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세금내야?"…제도 정비 뒷전 속 고민 커지는 코인개미

기사등록 2026/09/24 07:00:00

최종수정 2026/09/24 07: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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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차례 유예 거쳐 내년 본격 시행 앞둬…조세형평성 논란 지속

정부 강행 기조 속 야당 이어 민병덕의원 등도 '속도조절론' 주장

미국·영국 등 이미 시행 중…"글로벌 정합성 맞춰 논의 속도내야"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가상자산이 오랜 침체기를 지나 최근에야 겨우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과세에 앞서 과연 시장에서 제대로 수익을 거둔 투자자가 얼마나 되는지 의문입니다." (30대 직장인 투자자 A씨)

가상자산 과세 시점과 제도 정비를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되면서 국내 디지털 자산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세 차례 유예 끝에 내년 초 본격적인 과세 시행을 목전에 둔 가운데, 정부의 과세 강행 기조와 정치권의 유예 주장이 맞부딪치며 시장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24일 금융투자 및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시작되는 국정감사와 연말 세법 심사 과정을 앞두고 가상자산 과세를 둘러싼 공방이 심화하고 있다.

가상자산 과세와 관련된 논의는 지난 2019년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 논의와 맞물려 시작됐다. 금투세가 윤석열 정부에서 한 차례 유예된 후 최종 폐지된 것과 달리, 가상자산 과세는 세 차례 유예되면서 2027년 1월 1일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있다.

그간 제도 시행이 거듭 미뤄지면서 상반기까지만 해도 잠잠했던 논란은 최근 2기 내각 인선 과정에서 예정대로 과세를 집행하겠다는 정부 입장이 대두되면서 불이 붙었다.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후보자였던 지난 15일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주식의 경우에도 양도세와 거래세가 과세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가상자산도 과세하는 것이 조세 형평 제고에 도움이 된다"며 원칙적인 과세 추진 의지를 밝혔다.

이는 업계가 그간 지적해 온 조세 형평성 논란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자들과 업계는 금투세가 폐지된 마당에 가상자산 소득을 복권 당첨금과 같은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과세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반발해 왔다.

직장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과세 시행 시기가 다가오며 투자자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한 투자자는 "과세하려면 세금 내고 다음 연도에 잃으면 복구는 해주는 거냐, 주식과 비교해 형평성이 전혀 안 맞는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투자자 역시 "코인은 디지털자산기본법도 통과 안 되어 있고 과세 기반 마련 시간도 부족한 데다 이월공제도 없고 면제한도도 250만원으로 낮다"며 "고칠 건 고치고 나서 세금을 매기면 불만이 없는데 과세부터 밀어붙이는 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정치권에서도 여야가 한목소리를 내면서 속도조절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이 과세 시행 시기를 오는 2029년까지 2년 추가 유예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는 등 야당을 중심으로 과세 인프라와 제도가 여전히 부실하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데다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인 민병덕 의원까지 가세해 유예론을 공론화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국회(정기회) 제18차 본회의에서 금융투자소득세를 폐지하고 가상자산 과세를 2년 유예하는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재석 275인, 찬성 204인, 반대 33인, 기권 38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2024.12.10.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국회(정기회) 제18차 본회의에서 금융투자소득세를 폐지하고 가상자산 과세를 2년 유예하는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재석 275인, 찬성 204인, 반대 33인, 기권 38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2024.12.10. [email protected]

업계에서는 무엇보다 가상자산의 제도권 편입을 위한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법)'조차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세금부터 매길 경우 대규모 투자자 이탈 등 부작용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스테이킹, 디파이(탈중앙화금융) 등 시장에 다양한 거래 방식이 활성화돼 있는 만큼, 명확한 법적 기준을 다듬은 뒤 과세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웹3 리서치 전문기업 타이거리서치가 최근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 242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73.1%가 "과세가 시행되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이용을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해 이 같은 우려를 뒷받침했다. 이미 국회 국민동의청원에는 과세 유예 및 폐지 청원이 각각 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다.

다만 일각에서는 가상자산 과세가 미뤄진 배경에는 총선이나 대선과 같은 정치적 이벤트가 영향을 미친 만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제도 시행을 위한 실효성 있는 논의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미국과 영국 등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 제도를 정착시켜 운영 중이다. 미국의 경우 포괄주의 과세 원칙에 따라 별도의 특별 입법 없이 가상자산 양도 시 자본이득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영국 역시 기존 자본이득세 틀 안에서 세금을 매기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발간한 '가상자산 과세상 쟁점 및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해외 사례를 참고해 국내 과세 체계 역시 장기적으로는 미국·영국처럼 가상자산 자본이득을 양도소득세 체계에 편입해 글로벌 과세 정합성을 맞추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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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세금내야?"…제도 정비 뒷전 속 고민 커지는 코인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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