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무기 원하는 우크라, 北포로 공개로 신뢰 흔들…군사협력엔 부담

기사등록 2026/09/29 17:55:44

최종수정 2026/09/29 18:50:25

구글에서 선호하는 매체로 추가

현지언론 "한국은 키이우가 원하는 무기 보유한 파트너"

직접 지원 넘어 美 통한 포탄 공급 같은 간접 협력도 멀어질 가능성

[키이우=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수도 키이우 성 소피아 대성당 앞에서 열린 독립기념일 35주년 기념식에서 우크라이나 해병대 장병들과 유럽 정상들을 향해 연설하고 있다. 2026.08.25.
[키이우=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수도 키이우 성 소피아 대성당 앞에서 열린 독립기념일 35주년 기념식에서 우크라이나 해병대 장병들과 유럽 정상들을 향해 연설하고 있다. 2026.08.25.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북한군 포로의 한국 이송 사실을 공개해 한국 정부와 충돌한 우크라이나가 정작 러시아 탄도미사일을 막는 데 절실한 한국의 무기 지원을 얻기는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의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 패트리엇 방공체계를 운용하고 자체 개발한 천궁-Ⅱ를 비롯해 K9 자주포와 155㎜ 포탄, 전차 등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필요한 무기들을 보유하고 있다. 불과 지난달 한국에 방공체계 지원을 요청했던 우크라이나로서는 이번 갈등이 이미 높은 한국의 살상무기 지원 문턱을 더 높이는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키이우인디펜던트는 28일(현지시간) 이번 사태를 다룬 분석 기사에서 한국을 "키이우가 원하는 무기들을 보유한 파트너"로 규정했다. 북한과 군사적으로 대치해온 한국이 세계적인 방산 강국으로 성장한 만큼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는 매력적인 무기 공급원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한국은 2021~2025년 세계 무기 수출의 3%를 차지해 세계 9위에 올랐다. 우크라이나가 주목하는 것은 특히 러시아의 탄도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막을 방공체계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8월 북한이 러시아에 수만 명의 병력을 추가 파견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면서 한국에 방공체계 지원을 요청했다. 북한군이 러시아에서 실전 경험을 쌓고 탄도미사일 기술까지 발전시키면 한반도 안보에도 위협이 되는 만큼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한국군은 우크라이나 방공의 핵심 전력으로 쓰이는 미국산 패트리엇 방공체계를 운용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천궁-Ⅱ도 단·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키이우인디펜던트는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미국의 패트리엇 요격탄 재고가 크게 소진돼 세계적으로 확보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국이 보유한 전력은 방공체계에 그치지 않는다. K9 155㎜ 자주포와 포탄, 다연장로켓, 전차 등도 장기전에 들어간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무기들이다.

[서울=뉴시스] 발사되는 천궁-II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모습. (사진=LIG D&A 제공) 2026.09.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발사되는 천궁-II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모습. (사진=LIG D&A 제공) 2026.09.0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한국은 그동안 우크라이나의 직접적인 살상무기 지원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인도적 지원과 비살상 군수물자 지원에 주력해왔다. 우크라이나로서는 기존 정책을 바꾸도록 한국 정부를 설득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번 신뢰 충돌이라는 부담까지 떠안게 된 셈이다.

더 주목되는 대목은 공식적인 무기 지원이 아닌 간접 협력 가능성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앞서 지난 2023년 12월 한국이 미국과의 비공개 합의를 통해 대량의 포탄을 우크라이나에 간접적으로 공급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키이우인디펜던트는 이번 외교 갈등과 양국 간 신뢰 훼손이 이 같은 방식의 협력을 다시 끌어내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이 무기 지원을 중단하거나 간접 지원을 거부했다고 밝힌 것은 아니지만, 민감한 군사협력일수록 정부 간 신뢰가 중요한 만큼 우크라이나가 스스로 협상 여건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양국의 갈등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 23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생포한 북한군 포로 2명을 한국으로 보냈다고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포로 이송 사실을 공개하지 않기로 양국이 합의했는데 우크라이나가 이를 어겼다는 취지로 유감을 나타냈다. 한국 정부는 포로와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의 안전뿐 아니라 한반도 정세에 미칠 외교·안보적 영향을 고려해 이송 사실을 공개하지 않아 왔다.

외교부는 28일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대리를 불러 항의했다. 한국 정부는 우크라이나 측의 잇단 설명이 양국 정부 간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며 공식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서울=뉴시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차륜형 자주포.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2026.08.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차륜형 자주포.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2026.08.1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의 설명은 다르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보좌관 드미트로 리트빈은 지난 25일 "그런 합의는 없었다"며 비공개 합의 자체를 부인했다. 리트빈 보좌관은 키이우인디펜던트에도 긴 과정을 거쳐 포로들이 한국으로 보내졌다는 사실만 공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군 포로 2명은 지난해 1월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 전투에서 우크라이나군에 붙잡혔다. 두 사람은 이후 한국으로 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으며 한·우크라 정상은 지난 7월 포로들의 의사와 인도주의 원칙을 존중해 문제를 처리하기로 했다.

키이우인디펜던트는 이번 일이 최근 우크라이나가 우방과의 소통 과정에서 마찰을 빚은 사례들과도 맞물린다고 지적했다. 이달 젤렌스키 대통령이 카르파티아산맥 주변 국가들의 새 협력체인 '카르파티아 8'을 발표하면서 헝가리를 참가국에 포함했지만 헝가리 정부는 참여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폴란드와도 역사 문제로 갈등을 빚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우크라이나 반군(UPA)을 기리는 이름을 군부대에 붙이면서 폴란드에서 거센 반발이 일었다. 폴란드에서는 UPA가 1943~1945년 볼히니아 지역 등에서 폴란드 민간인 학살에 가담한 조직으로 인식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韓 무기 원하는 우크라, 北포로 공개로 신뢰 흔들…군사협력엔 부담

기사등록 2026/09/29 17:55:44 최초수정 2026/09/29 18:50:25

이시간 핫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