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뼘 우리속 뱅뱅…실내동물원 금지된 먹이주기 '여전'[출동!인턴]

기사등록 2026/10/02 08:02:00

구글에서 선호하는 매체로 추가

비좁은 공간 속 보이는 '정형행동'

개정법에서 금지하는 '먹이 체험' 버젓이

[부천=뉴시스] 김선우 인턴기자 = 몽구스과 동물 '쿠시모스'의 사육 환경. 기자의 손과 비교했을 때 세 뼘이 채 안 되는 공간이다. 2026.09.29. *재판매 및 DB 금지
[부천=뉴시스] 김선우 인턴기자 = 몽구스과 동물 '쿠시모스'의 사육 환경. 기자의 손과 비교했을 때 세 뼘이 채 안 되는 공간이다. 2026.09.29. *재판매 및 DB 금지


[부천=뉴시스]우은식 기자, 김선우 인턴기자 = 오는 10월 4일은 동물의 생명과 복지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지정된 법정 기념일 ‘동물보호의 날’이다. 동물을 소유물이 아닌 존중받아야 할 생명으로 바라보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지만, 실내동물원 속 동물은 여전히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다.

지난 29일 기자는 경기도 부천의 한 실내동물원에 방문했다. 수생동물과 육지동물 등 180여 종을 사육하는 이곳은 수년 전부터 사육 환경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져 왔다.

좁은 공간 맴돌고, 같은 행동 반복하고

동물원 곳곳에서는 비좁은 공간을 끊임없이 오가거나 자신의 털을 반복해서 고르는 동물들을 볼 수 있었다. 이는 ‘정형행동’의 대표적인 사례로, 스트레스를 받은 동물이 반복해서 나타내는 행동이다.

[부천=뉴시스] 김선우 인턴기자 = 몽구스과 동물 '쿠시모스'의 모습. 스트레스로 인한 정형행동을 보이고 있다. 2026.09.29.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부천=뉴시스] 김선우 인턴기자 = 몽구스과 동물 '쿠시모스'의 모습. 스트레스로 인한 정형행동을 보이고 있다. 2026.09.29.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몽구스과 동물인 ‘쿠시만스’는 세 뼘이 채 되지 않는 공간을 맴돌았다. 기자가 지켜보는 내내 같은 구간을 오갔다.

미어캣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유리벽 안에 있던 미어캣은 좌우로 이동하는 행동을 반복했다.

[부천=뉴시스] 김선우 인턴기자 = 우리 안을 끊임없이 배회하는 미어캣. 2026.09.29.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부천=뉴시스] 김선우 인턴기자 = 우리 안을 끊임없이 배회하는 미어캣. 2026.09.29.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토끼와 오리는 자신의 털이나 깃털을 거듭 고르거나 뜯었다.

[부천=뉴시스] 김선우 인턴기자 = 자신의 털을 반복해서 고르는 토끼의 모습. 2026.09.29.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부천=뉴시스] 김선우 인턴기자 = 자신의 털을 반복해서 고르는 토끼의 모습. 2026.09.29.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경인여자대학교 반려동물학과 안나 교수는 "영상 속 동물들이 보이는 행동은 좁은 공간으로부터 비롯한 정형행동"이라며 "토끼의 경우 자해 행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실내동물원 측은 뉴시스에 "털을 고르는 건 '그루밍' 행동으로 동물이 가장 편안할 때 하는 행위"라며 "그루밍은 동물의 상황이 개선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라고 말했다.

여러 마리가 함께 지내는 비좁은 사육장

해당 동물원의 사육 공간은 전반적으로 비좁았다. 일부 동물은 '밀집 사육' 환경에 놓여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부천=뉴시스] 김선우 인턴기자 = 비좁은 공간에서 함께 생활하는 기니피그들의 모습. 2026.09.29 *재판매 및 DB 금지
[부천=뉴시스] 김선우 인턴기자 = 비좁은 공간에서 함께 생활하는 기니피그들의 모습. 2026.09.29 *재판매 및 DB 금지

[부천=뉴시스] 김선우 인턴기자 = 여러 마리의 거북이가 비좁은 수조 안을 맴돌고 있다. 2026.09.29 *재판매 및 DB 금지
[부천=뉴시스] 김선우 인턴기자 = 여러 마리의 거북이가 비좁은 수조 안을 맴돌고 있다. 2026.09.29 *재판매 및 DB 금지


수의사 A씨는 "사진으로 봤을 때 기니피그와 거북이가 과밀집 상황에 놓인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며 "거북이의 경우 같은 체중인 개체끼리 서로를 공격하는 상황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내동물원 측은 "일반적으로 권고되는 규격보다 큰 규격으로 사육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며 "한 공간에 개체수가 많아지면 개체수를 조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냥 본능 해소 못 하는 야생동물

개정된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에서 강조하는 ‘행동 풍부화’도 미흡했다. 행동 풍부화란 사육 동물에게 정신적·신체적 자극을 제공해 스트레스를 줄이는 활동을 말한다.

그러나 은여우 두 마리가 머무는 사육 공간에는 동물의 활동을 유도할 만한 구조물이 눈에 띄지 않았다. 울프독의 사육 환경도 마찬가지였다.

[부천=뉴시스] 김선우 인턴기자 = 은여우의 사육 환경. 행동 풍부화를 위한 구조물은 없다. 2026.09.29 *재판매 및 DB 금지
[부천=뉴시스] 김선우 인턴기자 = 은여우의 사육 환경. 행동 풍부화를 위한 구조물은 없다. 2026.09.29 *재판매 및 DB 금지


안 교수는 “야생동물은 적절한 자극을 통해 공격성을 해소해야 다른 개체를 공격하거나 자해할 위험이 낮아진다”며 “아무런 구조물 없이 동물을 덩그러니 두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실내동물원 측은 "은여우 우리에 먹이나 장난감 도구들을 교체하며 넣어주고 있다"고 반박했다.

현장에 닿지 못하는 개정 동물원법

정부는 2023년 말부터 개정 동물원법을 시행하고 있지만 그 효과가 온전히 드러나진 못하고 있다.

동물원 운영을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하고, 동물의 종별 특성을 고려한 서식 환경과 전문인력 등을 갖추도록 한 것이 골자다.

다만 기존에 등록해 운영하던 동물원의 허가요건 충족에는 2028년까지 유예기간이 부여됐다. 강화된 기준이 모든 동물원에 적용되기까지는 시간이 남아 있는 셈이다.

관람객 체험 프로그램의 운영 실태도 점검할 과제다. 개정된 법안에 따르면 오락 목적의 먹이 주기, 만지기 체험 등은 금지됐다.

[부천=뉴시스] 김선우 인턴기자 = 동물원 곳곳에는 먹이 체험 이용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2026.09.29 *재판매 및 DB 금지
[부천=뉴시스] 김선우 인턴기자 = 동물원 곳곳에는 먹이 체험 이용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2026.09.29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이날 동물원 곳곳에는 먹이주기 체험 안내문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안 교수는 "먹이 주기 프로그램의 경우 방문객이 SNS나 리뷰에 사진을 올리기 좋은 모습을 제공한다"며 "이 때문에 많은 업장이 법안 유예기간을 활용해 최대한 체험 활동을 제공 중"이라고 말했다.

A씨는 "관람객 체험 활동은 해당 동물원뿐만 아니라 여러 동물원에서 나타나는 고질적 문제"라고 전했다.

한편 실내동물원 측은 "모든 동물원이 관할 시에 허가서를 제출한 후에 운영하고 있다"며 "시의 허가를 받은 뒤 교육 목적으로 먹이 주기 체험과 생태 설명회를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세 뼘 우리속 뱅뱅…실내동물원 금지된 먹이주기 '여전'[출동!인턴]

기사등록 2026/10/02 08:02:00 최초수정

이시간 핫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