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투자금 24억 미국으로…텍사스 엔시날 사업에 투입
韓, 9월 말 송금 준비 마쳐…美 발표 늦어지며 집행 대기
원전 100억弗 추가 송금 '조건부'…알래스카 LNG는 시각차
![[경주=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5.10.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10/29/NISI20251029_0021036218_web.jpg?rnd=20251029222322)
[경주=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5.10.2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손차민 기자 = 정부가 2000억 달러 규모 대미 전략투자의 첫 투자금 24억 달러를 지난 1일 미국에 보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투자 프로젝트를 공개한 직후다.
한국은 예정된 절차를 차례로 밟아왔다. 국회 보고를 마치고 송금 준비까지 끝냈지만, 정작 미국의 최종 발표가 늦어지면서 기다려야 했다. 워싱턴 발표 직후 정부는 준비해둔 돈을 곧바로 부쳤다.
韓, 국회 보고 마치고 대기
정부는 대미 전략투자 1호 사업으로 미국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인 '프로젝트 스타'를 추진하고, 첫 투자금으로 21억 달러+α를 송금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첫 투자 집행을 위한 절차도 밟았다.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에 따라 우리 정부가 투자 의사를 정하면 산업통상부 장관이 한미 협의위원회를 통해 이를 미국에 전달한다. 이어 미국 투자위원회가 투자처를 미국 대통령에게 추천하면 투자처가 확정된다. 마지막으로 재정경제부 장관이 위원장인 운영위원회가 실제 자금 집행을 심의·의결한다.
이 같은 절차를 거쳐 첫 투자 대상은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첫 송금액은 24억 달러로 정해졌다. 송금 일정도 9월 말로 잡았다.
투자금 납입 시점을 둘러싸고 한때 혼선도 있었다.
한미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MOU) 문서에는 미국 대통령의 프로젝트 선정 통보 이후 '45영업일이 경과한 날' 투자금을 납입하는 것으로 표기됐다. 문구 그대로라면 프로젝트 선정 이후 최소 45영업일이 지난 뒤 돈을 보내는 구조다.
하지만 이형일 경제부총리는 국회에 보낸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해당 문구가 오류라고 설명했다. 실제 한미 간 합의는 미국 대통령의 프로젝트 선정 이후 '45영업일 이내(no more than 45 business days)'에 투자금을 납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같은 합의를 토대로 한미간 협상 일정에 맞춰 9월 말 첫 송금을 준비했다. 남은 것은 미국 측의 공식 발표였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미투자 관련 보고를 하고 있다. 2026.09.22. jhope@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9/22/NISI20260922_0021450858_web.jpg?rnd=20260922132705)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미투자 관련 보고를 하고 있다. 2026.09.22. [email protected]
美 발표 차일피일 미루더니 알래스카 부각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지난달 30일(현지 시간·한국 시간 10월1일) 백악관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등과 함께 한미 전략투자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정부는 발표가 나오자 준비해둔 첫 투자금 24억 달러를 곧바로 송금했다.
트럼프 발표 직후 대규모 자금이 미국으로 넘어간 모양새가 됐지만 정부가 투자 일정을 갑자기 앞당긴 것은 아니다. 당초 한미 간 협의된 일정에 맞춰 송금을 준비했지만 미국 측 발표가 늦어지면서 실제 집행 시점도 뒤로 밀린 것이다.
문제는 미국 측 발표에서 한미 간 합의보다 앞서 나간 내용이 나왔다는 점이다.
양국의 '한미 공동보도자료 및 팩트시트'에 따르면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는 전략적 투자 MOU에 따른 상업적 합리성과 관련 국내법상 요건 충족을 조건으로 '검토에 착수'하기로 한 사업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한국이 500억 달러를 투자해 알래스카 LNG 파이프라인도 건설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알래스카 LNG가 아직 검토 단계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 장관은 미국 측 발표 이후 러트닉 장관에게 직접 연락해 "합의한 것보다 많이 나갔다"는 취지로 이의를 제기했다. 러트닉 장관은 한국 측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측이 알래스카 LNG를 부각한 데에는 사업 추진 의지와 함께 미국의 국내 정치적 맥락도 작용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김 장관은 "미국 정부가 알래스카를 성공시켜야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현했다고 생각한다"며 "미국의 국내 일정, 정치적 맥락도 포함돼서 발표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된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D.C. 백악관 캐비닛 룸에서 한국 측 협상단과 함께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운 채 기념촬영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지영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트럼프 대통령,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 대표,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 박정성 무역투자실장,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사진=백악관 페이스북 캡처) 2025.08.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8/01/NISI20250801_0020913220_web.jpg?rnd=20250801145244)
[서울=뉴시스]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된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D.C. 백악관 캐비닛 룸에서 한국 측 협상단과 함께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운 채 기념촬영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지영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트럼프 대통령,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 대표,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 박정성 무역투자실장,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사진=백악관 페이스북 캡처) 2025.08.0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1호 텍사스 가스발전소에 쓰이는 돈…원전 100억弗은 '조건부'
엔시날 사업의 총사업비는 223억 달러다. 텍사스주 엔시날에 AI 데이터센터 등에 전력을 공급하는 6.4GW 규모의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운영하는 사업으로, 2029년 1단계 상업운전을 시작해 2032년 전체 설비 가동을 목표로 한다.
총사업비 223억 달러가 한꺼번에 투입되는 것은 아니다.
김 장관은 "전체적으로 돈이 들어가는 게 한 7년"이라며 "연간 들어가는 돈들은 MOU상 사업의 진척도에 따라 들어가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는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6기와 한국수력원자력의 APR1400 2기 등 대형 원전 8기를 건설하는 포괄적 협력 체계를 마련했다. 대미 전략투자 2000억 달러 가운데 최대 1200억 달러가 배정된다. 이 가운데 1000억 달러는 사업비, 200억 달러는 비용 증가 등에 대비한 예비비다.
다만 원전 사업에 대한 추가 송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한미는 관련 국내법상 요건 충족 등을 전제로 원전 8기의 신속한 건설과 장주기 품목의 조기 확보를 위해 연말까지 100억 달러를 송금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원전 사업의 부지와 구체적인 사업비 등 세부 조건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만큼 실제 송금 여부와 시기는 후속 협의에 따라 결정된다.
김정관 장관은 "올해 송금할 금액은 프로젝트가 어떤 성격으로 가느냐에 달려있다"며 "원자력 프로젝트 선발주 금액 100억 달러 정도를 보낼 수 있겠다고 말한 건 해당 프로젝트가 '할 만한 프로젝트일 경우'라는 전제 조건이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뉴시스] 신한울 제1발전소 전경. 왼쪽부터 1·2호기. (사진=한국수력원자력 제공) 2026.05.18.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5/18/NISI20260518_0002138127_web.jpg?rnd=20260518100434)
[세종=뉴시스] 신한울 제1발전소 전경. 왼쪽부터 1·2호기. (사진=한국수력원자력 제공) 2026.05.18. [email protected]
손실 막을 장치는
정부는 모든 대미 전략투자 프로젝트에 '상업적 합리성' 원칙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투자 원리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없는 사업에는 투자하지 않고, 사업성이 훼손될 경우 출자를 중단하거나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여러 사업의 위험을 분산하기 위한 '리스크 풀링(risk-pooling)' 장치도 마련했다.
모든 대미 전략투자 프로젝트를 하나의 우산형 투자목적회사(I-SPV) 아래 복수의 프로젝트별 투자목적회사(P-SPV)로 구성해 개별 사업의 손익을 전체 투자금 회수와 연계하는 방식이다.
수익 배분에서도 한국의 투자금 회수를 우선하도록 했다. 한국이 전체 프로젝트에 투입한 원금을 모두 회수할 때까지 각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수익을 한미가 5대 5로 배분한다. 전체 원금을 회수한 이후에는 미국 측 배분 비율이 90%로 높아진다. 특정 프로젝트에서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다른 사업에서 발생한 수익을 활용해 전체 투자 원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원전 사업에는 사업비 증가에 대비한 별도의 장치도 마련했다. 전체 1200억 달러 가운데 200억 달러를 예비비로 설정했다. 사업을 1000억 달러 이내에서 마무리해 예비비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1200억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다만 주요 프로젝트의 핵심 계약 조항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향후 사업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장치를 구체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알래스카 LNG 사업을 두고 한미 양국의 발표 내용에 온도차가 나타나면서 향후 협상 과정에서 이런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세부적인 협상을 아직 하지 못한 상태"라며 "양국 간 시각차가 있다"고 말했다.
백철우 덕성여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뒷통수를 맞았고 정치적인 의도가 있었다고 보인다"며 "우리가 계속 끌려갈 수는 없으니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장치들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댈러스=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간)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마무리 발언을 마친 후 박수치고 있다. 2026.09.11.](https://img1.newsis.com/2026/09/11/NISI20260911_0001568875_web.jpg?rnd=20260911115612)
[댈러스=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간)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마무리 발언을 마친 후 박수치고 있다. 2026.09.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