이 같은 작업이 관객에게 실제 벽돌을 보는 것인지 그림을 보는 것인지 혼란을 일으키며, 작품을 따라 움직일수록 그 시각적 교란이 커진다고 분석했다.

 화면이 비워지면서 김강용의 질문은 오히려 ‘본다는 것’으로 향한다.

무엇을 그렸느냐보다 하나의 대상이 어떻게 이미지가 되고,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은 어떻게 현실이라고 인식하는지를 묻는다.

1978년 ‘사실과 현실’에 참여하며 한국 극사실회화의 흐름을 이끈 작가는 1983년 국립현대미술관 청년작가초대전을 비롯해 국내외에서 활동해왔다.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성곡미술관 등 국내외 기관에 소장돼 있다.

전시는 10월31일까지. 관람은 무료.    

김강용, Reality+Image 2503-2519, 2025 Mixed media, 117×91cm *재판매 및 DB 금지
김강용, Reality+Image 2503-2519, 2025 Mixed media, 117×91c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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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인가, 그림인가…‘벽돌 작가’ 김강용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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