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사년' 명문에 1377년·1437년 두 가능성
1555년 천자총통보다 최소 118년 앞서
제작연대·화기명·무게·감독자·장인까지 새겨져
나주 금성산 고대 군사 전략적 가치도 재조명
![[서울=뉴시스] 나주 금성산에서 발견된 '황자화통' (사진=국립나주문화유산연구소 제공) 2026.09.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9/21/NISI20260921_0002244644_web.jpg?rnd=20260921081938)
[서울=뉴시스] 나주 금성산에서 발견된 '황자화통' (사진=국립나주문화유산연구소 제공) 2026.09.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나주=뉴시스]이창우 기자 = 지뢰를 찾던 중 땅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청동 유물이 우리나라 화약 무기 역사를 다시 쓸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남광주특별시 나주 금성산에서 발견한 소형 화약 무기 '황자화통(黃字火筒)'이 고려시대 유물인지 조선시대 유물인지 제작연대를 둘러싼 미스터리가 풀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유물에는 제작연대를 가리키는 '정사년(丁巳年)'을 비롯해 화기명과 무게, 제작 감독자와 장인의 이름까지 새겨져 있다.
문제는 '정사년'이 고려 우왕 3년인 1377년인지, 조선 세종 19년인 1437년인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21일 나주시에 따르면 황자화통은 2023년 11월 금성산성 주변에서 등산로 개설을 위한 육군의 지뢰탐지 과정에서 발견됐다.
금성산 9부 능선 암벽 단애 아래 표토 약 10㎝ 깊이에 묻혀 있었다. 국립나주문화유산연구소는 발견 이후 컴퓨터단층촬영(CT)과 X-ray, 주사전자현미경(SEM-EDS), 금속현미경, 납동위원소 분석 등을 진행했다.
![[서울=뉴시스] 황자화통 모병에 새겨진 '정사십이월일(丁巳十二月日)' 명문. (사진=나주시 제공)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9/21/NISI20260921_0021448920_web.jpg?rnd=20260921155432)
[서울=뉴시스] 황자화통 모병에 새겨진 '정사십이월일(丁巳十二月日)' 명문. (사진=나주시 제공) [email protected]
그 결과 구리·주석·납으로 제작한 청동 주조품으로 길이 23.75㎝, 구경 1.66㎝, 무게 1032g의 소형 화약무기인 것으로 확인했다. 개인이 휴대해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대를 둘러싼 미스터리를 풀 열쇠는 유물에 남은 28자의 명문이다.
모병에는 6행 27자의 글자가 음각돼 있으며 '정사년 12월 황자화통을 만들었고 무게는 1근 14량이며 제작 감독자는 녹사 안휴보, 장인은 석'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총부리에도 '팔(八)'자가 별도로 새겨졌다. 어느 연대로 확정되더라도 현재 제작연대가 확인된 가장 이른 보물급 총통인 1555년 천자총통보다 최소 118년 앞선다.
특히 1377년으로 확인되면 우리나라 화약무기 실물 자료의 역사를 178년 앞당길 수 있다.
다만 고려 말과 조선 초에 제작된 다른 화약무기와 비교·검증할 자료가 부족해 최종 연대 확정을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황자화통의 가치는 제작연대뿐 아니라 발견 장소에서도 찾을 수 있다.
금성산은 영산강 유역을 내려다보는 나주의 진산으로 후삼국시대부터 고려·조선시대까지 군사적 요충지 역할을 해왔다.
1270년 삼별초의 나주 공격 당시에도 금성산성을 중심으로 항전이 벌어졌다.
문헌으로만 전해지던 금성산의 군사적 성격을 실제 화약무기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서울=뉴시스] 윤병태 나주시장이 21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나주 금성산 발견신고유물 황자화통 언론공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나주시 제공)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9/21/NISI20260921_0021448921_web.jpg?rnd=20260921155432)
[서울=뉴시스] 윤병태 나주시장이 21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나주 금성산 발견신고유물 황자화통 언론공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나주시 제공) [email protected]
황자화통은 오는 23일부터 11월22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된다. 12월에는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방위산업전에도 출품된다.
나주시는 이번 발견을 계기로 금성산과 금성산성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관련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이번 발견을 계기로 금성산과 금성산성이 지닌 군사적·역사적 가치가 더욱 널리 알려지고 황자화통이 우리나라 화약무기의 초기 역사를 밝히는 소중한 국가유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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