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해저 통신케이블 150만㎞…군함·잠수함만으론 상시 감시 한계
상대국 무인잠수정 탐지·추적까지…유인·무인 전력 결합 구상
![[서울=뉴시스]미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 기뢰 탐색에 투입한 나이프피시(Knifefish) 수중 드론. (출처=제네럴 다이내믹스) 2026.4.16.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4/16/NISI20260416_0002112414_web.jpg?rnd=20260416095134)
[서울=뉴시스]미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 기뢰 탐색에 투입한 나이프피시(Knifefish) 수중 드론. (출처=제네럴 다이내믹스) 2026.4.16.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하늘을 뒤덮은 드론 경쟁이 바닷속으로 번지고 있다. 전 세계 150만㎞가 넘는 해저 통신케이블과 송전선, 에너지 파이프라인을 군함과 잠수함만으로 상시 감시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각국과 방산업체가 자율무인잠수정(AUV·수중드론)과 해저 센서, 통신기술 개발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상대국 수중드론을 탐지·추적·식별하는 임무까지 등장하면서 해저가 새로운 군사 경쟁의 공간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CNBC는 19일(현지시간) 해저 통신케이블과 에너지 시설을 겨냥한 파괴 행위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와 기업들이 해저 감시·방어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각국의 경각심을 키운 대표적 사건은 2022년 9월 발트해 해저의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발이다.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독일로 보내기 위해 건설된 가스관이 폭발로 파손됐고 조사 당국은 고의적인 파괴 행위로 판단했다. 북극과 대만 주변에서도 해저 인프라 손상 사례가 이어지면서 냉전 종식 뒤 상대적으로 관심 밖에 있던 해저 시설의 취약성이 다시 부각됐다.
통신시장 조사기관 텔레지오그래피에 따르면 2026년 초 기준 전 세계에서 운용 중인 해저 통신케이블은 150만㎞가 넘는다. 여기에 석유·가스 파이프라인과 국가 간 전력망, 해상풍력발전단지에서 육지로 전기를 보내는 해저 송전선까지 더해지면서 보호해야 할 범위는 더 넓어지고 있다.
문제는 이 거대한 망을 모두 군함과 잠수함으로 지킬 수 없다는 데 있다. 상당수 해저 인프라는 민간 기업이 소유하거나 운영해 왔고, 그동안 이들의 역할은 유지·보수와 우발적 손상 대응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고의적 파괴나 전시 상황까지 대비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면서 정부와 군의 역할도 함께 커지고 있다.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 채텀하우스의 카트야 베고 선임연구원은 CNBC에 “우리 경제 전체가 이런 인프라 위에 세워져 있다”며 위협 환경의 변화가 해저 문제를 전면에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베고 선임연구원은 냉전 이후 오랫동안 해저 방어가 소홀했던 만큼 지금은 상당한 ‘따라잡기’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원격으로 운용되는 공중 드론이 전쟁 방식을 바꾼 것도 해저 기술 개발을 재촉하고 있다. 베고 선임연구원은 바다와 해저가 무인·자율체계가 확장될 ‘다음 전장’이라고 표현했다
미국 CNBC는 19일(현지시간) 해저 통신케이블과 에너지 시설을 겨냥한 파괴 행위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와 기업들이 해저 감시·방어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각국의 경각심을 키운 대표적 사건은 2022년 9월 발트해 해저의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발이다.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독일로 보내기 위해 건설된 가스관이 폭발로 파손됐고 조사 당국은 고의적인 파괴 행위로 판단했다. 북극과 대만 주변에서도 해저 인프라 손상 사례가 이어지면서 냉전 종식 뒤 상대적으로 관심 밖에 있던 해저 시설의 취약성이 다시 부각됐다.
통신시장 조사기관 텔레지오그래피에 따르면 2026년 초 기준 전 세계에서 운용 중인 해저 통신케이블은 150만㎞가 넘는다. 여기에 석유·가스 파이프라인과 국가 간 전력망, 해상풍력발전단지에서 육지로 전기를 보내는 해저 송전선까지 더해지면서 보호해야 할 범위는 더 넓어지고 있다.
문제는 이 거대한 망을 모두 군함과 잠수함으로 지킬 수 없다는 데 있다. 상당수 해저 인프라는 민간 기업이 소유하거나 운영해 왔고, 그동안 이들의 역할은 유지·보수와 우발적 손상 대응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고의적 파괴나 전시 상황까지 대비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면서 정부와 군의 역할도 함께 커지고 있다.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 채텀하우스의 카트야 베고 선임연구원은 CNBC에 “우리 경제 전체가 이런 인프라 위에 세워져 있다”며 위협 환경의 변화가 해저 문제를 전면에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베고 선임연구원은 냉전 이후 오랫동안 해저 방어가 소홀했던 만큼 지금은 상당한 ‘따라잡기’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원격으로 운용되는 공중 드론이 전쟁 방식을 바꾼 것도 해저 기술 개발을 재촉하고 있다. 베고 선임연구원은 바다와 해저가 무인·자율체계가 확장될 ‘다음 전장’이라고 표현했다
![[부산=뉴시스] 강원도 고성군 거진 산란서식장 해역 일부에 수중드론이 대문어 유생 1만 마리를 방류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국수산자원공단 제공) 2025.12.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12/29/NISI20251229_0002029511_web.jpg?rnd=20251229172946)
[부산=뉴시스] 강원도 고성군 거진 산란서식장 해역 일부에 수중드론이 대문어 유생 1만 마리를 방류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국수산자원공단 제공) 2025.12.2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방산업계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탈리아 조선업체 핀칸티에리는 지난 7월 수중·수상 드론, 해양 측량, 해저 통신 역량을 키우기 위해 관련 기업 4곳의 지배지분을 인수하는 데 약 6억유로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피에로베르토 폴지에로 핀칸티에리 최고경영자(CEO)는 100년이 넘는 잠수함 제작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의 대형 잠수함 중심 사업에서 소형 잠수정과 드론, 해저 통신을 아우르는 영역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장차 수상 함정이 ‘모선’ 역할을 하며 해저면과 수중을 오가는 여러 무인체계를 지휘하는 형태도 제시했다.
독일 방산기술업체 유로아틀라스가 개발한 자율무인잠수정 ‘그레이샤크’는 이런 구상을 구체화한 사례다. 회사에 따르면 그레이샤크는 사람이 계속 조종하지 않아도 지정 구역으로 이동해 임무를 수행하고 장애물을 피할 수 있다. 파이프라인을 점검하다 기뢰로 의심되는 물체를 발견하면 이를 보고한 뒤, 추가 접근 여부는 운용자의 판단을 기다리도록 설계됐다.
유로아틀라스는 모든 케이블 구간을 군함으로 지키는 대신 수중드론 여러 대가 전략적 해역을 지속적으로 순찰하는 방식을 그리고 있다. 한 대가 이상 징후를 포착하면 다른 기체가 해당 구역으로 모여 확인하는 식이다. 회사 측은 프리깃함과 잠수함, 해상초계기는 비용이 비싸고 수가 제한돼 광대한 해역에 상시 배치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수중드론의 임무는 인프라 감시에 그치지 않는다. 다른 나라가 운용하는 자율·무인 잠수정을 탐지하고 추적한 뒤 어느 국가 소속인지 식별하는 임무도 떠오르고 있다. 유로아틀라스는 동맹국 기체와 비우호국 기체를 구분해야 한다며 앞으로 해저에서 기계가 기계를 감시하는 활동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수중드론이 기존 잠수함과 군함을 곧바로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유로아틀라스는 무인체계가 감시와 탐지를 맡다가 상황이 커지면 유인 전력이 투입되는 식으로 양쪽 체계를 함께 운용하는 방향을 예상했다.
피에로베르토 폴지에로 핀칸티에리 최고경영자(CEO)는 100년이 넘는 잠수함 제작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의 대형 잠수함 중심 사업에서 소형 잠수정과 드론, 해저 통신을 아우르는 영역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장차 수상 함정이 ‘모선’ 역할을 하며 해저면과 수중을 오가는 여러 무인체계를 지휘하는 형태도 제시했다.
독일 방산기술업체 유로아틀라스가 개발한 자율무인잠수정 ‘그레이샤크’는 이런 구상을 구체화한 사례다. 회사에 따르면 그레이샤크는 사람이 계속 조종하지 않아도 지정 구역으로 이동해 임무를 수행하고 장애물을 피할 수 있다. 파이프라인을 점검하다 기뢰로 의심되는 물체를 발견하면 이를 보고한 뒤, 추가 접근 여부는 운용자의 판단을 기다리도록 설계됐다.
유로아틀라스는 모든 케이블 구간을 군함으로 지키는 대신 수중드론 여러 대가 전략적 해역을 지속적으로 순찰하는 방식을 그리고 있다. 한 대가 이상 징후를 포착하면 다른 기체가 해당 구역으로 모여 확인하는 식이다. 회사 측은 프리깃함과 잠수함, 해상초계기는 비용이 비싸고 수가 제한돼 광대한 해역에 상시 배치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수중드론의 임무는 인프라 감시에 그치지 않는다. 다른 나라가 운용하는 자율·무인 잠수정을 탐지하고 추적한 뒤 어느 국가 소속인지 식별하는 임무도 떠오르고 있다. 유로아틀라스는 동맹국 기체와 비우호국 기체를 구분해야 한다며 앞으로 해저에서 기계가 기계를 감시하는 활동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수중드론이 기존 잠수함과 군함을 곧바로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유로아틀라스는 무인체계가 감시와 탐지를 맡다가 상황이 커지면 유인 전력이 투입되는 식으로 양쪽 체계를 함께 운용하는 방향을 예상했다.

수중드론. (사진=포스코이앤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해저에서는 통신과 작전 지속시간이 여전히 큰 기술적 장벽이다. 공기 중과 달리 신호 전달이 어렵고 시야도 제한돼 자율 시스템이 공중드론처럼 자유롭게 움직이기 어렵다. 핀칸티에리는 해저 통신을 핵심 기반으로 꼽았고, 유로아틀라스는 통신기술이 발전하면서 항속거리와 작전 지속시간이 더 큰 병목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로아틀라스는 수소연료전지를 사용하는 그레이샤크 모델을 최대 16주 또는 8000해리(약 1만4800㎞) 운용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성능은 아직 실제 수중 운용에서 입증되지 않았다. 회사는 또 이름을 공개하지 않은 유럽 해군과 그레이샤크 계약을 1억유로 넘게 체결했다고 밝혔으며, 현재 기체는 무장하지 않고 감시·탐지·억제 임무를 맡는다고 설명했다.
정부들은 해저 시설에 센서를 더 붙이거나 케이블을 더 깊이 묻는 등 방호 강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비용이 커 누가 돈을 부담하고 민간 사업자와 정부·군이 책임을 어떻게 나눌지를 둘러싼 문제가 남는다. 베고 선임연구원은 규제만으로는 부족하며 정부와 인프라 소유자의 협력이 더 긴밀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베고 선임연구원은 러시아와 중국도 해저 영역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수중 자율기술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쓰이는 공중드론 수준과는 아직 거리가 멀다고 평가했다. 그는 수중드론이 감시와 억제에는 도움이 되지만 해저 인프라를 완전히 안전하게 만들 ‘만능 해법’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유로아틀라스는 수소연료전지를 사용하는 그레이샤크 모델을 최대 16주 또는 8000해리(약 1만4800㎞) 운용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성능은 아직 실제 수중 운용에서 입증되지 않았다. 회사는 또 이름을 공개하지 않은 유럽 해군과 그레이샤크 계약을 1억유로 넘게 체결했다고 밝혔으며, 현재 기체는 무장하지 않고 감시·탐지·억제 임무를 맡는다고 설명했다.
정부들은 해저 시설에 센서를 더 붙이거나 케이블을 더 깊이 묻는 등 방호 강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비용이 커 누가 돈을 부담하고 민간 사업자와 정부·군이 책임을 어떻게 나눌지를 둘러싼 문제가 남는다. 베고 선임연구원은 규제만으로는 부족하며 정부와 인프라 소유자의 협력이 더 긴밀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베고 선임연구원은 러시아와 중국도 해저 영역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수중 자율기술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쓰이는 공중드론 수준과는 아직 거리가 멀다고 평가했다. 그는 수중드론이 감시와 억제에는 도움이 되지만 해저 인프라를 완전히 안전하게 만들 ‘만능 해법’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