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소송 나선 기업들…법원 판단에 교섭 희비 교차

기사등록 2026/09/25 12:00:00

최종수정 2026/09/25 12: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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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노위 재심 불복 행정소송 15건…집행정지 9건 신청

중흥토건, 집행정지 기각으로 교섭대표 공고 진행 중

포스코는 인용 결정…진행 중이던 원·하청 교섭 제동

노사 갈등 장기화 예상…"기업 입장에선 불가피한 과정"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해 7월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노조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 등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07.29.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해 7월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노조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 등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07.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정영 기자 =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후 원·하청 교섭을 둘러싼 노동위원회 판정에 기업들이 불복하면서 관련 분쟁이 법원으로 옮겨가고 있다.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에 따라 일부 사업장에서는 협상 절차가 진행되는 반면, 다른 곳에서는 이미 진행 중이던 교섭에 제동이 걸리는 등 엇갈린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25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따르면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재심판정에 불복해 법원에 제기된 행정소송은 지난 21일 기준 15건이다. 이 중 집행정지 신청은 9건이 접수됐으며, 3건이 인용되고 3건이 기각됐다. 나머지 3건은 판단이 진행 중이다.

중흥토건 집행정지 기각…건설노조와 교섭 절차 진행

서울행정법원은 17일 중흥토건이 중노위를 상대로 낸 교섭요구 사실 공고 시정명령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앞서 중노위는 중흥토건이 건설현장의 공정과 작업을 관리하면서 타워크레인 조종사들의 산업안전 등 일부 근로조건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중노위 결정서에 따르면 중흥토건은 타워크레인 임대계약을 통해 장비를 사용하면서 현장 공정에 맞춰 작업을 조율하고, 타워크레인 조종사들이 작업하는 현장의 안전관리에도 관여했다.

중노위는 이러한 사정을 근거로 산업안전 등 교섭 요구 의제에 관한 중흥토건의 사용자성을 인정하고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도록 명령했다.

이에 대한 중흥토건의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한 법원은 중노위의 공고 명령으로 인해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나 그 효력을 정지할 긴급한 필요성이 인정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후 중흥토건은 지난 18일부터 23일까지 과반수 노조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건설노조를 교섭 대표로 확정하는 공고문을 게시했다. 다른 노조의 이의가 없으면 교섭대표노조가 확정되고, 이후 원·하청 교섭이 진행될 전망이다.

중흥토건 관계자는 "공고에 대해 다른 노조가 이의가 없을 경우 교섭은 어쩔 수 없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집행정지 신청이 기각됐다고 해서 중흥토건의 사용자성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중흥토건이 중노위 판정에 불복해 제기한 본안 소송은 별도로 진행 중이다.

포스코 손 들어준 법원…진행 중이던 교섭에 제동 걸었다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지난달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모습. 2026.08.31.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지난달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모습. 2026.08.31. [email protected]
반면 서울행정법원은 18일 포스코가 중노위를 상대로 낸 교섭단위 분리 재심결정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이번 분쟁은 민주노총 금속노조와 전국플랜트건설노조가 각각 교섭단위 분리를 신청하면서 시작됐다.

앞서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포스코의 하청노조에 대한 사용자성을 인정하고 두 노조의 교섭단위 분리 신청을 받아들였다. 포스코는 이에 불복해 재심을 신청했지만, 중노위는 6월 17일 초심 결정을 유지했다.

당시 중노위는 전국플랜트건설노조의 경우 공사 기간에 맞춰 고용되는 일용직 건설업 종사자가 주를 이루는 등 다른 하청노조와 근로조건과 고용 형태에 차이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전국플랜트건설노조가 포스코와 교섭을 진행해 온 점 등을 고려해 별도 교섭단위로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포스코는 중노위 재심결정에 불복해 이를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과 함께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이에 법원은 중노위 재심결정으로 포스코에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번 결정으로 전국플랜트건설노조가 별도 교섭단위로 인정받아 진행하던 포스코와의 교섭에도 제동이 걸렸다.

전국플랜트건설노조 관계자는 "포스코와 2·3차 교섭에서 내용을 상당 부분 정리했고, 다음달 1일 4차 교섭부터 본격적으로 현안을 협상할 계획이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교섭을 중단하게 되면 회복할 수 없는 손해는 오히려 노조에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전국플랜트건설노조는 오는 28일 집행정지 인용 결정에 항고할 예정이다.

두 사건은 각각 교섭요구 사실 공고와 교섭단위 분리 결정에 관한 것으로 쟁점은 다르지만, 모두 중노위가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한 판단을 토대로 내린 결정에 기업이 불복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법원의 집행정지 판단이 엇갈리면서 중흥토건에서는 교섭대표노조 확정 절차가 진행된 반면, 포스코에서는 이미 진행 중이던 교섭이 중단된 것이다.

법원 판단에 교섭 희비 갈려…노사 갈등 장기화 우려

고용노동부는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원·하청 교섭을 우선 진행하고, 이견이 있는 사안은 노동위 등을 통해 해결하도록 안내해 왔다.

그러나 포스코 사건에서는 노동위 판정에 따라 이미 진행 중이던 교섭이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으로 제동이 걸렸다. 기업이 노동위 판정에 불복해 집행정지를 신청하면 본안 판결 전에도 교섭 절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이번 결정을 계기로 기업들이 원청과의 교섭을 미루기 위해 집행정지 신청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원활한 원·하청 교섭을 촉진하기 위해 시행된 개정 노조법이 오히려 노사 문제의 사법화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업 입장에서는 한번 교섭에 응하고 단체협약까지 체결하면 그것이 관행으로 굳어져 되돌리기 어렵다"며 "(정부는) 노동위 판정에 따라 우선 교섭을 진행하라고 하지만, 기업으로서는 이에 앞서 법원의 판단을 통해 교섭 단위에 관한 법적 기준을 명확히 하려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집행정지 결정이 내려지면 본안 판단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기업들이 행정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적극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원·하청 교섭을 신속하게 진행하려는 (개정 노조법의) 취지와 달리 관련 분쟁이 법원으로 이어지는 것은 불가피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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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 소송 나선 기업들…법원 판단에 교섭 희비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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