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선란 '이끼숲' 뮤지컬로…"소설 이상의 상상 보여줄 것"

기사등록 2026/09/21 17:2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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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선란 SF 소설, 세번째 무대화…"이끼처럼 붙어 살아보자"

오루피나 연출 "상상 속 외로운 길, 무대서는 에너지 있게"

21일 서울 강남구 최인아 책방에서 뮤지컬 '이끼숲' 미디어 쇼케이스가 열렸다. 사진은 '이끼숲'에 출연하는 배우 송유택, 정다예, 전혜주, 윤지우, 이주순. (사진=라이브커넥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1일 서울 강남구 최인아 책방에서 뮤지컬 '이끼숲' 미디어 쇼케이스가 열렸다. 사진은 '이끼숲'에 출연하는 배우 송유택, 정다예, 전혜주, 윤지우, 이주순. (사진=라이브커넥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천선란 작가의 SF소설 '이끼숲'이 책장을 벗어나 무대로 향한다. 글로 그려졌던 지하도시와 그곳을 벗어나려는 아이들의 여정이 뮤지컬로 재탄생한다.

오루피나 연출은 21일 서울 강남구 최인아 책방에서 열린 뮤지컬 '이끼숲'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소설을 보며 머릿속으로 상상했던 공간을 무대에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며 "소설 이상의 상상을 할 수 있는 장면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연 개막을 앞둔 '이끼숲'은 2023년 출간된 천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환경 파괴로 지상에서 살 수 없게 된 머지않은 미래, 규칙과 통제 아래 살아가는 지하도시의 아이들이 친구의 죽음을 계기로 지상을 향해 나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천 작가는 한국 SF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이다. 앞서 '천 개의 파랑'이 연극과 뮤지컬로 제작된 데 이어 지난해는 '뼈의 기록'이 연극 무대에 올랐다.

'이끼숲'은 천 작가의 작품 가운데 세 번째로 공연화되는 작품이다.

천 작가는 '이끼숲'을 쓰게 된 계기에 대해 "구하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너무 많은 사람이 아니라 제 친구 한 명을 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멋지지 않아도, 구질구질하더라도 그냥 이끼처럼 이 세상에 잘 붙어서 살아보자'는 이야기를 소설가가 쓰다 보니 결국 한 권의 책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뮤지컬은 원작의 세계관과 정서를 가져오면서도 무대에 맞게 인물과 여정을 새롭게 구성했다. 소설에 등장하는 여섯 명의 친구를 네 명으로 압축, 이들이 함께하는 이야기를 보다 선명하게 드러냈다.

오 연출은 "무대에서 친구들의 마음이 모이는 걸 어떻게 표현할 수 있는지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현장에 함께 있지 않더라도 친구들의 마음이 모여 꿈을 향해 나아간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상상 속에서 외롭게 갔던 길을 무대에서는 에너지 있게 볼 수 있다. 이게 무대가 가진 장점"이라고 짚었다.

인물을 줄인 것을 두고는 "그만큼 각 캐릭터가 다각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원작과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 지점"이라고 소개했다.

지하도시의 세계를 무대 위에 구현하는 데는 시각뿐 아니라 청각적인 요소도 적극 활용한다. 관객이 다소 불편하게 느낄 수 있는 '소음'도 활용해 지하도시의 감각을 전달한다.

오 연출은 "이 세계는 굉장히 아이러니한 세상이다. 환경이 파괴돼 지하에서 살아가는 건 인간을 살리기 위한 효율적인 방법이지만 동시에 그 방식이 감정을 죽이기도 한다"며 "이런 아이러니를 설명하기보다 직관적으로 느끼게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천선란 작가가 21일 서울 강남구 최인아 책방에서 열린 뮤지컬 '이끼숲' 미디어 쇼케이스에 참석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라이브커넥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천선란 작가가 21일 서울 강남구 최인아 책방에서 열린 뮤지컬 '이끼숲' 미디어 쇼케이스에 참석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라이브커넥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원작자인 천 작가에게도 자신의 소설이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건 늘 특별한 경험이다.

그는 "(작가는) 책을 다 읽고 난 뒤의 독자 얼굴을 본다. 그런데 뮤지컬을 볼 때 관객들의 얼굴은 제가 평생 볼 수 없는, 독자들이 책을 읽는 순간의 얼굴인 것 같다"며 "뮤지컬을 보는 내내 책장이 넘어가는 느낌이 너무 소중하고 좋다"고 무대화의 매력을 표현했다.

현재를 사는 관객들에게 닿는 지점으로는 '버텨 살아가는 힘'을 꼽았다.

천 작가는 "'다 같이 으쌰으쌰 하자'거나 '우리 모두 행복하자'는 피상적인 이야기보다 그냥 어떻게든 버텨서 살아보자는 메시지가 요즘에 닿고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오 연출은 "작품 속 친구들도 어렸을 때부터 사회가 가르친 것을 당연하다고 믿으며 살다가 친구들의 힘으로 한 단계씩 올라간다. 혼자가 아니라 주변의 누군가와 함께한다면 힘든 현실에서도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 단단한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 있다"고 강조했다.
뮤지컬 '이끼숲' 포스터. (라이브커넥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뮤지컬 '이끼숲' 포스터. (라이브커넥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소설을 무대로 옮긴 초연 작품에 나서는 배우들도 각오를 다지고 있다.

마르코 역을 맡은 송유택은 "텍스트에 있는 인물을 생동감 있게 표현하려고 한다. 바람이 있다면 '만화를 찢고 나온 남자'를 '만찢남'이라고 하는데 저는 '소설을 찢고 나온 남자, 소찢남'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각오를 전했다.

'이끼숲'은 다음 달 1일부터 12월 13일까지 백암아트홀에서 공연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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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선란 '이끼숲' 뮤지컬로…"소설 이상의 상상 보여줄 것"

기사등록 2026/09/21 17:25:24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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