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국가보안법·반공법 위반 혐의로 기소
法 "증거능력 없고 반국가단체 찬양 행위 아냐"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외삼촌 등 지인의 북한 활동에 동조하는 선전을 듣고도 수사기관에 고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고등학교 교사가 53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사진은 법원 로고. 2026.09.29. kmn@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1/09/NISI20260109_0002037565_web.jpg?rnd=20260109175030)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외삼촌 등 지인의 북한 활동에 동조하는 선전을 듣고도 수사기관에 고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고등학교 교사가 53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사진은 법원 로고. 2026.09.2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윤석 기자 = 외삼촌 등 지인의 북한 활동에 동조하는 선전을 듣고도 수사기관에 고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고등학교 교사가 53년 만에 재심으로 명예를 회복했다.
29일 관보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구회근)는 지난 9일 고(故) 성기호씨의 국가보안법, 반공법 위반 혐의 재심에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 판결했다.
부산대 사학과에 재학하던 성씨는 1968년 외삼촌의 친구로부터 북한 활동에 동조해 반국가단체를 이롭게하는 내용의 선전을 듣고도 수사 정보기관에 고지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970년 외삼촌에게 북한의 위장통일 선전을 듣고 정보 수사기관에 고지하지 않은 혐의도 적용됐다.
법원은 1972년 당시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던 성씨에게 징역 1년 6개월 및 자격정지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성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고 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5년, 자격정지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후 상고심을 거쳐 1973년 4월 해당 판결이 확정됐다.
성씨는 1994년 9월 사망했으나 성씨의 자녀가 지난해 9월 재심을 청구하면서 이번 재판이 열렸다.
육군보안사령부 대공수사과에서 성씨에 대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보안사령부 수사관들은 1972년 3월 22일 성씨의 범죄사실을 인지해 임의동행했다.
성씨와 원심에서의 공동 피고인들에 대한 구속영장은 이로부터 5일이 지난 1972년 3월 27일 일괄적으로 집행됐다.
재판부는 성씨가 5일간 불법으로 구금됐던 사실이 인정되고,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던 성씨가 1972년 3월 17일 구 교육공무원법에 따라 직위해제 됐다가 이듬해 4월 면직됐다며 3월 22일 이전부터 이미 불법 체포돼 구금됐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성씨는 수사관들에 의해 불법적으로 체포, 구금된 상태에서 가혹행위 등을 당해 임의성 없는 심리 상태에서 수사기관에서 자백을 했다"며 "그 후 검사의 피의자 신문 단계에서도 임의성 없는 심리상태가 계속돼 진술한 것이라고 의심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고 검사는 그런 의문점을 없애는 증명을 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검찰에서 작성된 성씨의 피의자 신문조서와 진술서는 모두 증거 능력이 없다"고 판시했다.
원심 법정에서 성씨와 공동 피고인들이 소위 '북괴의 위장통일 방안' 선전을 들은 바 없다는 취지로 진술했다는 점과 증거 등이 공소사실과 관련성이 적은 증거라는 점도 지적했다.
국가보안법이 더이상 찬양, 고무 등의 행위를 한 자를 수사기관 등에 고지하지 않은 행위를 처벌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성씨가 외삼촌과 외삼촌의 친구가 '반국가 단체를 이롭게 하는 행위를 한 자'임을 인지했음에도 수사 정보기관에 고지하지 않았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설령 외삼촌 등이 '남북한 협상을 통한 평화통일 방안'을 언급했다고 하더라도 이런 행위가 국가의 존립, 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미칠 구체적이고 명백한 위험이 있는 반국가단체 찬양, 고무 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씨에 대한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성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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