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재즈 보컬 마이클 마요 "나라는 벽에 부딪혀 세운 소리의 집"

기사등록 2026/09/27 11:4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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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 2집 '플라이'로 그래미 2개 부문 노미

10월17일 원더로크홀서 첫 단독 내한

[서울=뉴시스] 마이클 마요. (사진 = 재즈브릿지컴퍼니·Lauren Desberg 제공) 2026.09.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마이클 마요. (사진 = 재즈브릿지컴퍼니·Lauren Desberg 제공) 2026.09.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목소리는 사람의 가장 내밀한 숨결이 공기 중으로 떠밀려 나오는 가장 정직한 결이다. 미국의 차세대 재즈 보컬리스트 마이클 마요(24·Michael Mayo)에게 목소리는 허공으로 흩어지는 찰나의 음향이 아니라, 시간을 겹겹이 포개어 짓는 하나의 건축이다.

루프 스테이션을 통해 자신의 소리를 벽 삼아 부딪히고 다시 그 반향을 쌓아 올리는 그의 방식은 단순한 기교의 과시가 아니다. 그것은 스스로의 또 다른 자아와 끊임없이 주고받는 대화이자, 알고리즘과 유행이 범람하는 시대에 온전히 '진정한 나'로 머물고자 하는 음악적 윤리의 발현이다. 마일스 데이비스의 유산 위에 현대적인 리듬의 지문을 새기면서도, 옛 노래가 품은 인간적인 슬픔의 보편성을 놓치지 않는 태도 역시 그 단단한 태도에서 길어 올려진다.

올해 초 제68회 그래미상 2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음악성을 입증한 그가 첫 단독 내한공연으로 한국을 다시 찾는다. 오는 10월17일 서울 서대문구 원더로크홀에서 펼쳐지는 이번 무대는 원더로크의 내한 큐레이션 시리즈 '스폿 더 긱(Spot the GIG)'의 일환이다. 지난해 '서울재즈페스티벌'의 탁 트인 야외 잔디밭을 거쳐, 이번에는 숨소리의 미세한 떨림과 눈빛의 궤적까지 온전히 주고받을 수 있는 밀도 높은 방으로 관객을 초대한다. 서울 공연에 이어 부산 무대도 예정돼 있다.

소리가 모두 멎고 찾아온 정적 속에 결국 '빛과 사랑'이 남기를 바란다고 말하는 이 온기 어린 혁신가. 27일 공연 주최사 재즈브릿지컴퍼니를 통해 서면으로 마주한 마요의 문장들은, 그가 소리의 벽을 두드리며 쌓아 올린 세계가 왜 그토록 투명하고도 다정한지를 조용히 증명하고 있었다. 다음은 마요와의 일문일답.

-지난해 서울재즈페스티벌의 탁 트인 야외 무대를 거쳐, 이번엔 온전히 마이클 마요라는 세계에 집중하는 단독 공연장으로 들어섭니다. 관객과의 물리적 거리가 좁혀질 때, 무대 위에서 주고받는 호흡과 소리의 밀도는 어떻게 달라지나요?

"저는 다양한 크기의 공간에서 공연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왜냐하면 연주자로서 제가 전달하려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걸 관객에게 어떻게 전달해야 하는지 항상 고민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큰 공간에서는 사람이 많아 자연스럽게 에너지가 넘치기 때문에 그 점이 (공연을 하는데 있어) 쉬운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람들을 직접 보고 일대일로 교감하는 느낌을 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작은 공간에서는 누군가의 눈을 마주치며 그들이 경험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좋습니다. 그래서 작년과는 또 다른 종류의 공연을 경험하기 위해 서울에 다시 돌아오는 것이 정말 기대돼요."
[서울=뉴시스] 마이클 마요. (사진 = 재즈브릿지컴퍼니·Lauren Desberg 제공) 2026.09.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마이클 마요. (사진 = 재즈브릿지컴퍼니·Lauren Desberg 제공) 2026.09.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루프 스테이션을 활용해 목소리를 겹겹이 쌓아 올릴 때, 그것은 스스로의 또 다른 자아와 나누는 대화에 가까운가요, 아니면 관객을 초대하기 위해 실시간으로 짓는 소리의 집(공간)에 가까운가요?

"저는 첫 번째 것에 더 가깝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에게는 마치 아이디어를 벽에 부딪혀 튕겨내는 것 같은 기분인데요, 바로 그 벽은 저 자신 인거죠. 루프를 만들고 나서 이 곡이 어떻게 진행되기를 원하는지 이해를 하게 되면, 그걸 다시 관객에게 어떻게 보여줄지 마치 게임을 하듯 드러내는 그 과정이 정말 흥미진진해집니다."

-그래미 후보에 오른 마일스 데이비스의 '포(Four)' 편곡에서 화성과 멜로디는 원곡 그대로 지키고 리듬의 결만 새롭게 바꿨습니다. 거장의 유산을 온전히 존중하는 마음과, 그 위에 나만의 지문을 남기려는 모더니스트의 욕망 사이에서 균형을 어떻게 찾았는지 궁금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봤는데, 답은 누구에게 묻는지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고 생각해요. 제 생각에 탐구하고 확장하는 것은 재즈 전통의 근본적인 부분이며, 마일스 데이비스 같은 전설적인 연주자들은 이렇게 늘 탐구와 확장을 했죠. 그래서 위대한 작곡가 중 한 명의 곡을 편곡할 때면, 그런 정신을 항상 염두에 두려고 합니다. '포(Four)'의 경우, 저는 이 리듬의 아이디어를 찾았고 정말 멋지다고 생각해서, 이를 탐구하고 확장해 보기로 결심했고, 결국 이렇게 편곡이 된 곡으로 탄생됐습니다."

-스탠더드 곡 '저스트 프렌즈(Just Friends)'를 두고 연인이었다가 다시 친구로 남는 이들의 보편적인 슬픔을 이야기했습니다. 수많은 거장이 이미 거쳐 간 옛 노래를 부를 때, 그 보편성 속에서 나의 가장 내밀하고 개인적인 감정을 길어 올리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서울=뉴시스] 마이클 마요. (사진 = 재즈브릿지컴퍼니·Lauren Desberg 제공) 2026.09.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마이클 마요. (사진 = 재즈브릿지컴퍼니·Lauren Desberg 제공) 2026.09.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사람들이 여전히 이런 스탠더드를 부르고 연주하는 이유는 대부분이 근본적으로 인간적인 느낌을 주는 시대를 초월한 주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저스트 프렌즈'를 알게 된 이후로, 이 곡은 늘 고전적인 이별의 찬가처럼 느껴졌어요. 그리고 가사가 너무 단순하고 직설적이라, 그걸 겪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이번 무대에도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춘 앤드류 프리드만, 로빈 바이타스가 함께합니다. 재즈는 내가 말하기보다 남의 소리를 먼저 듣는 음악인데, 무대 위에서 내 성대와 밴드의 악기 사이 경계가 사라진다고 느끼는 결정적인 찰나는 언제 찾아오나요?

"솔직히 말해서, 악기와 제가 하는 일 사이의 경계를 적극적으로 생각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오히려 음악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생각하며, 밴드와 제 자신이 있는 그대로 빛날 수 있도록 편곡하려고 합니다. 함께 연주하는 사람들을 사랑하고 전적으로 신뢰할 때는 그런 것들에 대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2집 '플라이(Fly)'로 그래미 노미네이션을 받은 뒤, '진정성을 따르는 것이 곧 혁신'이라고 말했습니다. 차트와 알고리즘, 트렌드가 음악을 빠르게 규정하는 시대에 내게 가장 자연스러운 소리를 지켜내는 일은 왜 그토록 중요한가요?

"제 생각에, 음악이든 다른 어떤 분야든 진정한 나 자신으로 존재하지 않는 시간을 보내는 순간마다, 그건 나 자신과 내 공동체로부터 시간을 빼앗는 것입니다. 저는 아마 한 달 안에 사그라들 법한 유행이나 트렌드를 따라 가는 것보다 자신만의 음악적 길을 걷는 것이 본질적으로 더 큰 보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트렌드가 본질적으로 나쁘다는 뜻은 아니에요. 때로는 귀엽고 재미있기도 하고 별일 아니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임무가 무조건적으로 유행을 따르는 것이 되어 버리면, 그때부터는 내 자신 스스로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서울=뉴시스] 마이클 마요. (사진 = 재즈브릿지컴퍼니·Lauren Desberg 제공) 2026.09.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마이클 마요. (사진 = 재즈브릿지컴퍼니·Lauren Desberg 제공) 2026.09.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원더로크홀에 모여 90분 동안 당신의 호흡과 목소리에 몰입할 한국 관객들에게, 소리가 모두 멎고 정적이 찾아온 뒤 마음에 마지막으로 어떤 울림이나 감정이 남기를 바라나요?

"혼란스러운 현대 사회에서 잠시 동안 동료들과 (무대에서) 공간을 함께 나눈다는 것은 정말 특별한 일이라고 생각하며, 관객들이 저와 제 밴드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로 선택해 주신 것은 제가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는 영광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행복과 평화, 그리고 세상에 조금 더 많은 빛과 사랑을 전하고 싶다는 느낌을 남기려고 노력합니다."

-한국에서 작년에 처음 공연했습니다. 한국 첫 인상은 어떠셨나요? 또한 올해의 첫 단독 내한공연에서는 서울과 부산을 방문합니다. 어떤 세트리스트를 들을 수 있을까요? 어쩌면 당신의 새로운 음반에 수록될 신곡을 들어볼 기회도 있을까요?

"작년 서울 재즈 페스티벌에서 한국을 처음 방문했을 때의 경험은 제가 지금까지 겪은 가장 좋았던 공연 경험 중 하나였습니다. 그 공연은 마침 제 생일에 열렸었고, 몇몇 팬들이 일찍부터 '생일 축하합니다' 팻말을 들고 와줬고 관객들이 정말 아름답고 에너지가 넘쳤어요. 정말 잊을 수 없는 공연이었어요. 그리고 나서, 나와 밴드는 수족관에 가서 하루 종일 놀았어요. 정말 맛있는 불고기를 먹었고, 좋은 사람들을 만났어요. 전반적으로 멋진 시간이었고, 다시 방문하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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