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에 성장률 3% 전망 속 잠재성장률 반등 과제 [이형일호 출범①]

기사등록 2026/09/2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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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일 경제부총리 취임 일성은 '잠재성장률 반등'

외형적 수치는 양호…3% 성장, 국민소득 4만弗 전망

경제 기초체력은 약화…내년 잠재성장률 1.52% 예상

적극재정 유지…초과세수 활용해 미래 성장동력 육성

고유가·금리상승 등 대외 리스크 산적…물가 관리 비상

"저출생·고령화 대응, 노동시장 구조개혁 시급" 의견도

[서울=뉴시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재정경제부 주요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재경부 제공) 2026.09.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재정경제부 주요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재경부 제공) 2026.09.2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안호균 기자 =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올해 한국 경제가 3%대 성장하겠지만,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을 나타내는 잠재성장률은 내년 1.52%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재명 정부 2기 경제팀을 이끌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2일 취임 일성으로 '잠재성장률 반등'을 내세운 것도 이 때문이다. 반도체 호황으로 확보한 재정 여력을 미래 성장 동력 육성에 투입하고, 경제 구조개혁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중동 전쟁에 따른 고유가와 글로벌 금리 상승, 미국의 통상 압박, 글로벌 통화 긴축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물가 안정과 재정 건전성까지 함께 챙겨야 한다는 점에서 새 경제팀의 과제는 만만치 않다. 

이 부총리는 이날 취임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경제성장은 숫자만으로 체감되지 않는다"며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는 일과 성장의 온기가 국민 삶에 고르게 퍼지도록 하는 일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잠재성장률 전망 1%대…적극 재정으로 성장동력 확충

당장의 경제지표는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반도체 호황으로 인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5년 만에 최고치인 3%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3.5%)와 JP모건(3.8%), 씨티(3.7%) 등 3% 중후반대의 전망치를 내놓는 해외 기관들도 나오고 있다.

올해 수출은 사상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돌파해 중국·미국·독일에 이어 세계 4강에 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또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처음으로 4만 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해 인구 5000만명이 넘는 국가 중에서 1인당 GNI가 4만 달러를 넘은 나라는 미국·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 등 5개 뿐이다.

재정 여건도 개선될 전망이다. 반도체 호황으로 법인세수가 급증하면서 올해 정부 총수입은 본예산(675조2000억원) 대비 50조원 이상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또 내년 총수입은 이보다 100조원 이상 늘어난 880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의 1호 국정 과제인 '진짜 성장'을 위해서는 잠재성장률 반등이 필수적이다.

잠재성장률은 급격한 하향곡선을 그리며 지난해 2% 아래로 떨어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내년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1.52%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세수를 성장을 위해 재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총지출은 820조9000억원으로 올해보다 12.8%나 늘어난다. 반도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등 3대 메가프로젝트에 21조원을 투입하고, 우주항공, 바이오, 에너지, 방산 등 미래 성장엔진이 될 '포스트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는데도 62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이같은 과감한 투자를 통해 우리 경제의 생산성을 끌어올려 잠재성장률을 반등시키고, 성장과 재정건전성의 선순환까지 이뤄낸다는게 정부의 구상이다.

이 부총리는 지난 13일 인사청문회에서 "재정의 지속 가능성도 중요하지만 대외 불확실성, 우리경제 구조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성과 중심 재정운용을 통해 적극재정→성장 확대→재정 지속가능성 제고 등 성장·재정의 선순환을 구축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재정경제부 주요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재경부 제공) 2026.09.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재정경제부 주요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재경부 제공) 2026.09.2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고유가·금리 상승에 물가 부담…대외 리스크 관리도 과제

잠재성장률 반등을 위한 중장기 성장 전략과 함께 당장의 경제 불안 요인을 관리하는 것도 새 경제팀의 주요 과제다.

지난 2월 말 발발한 중동전쟁은 7개월째 진행 중이고, 최근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 달러를 재돌파했다.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는 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5%를, 한국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4.5%를 돌파했다.

각국 중앙은행들은 긴축에 나서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16일 3년 2개월 만에 금리를 인상했다. 유럽과 일본도 정책금리 인상에 나섰다. 한국은행은 7~8월 두차례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린데 이어 11월에도 추가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런 상황에서 20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는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리스크 요인이 될 전망이다. 대출 문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서민과 취약차주의 자금 조달 여건이 나빠지면 가계부채의 질도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가운데 금리 인상의 영향이 실물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는게 2기 경제팀의 숙제로 남게 됐다.

물가 관리는 민생 안정을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정부는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을 2.6%로 억제한다는 계획이지만, 국제유가가 100 달러를 재돌파하면서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졌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7월 2.8%, 8월 3.1%를 기록했지만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로 인한 하락 효과(0.5~0.6%p)를 제외하고 보면 사실상 3% 중반대에 이른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내년 정부 총지출 예산은 올해보다 12.8% 급증할 전망이어서 시중 유동성 증가가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울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 부총리는 이날 첫 간부회의를 소집해 "최근 우리 경제가 전반적인 경기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반도체 업황 및 글로벌 자본흐름의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며 "실물경제와 부동산·금융·외환시장 전반의 리스크를 원점에서 재점검하고 필요한 대응을 선제적으로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그는 "무엇보다 물가 안정은 민생경제의 기본이자 양극화 완화의 출발점"이라며 "국민 생활과 직접 맞닿아 있는 문제들을 더욱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재정경제부 주요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재경부 제공) 2026.09.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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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성장률 반등 위해선 경제 구조개혁 필수"

2기 경제팀은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경제 구조 개혁도 병행할 계획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급격한 격차를 보이는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개선해 사회 전반의 이동성과 기회를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또 기업이 과감한 도전에 나설 수 있도록 낡은 규제를 혁신하고, 중소기업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중견기업에 진입하는 경우에도 세제 혜택이나 정책 지원을 급격히 줄이지 않도록 제도를 재설계할 방침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정부의 잠재성장률 제고 방안이 여전히 '재정 투자'에 무게중심이 쏠려 있는 만큼 경제 구조개혁도 더욱 과감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한다.

특히 인구 문제 대응과 노동시장 개혁을 가장 시급한 구조개선 과제로 꼽는 전문가들이 많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3대 메가프로젝트만 가지고는 잠재성장률 반등이 쉽지 않다"며 "줄어드는 노동력과 고령화 문제, 노동력 자체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문제 등을 어떻게 해결할지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이 교수는 "청년 일자리 감소 문제가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을 떨어뜨리고 있어 이를 뒷받침할 정책이 필요하다"며 "이와 동시에 AI가 노동력을 대체해서 얼마나 성과를 올릴 수 있을지, 그 노동력들이 일자리를 잃지 않도록 얼마나 새로운 대체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낼지도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황성현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특정 산업을 육성하겠다며 직접 개입하는 방식으로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기는 어렵다"며 "오히려 자원 배분을 왜곡하고 정부 개입에 따른 비효율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AI 산업이나 기업 지원의 경우 정부는 주로 인프라와 기초 연구개발(R&D)에 투자해야 한다"며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금 정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저출산·고령화·양극화 같은 인구·사회 문제에 대응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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