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치산에 협조했다"며 총살…영덕 민간인 희생 손배소 파기환송

기사등록 2026/09/23 11:40:01

구글에서 선호하는 매체로 추가

1949년 영덕 군경, 민간인 20명 적법절차 없이 살해

과거 손배는 소멸시효 패소…진화위 결정 뒤 재소송

대법, 개정 과거사정리법 '계속 중 사건 적용' 첫 판단

[서울=뉴시스] 한국전쟁 전 경북 영덕에서 빨치산에게 협조했다는 혐의 등으로 군경에 의해 적법한 절차 없이 희생된 민간인의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을 다시 판단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사진은 대법원.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한국전쟁 전 경북 영덕에서 빨치산에게 협조했다는 혐의 등으로 군경에 의해 적법한 절차 없이 희생된 민간인의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을 다시 판단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사진은 대법원.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한국전쟁 전 경북 영덕에서 빨치산에게 협조했다는 혐의 등으로 군경에 의해 적법한 절차 없이 희생된 민간인의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을 다시 판단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과거 소멸시효 완성을 이유로 패소 판결이 확정됐더라도 개정된 과거사정리법에 따라 다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취지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23일 A씨 등 6명이 대한민국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 등은 1949년 7월께 경찰의 좌익세력 소탕작전 과정에서 별도의 재판 절차 없이 총살된 피해자의 자녀와 유족 등이다.

이들은 2012년에도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으나, 당시 법원은 피해자가 경찰에 의해 재판 절차 없이 총살된 것은 불법행위라고 인정하면서도 사망한 때로부터 5년이 지나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판단했다. 이 판결은 2014년 확정됐다.

이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2023년 8월 경북 영덕 군경이 좌익 활동 또는 빨치산에게 협조했다는 혐의 등을 이유로 피해자를 포함한 민간인 20명을 적법한 절차 없이 살해한 행위가 불법이라는 취지의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는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공식 사과와 피해 회복 조치 등을 권고했다.

유족들은 진실화해위 결정을 근거로 다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그러나 해당 소송의 1·2심도 종전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미친다고 판단해 유족들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은 유족들이 추가로 주장한 국가의 명예회복 및 화해권유 의무 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도 기각했다.

국가가 과거사정리법에 따라 금전적으로 배상할 구체적인 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 어렵고, 명예회복 및 화해권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을 통해 개정 과거사정리법상 손해배상청구권 소멸시효 특례가 법 시행 당시 이미 진행 중인 소송에도 적용된다는 법리를 처음으로 제시했다.

상고심이 진행 중이던 지난 2월 전부 개정돼 시행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은 진실규명 결정을 받은 사건으로 발생한 피해의 손해배상청구권에 장기 소멸시효를 적용하지 않도록 했다.

부칙으로 법 시행 전에 진실규명 결정을 받은 경우 소멸시효가 완성됐거나 이를 이유로 청구기각 판결이 확정됐더라도 법 시행일부터 3년 이내에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대법원은 이 같은 개정법이 시행될 당시 이미 재판이 진행 중이던 사건에도 해당 조항이 적용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개정 과거사정리법 시행 이전에 희생자 및 피해자에 대해 진실규명 결정이 이뤄졌다면 비록 소멸시효 완성을 이유로 청구기각 판결이 확정됐더라도 유족들과 피해자 등은 개정법 시행일부터 3년 내 다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개정 과거사정리법 시행 이전에 이미 손해배상청구 소송이 제기돼 법 시행 당시 소송이 계속 중인 사건에 대해서도 동일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앞선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이번 소송에도 미친다고 본 원심 판단은 유지될 수 없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빨치산에 협조했다"며 총살…영덕 민간인 희생 손배소 파기환송

기사등록 2026/09/23 11:40:01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