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시리즈 '스캔들' 연출…4년만 신작
2003년 영화와 비교·평가…"염두하지 않아"
"소설이 원작…뒤집힌 성별 구도에 끌렸다"
공개 후 아쉬운 평가…"불편했다면 제 책임"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스캔들'은 원작 소설로부터 완전히 다시 출발한 이야기에요. 영화가 가진 매력은 배경을 조선시대로 옮긴 아이디어지만, 그 이후의 것들은 소설에서 시작됐기 때문에 복잡한 심경이죠."
정지우(58) 감독은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스캔들'의 기획 의도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스캔들'은 조선시대 여성으로만 갇혀 살기에는 뛰어난 재능을 가진 여인 '조씨부인'(손예진)과 조선 최고의 연애꾼 '조원'(지창욱)이 벌이는 발칙하고도 위험한 사랑 내기, 그리고 그 내기에 얽힌 한 여인 '희연'(나나)의 이야기를 담았다. 정 감독이 넷플릭스 시리즈 '썸바디'(2022) 이후 4년 만에 선보인 신작이다.
이 작품은 영화 '해피엔드'(1999), '은교'(2012) 등 인간의 금기된 욕망을 빼어난 영상미로 선보인 정 감독이 배용준·전도연·이미숙 주연의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2003)를 시리즈로 옮긴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정 감독은 영화가 아닌 원작 소설을 옮긴 새로운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왜 지금 다시 만드는가'에 대한 고민이 작업 중 제일 큰 과정이었는데, 영화와 연관성에 대한 논점이 길게 이어지고 있어서 당황스럽다. 그것은 사실 염두에 두지 않은 면이 있다"며 "초기에는 제목 자체를 다르게 가자는 논의도 길게 했었다"고 말했다.
영화와 같은 이름을 가진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다른 관계성을 가진 새로운 인물로 봐야 한다는 것이 정 감독의 설명이다. 그는 "이름도 다르게 할 수 있었지만 캐릭터와 관계가 본질적으로 완전히 다르다"며 "이런 이야기를 논의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난처하다. 조심스러운 면이 있다"고 했다.
정 감독이 고전 소설에 집중한 이유는 익숙한 성별 구도를 뒤집어 그렸기 때문이다. 그는 "소설은 일종의 성 역할이 뒤집어져 있다. 뒤집어진 관계로 읽으면 재밌는 고전"이라며 "관계의 층위가 입체적이고 여러 면이 있다. 어떤 의미로는 가스라이팅 당하는 남자라는 캐릭터가 기이하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원이라는 인물이 조씨부인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결말을 맞이한다는 것이 소설에서 가장 흥미로운 지점"이라며 "그 시대에 남자가 벗어나지 못하는 관계가 만들어질 수 있었을까 매우 흥미로웠다. 이게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어 질 수 있는 발화점이 됐다"고 했다.
작품 속에서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소설이 발표된 시기와 비슷한 정조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정 감독은 "신분제가 흔들리고 자산을 소유하는 등 근대의 맹아가 시작되면서 모든 것이 움직였던 시기"라며 "그 사회상 속에서 각 캐릭터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시대의 압력을 돌파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정 감독은 작품의 의미에 대해 "원작 소설이 갖고 있는 발화로부터 인물을 넓게 보면서 18세기 말을 묘사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고, 재밌는 시도였다"며 "사대부 최상위부터 노비까지 여성 캐릭터가 그 시대를 어떻게 헤쳐가고 있는지 구조화했고, 다양한 서사를 펼칠 기회가 있는 작품을 현재 만들어 볼 만 하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손예진·지창욱·나나 캐스팅에 정 감독의 연출까지 '스캔들'은 제작 단계부터 기대를 모았지만, 공개 직후 다양한 평가를 받았다. 2시간 짜리 영화가 8부 시리즈로 재탄생하면서 전개가 늘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일각에서는 서구적인 나나의 외모가 몰입을 방해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대해 정 감독은 "모두 제 탓"이라는 여러 차례 말하며 자신의 책임으로 돌렸다.
정 감독은 서사 전개 속도에 대해 "배우들이 정말 세밀하게 표현했는데 촘촘하게 만들지 못한 건 연출의 문제"라면서도 "그걸 역동의 문제라고 한 마디로 표현하기에는 전부는 아닐 거란 생각이 든다"고 했다.
또한 "각자의 내면이 크게 움직이지 않아서 그들의 마음이 어디로 가는지 기다려야 하는 면이 있었다"며 "반대로 두배속으로 작품을 본다면 마음이 움직이는 장면이 보이지 않아 재미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나나에 대해선 "나나 배우는 날 것의 감정을 위해 저렇게 자신을 혹사하는 사람이 있나 싶을 정도였다"며 "촬영을 마치고 3~4시간씩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을 많이 할 배우"라고 칭찬했다.
나나의 입술 필러 논란에 대해선 "불편한 부분이 있었다면 감독 책임이다. 카메라 프레임 안의 시각적인 부분은 감독의 것이다"라며 "제가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고 했다.
노출 장면의 수위가 낮았다는 지적에 대해선 "러브신에서 성적 밀도를 높이는 것에서 벗어나려고 작정한 면이 있다. 성적 긴장감을 상승시키는 방식으로 묘사가 쌓이는 것을 명백하게 원하지 않았다"며 "그것이 목표인 드라마는 아니었다"고 했다.
자신을 '에로 감독'이라고 지칭한 정 감독은 "이제 그만해야 하나 싶다"며 "솔직히 말하면 불편함이 본질을 잡아먹는 수준에 왔다는 생각을 지울 길이 없다"고 했다.
이어 "폭력에 관련된 묘사는 더 자극적으로 만드는 데 가속이 붙어 있고, 성적인 묘사는 명백하게 감속을 통해 다른 방안을 찾아야 하는 환경"이라며 "건강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난이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차기작에 대해 귀뜸하기도 했다. 그는 "새 작품을 고민하고 있다. 사랑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다"라며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이에 대해 정 감독은 "모두 제 탓"이라는 여러 차례 말하며 자신의 책임으로 돌렸다.
정 감독은 서사 전개 속도에 대해 "배우들이 정말 세밀하게 표현했는데 촘촘하게 만들지 못한 건 연출의 문제"라면서도 "그걸 역동의 문제라고 한 마디로 표현하기에는 전부는 아닐 거란 생각이 든다"고 했다.
또한 "각자의 내면이 크게 움직이지 않아서 그들의 마음이 어디로 가는지 기다려야 하는 면이 있었다"며 "반대로 두배속으로 작품을 본다면 마음이 움직이는 장면이 보이지 않아 재미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나나에 대해선 "나나 배우는 날 것의 감정을 위해 저렇게 자신을 혹사하는 사람이 있나 싶을 정도였다"며 "촬영을 마치고 3~4시간씩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을 많이 할 배우"라고 칭찬했다.
나나의 입술 필러 논란에 대해선 "불편한 부분이 있었다면 감독 책임이다. 카메라 프레임 안의 시각적인 부분은 감독의 것이다"라며 "제가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고 했다.
노출 장면의 수위가 낮았다는 지적에 대해선 "러브신에서 성적 밀도를 높이는 것에서 벗어나려고 작정한 면이 있다. 성적 긴장감을 상승시키는 방식으로 묘사가 쌓이는 것을 명백하게 원하지 않았다"며 "그것이 목표인 드라마는 아니었다"고 했다.
자신을 '에로 감독'이라고 지칭한 정 감독은 "이제 그만해야 하나 싶다"며 "솔직히 말하면 불편함이 본질을 잡아먹는 수준에 왔다는 생각을 지울 길이 없다"고 했다.
이어 "폭력에 관련된 묘사는 더 자극적으로 만드는 데 가속이 붙어 있고, 성적인 묘사는 명백하게 감속을 통해 다른 방안을 찾아야 하는 환경"이라며 "건강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난이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차기작에 대해 귀뜸하기도 했다. 그는 "새 작품을 고민하고 있다. 사랑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다"라며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