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트래픽 폭증하는데 투자 수익 비대칭…"망 이용대가·품질 차등화 해야"

기사등록 2026/09/22 15:16:15

최종수정 2026/09/22 16:48:27

구글에서 선호하는 매체로 추가

국회 과방위 '글로벌 포럼'서 AI 시대 망 이용 대가 분담·망중립성 개편 논의

"2035년 AI 트래픽 80% 점유"…5G SA 슬라이딩 투명 가이드라인 법제화 제기

EU·GSMA도 '컴퓨트 시대' 투자 비대칭 경고…정부 '민·관 협의체' 종합 대책 수립

[서울=뉴시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소속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지속가능한 디지털 생태계를 위한 글로벌 포럼이 열렸다.
[서울=뉴시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소속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지속가능한 디지털 생태계를 위한 글로벌 포럼이 열렸다.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인공지능(AI)과 자율 에이전트의 급속한 확산으로 네트워크 트래픽이 폭발적으로 급증하면서, 그간 통신사에만 일방적으로 전가돼 온 망 투자 부담을 대형 글로벌 플랫폼·콘텐츠 사업자(CP)와 합리적으로 분담해야 한다는 주장이 재점화됐다.

특히 가용 자원 안에서 최선의 서비스만 제공하던 기존 '베스트 에포트(Best-effort)' 방식에서 벗어나, AI 서비스 특성에 맞춘 품질 차등(네트워크 슬라이싱)을 전향적으로 허용하도록 망중립성 원칙을 시대 변화에 맞게 재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주최한 '지속 가능한 디지털 생태계를 위한 글로벌 포럼'에서는 이 같은 내용이 논의됐다.

이정헌 의원은 "생태계 구성원 모두가 함께 공정하게 기여하고 혁신의 결실을 나누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콘텐츠와 플랫폼, 네트워크가 함께 공존하며 책임을 분담할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디지털 혁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2035년 AI 트래픽 80% 차지"… 5G SA 네트워크 슬라이싱·품질 차등 가이드라인 시급

이날 발제자로 나선 김명수 강원대 교수는 AI 시대 인터넷 네트워크가 단순한 '데이터 전달 통로'를 넘어 서비스 전체의 성패와 품질을 결정짓는 핵심 물리 인프라로 격상됐다고 진단했다. 향후 5년 내 전체 인터넷 트래픽은 2배 이상 폭증하고, 오는 2035년에는 AI 에이전트 및 연산 서비스가 유발하는 트래픽이 전체의 8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초저지연과 고신뢰성이 필수적인 생성형 AI의 특성을 보장하려면, 5G 단독모드(SA) 기반으로 물리적 망을 나누어 제공하는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이 필수적이다. 김 교수는 기존의 일률적 망중립성(베스트 에포트) 관념에 갇혀 품질 차등 자체를 부정할 것이 아니라, 불합리한 차별을 막되 품질 차등을 위한 기준·절차·운영 조건을 투명하게 법제화하는 방향으로 '책임 있는 품질 차등'을 허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망중립성 제도 개선과 함께 통신망 투자를 지속할 수 있는 수익 구조도 과제로 꼽았다. AI 에이전트가 만들어내는 트래픽은 급증하고 네트워크 투자 수요도 커지고 있지만, 통신사 수익의 약 80%는 여전히 전통적인 연결 서비스에서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대형 플랫폼·콘텐츠제공업체(CP) 기업의 수익성은 향후 5~6년 내 2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 이동통신3사의 설비투자(CAPEX)도 최근 5~6년 사이 37%나 감소했다.

김 교수는 "국내에서 막대한 수익을 거두는 대형 글로벌 CP의 트래픽 유발량은 국내 기업의 10배를 웃도는데도 정당한 망 이용 대가를 내지 않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만 대가를 치르는 구조 탓에 중소 AI 기업들의 시장 진입마저 어려워지고 있다"고 짚었다.

망 이용대가 갈등을 소송으로 해결하는 방식에도 한계가 있다고 봤다. 김 교수는 오렌지와 코젠트,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도이치텔레콤과 메타 사례를 들며 개별 소송에서 망 이용대가 지급 문제가 다뤄졌지만, 유사한 상황에 공통적으로 적용할 기준을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송 지연으로 네트워크 투자가 계속 지연되면 결국 해당 서비스를 사용하는 이용자 전체가 그 비용을 부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사후 성격인 소송보다는 사전 성격의 협상과 협의가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협상이 길어질 경우 중재를 활용하고 망 이용대가 외에 현물 기여 방식도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일정 수준 이상의 트래픽을 발생시켜 수익을 얻는 CP가 정당한 망 이용대가를 부담하고, 이를 통해 확보된 통신사의 투자 여력이 다시 5G SA와 향후 6G 네트워크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U '디지털네트워크법' 추진·GSMA '컴퓨트 시대' 경고

이 같은 망 투자 불균형과 수익 비대칭 문제는 국내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유럽 통신사업자 연합인 커넥트 유럽(Connect Europe)의 알레산드로 그로펠리 사무총장은 "유럽 통신사의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10년 전 수준에 정체돼 2030년에도 4000만 명 이상이 광통신망을 이용하지 못할 위기"라며, 유럽연합(EU) 차원에서 네트워크 투자 여력을 높이기 위한 '디지털네트워크법(DNA)' 제정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의 매니 매니모한 부문장 역시 "디지털 환경이 AI 연산을 지탱하는 '컴퓨트 시대(Compute Era)'로 진화함에 따라 트래픽과 투자, 가치 창출 간의 비대칭이 극심해지고 있다"며 명확한 투자 환경 보장을 촉구했다. 네트워크에 투자한 사업자가 수익을 확보하고 이를 다시 투자로 연결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AI 시대 통신망 투자 촉진을 위한 민·관 협의체를 가동해 5G SA 확산부터 차세대 통신망 투자 지원, 규제 및 세제 개선을 포괄하는 종합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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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트래픽 폭증하는데 투자 수익 비대칭…"망 이용대가·품질 차등화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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