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AP/뉴시스] 대만 신주에서 한 직원이 TSMC 로고 앞을 지나고 있다. 2026.01.29.](https://img1.newsis.com/2026/08/11/NISI20260811_0002209903_web.jpg?rnd=20260811163936)
[신주=AP/뉴시스] 대만 신주에서 한 직원이 TSMC 로고 앞을 지나고 있다. 2026.01.29.
[서울=뉴시스]서이현 인턴 기자 = 대만이 2년째 강도 높은 부동산 대출 규제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거래만 얼어붙었을 뿐 집값은 오히려 올랐고, '현금 부자'만 유리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19일 유튜브 채널 '최준영 박사의 지구본 연구소'에서 정책 분석가인 최준영 박사는 대만의 '제7차 부동산 규제'와 부작용을 짚었다. 대만은 2024년 하반기부터 2년째 이 규제를 시행 중이다. 1주택자가 집을 추가로 살 때는 이자만 내는 기간(거치 기간)을 인정하지 않는다. 담보인정비율(LTV)은 50%로 묶었다가 최근 60%로 소폭 풀었다. 3주택 이상 보유자와 고가 주택, 법인에는 LTV 30%를 적용한다.
규제 효과는 거래량에서만 나타났다. 2025년 대만 주택 거래량은 전년보다 약 30% 줄어 2013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적었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비중도 34%로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반면 평균 주택 가격은 2015년 평당 64만6000 대만달러(약 2580만원)에서 2025년 83만9000 대만달러(약 3350만원)로 올랐다.
대출이 막히자 현금 거래가 늘었다. 최 박사는 "은행에서 돈을 잘 빌려주지 않다 보니 대만 사람들은 최근 현금 박치기로 주택을 장만하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20년 정도만 해도 전체 주택 거래 중 전액 현금으로 집을 사는 경우는 10% 내외라고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 비중이 20~30% 정도로 늘었다"고 했다.
매도자들은 절차가 복잡하고 지연 위험이 있는 대출 거래보다 현금 거래를 선호해 가격을 4~5%가량 깎아주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현금 부자들이 자산을 불릴 기회가 된 셈이다. 최 박사는 "대출이 많이 줄고 어려워지다 보니 대만 주택 시장이 실수요자 시장에서 자산 보존을 노리는, 돈 있는 사람들의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고 전했다.
집값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로는 정책 엇박자가 꼽혔다. 대만 정부는 다주택자 대출을 죄면서도 2023년부터 청년 우대 대출(5년 거치, 40년 만기, 1%대 저금리)을 내놨다. 공급 확대 없이 매수 수요만 계속 부추긴 셈이다. 최 박사는 "한쪽에서는 찬물을 붓는데 한쪽에서는 또 장작을 때니 도대체 물이 식지를 않는다"고 말했다.
전체 주택 중 공공임대(사회주택) 비율은 한국이 약 5%, 일본이 약 5.7%, 유럽이 20% 안팎이지만 대만은 0.2%에 불과하다. 최 박사는 "공공이 관리하면서 임대료를 통제할 수 있는 주택 비율이 5%를 넘으면 어느 정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런데 전체 주택 재고의 0.2%만 정부가 관리하다 보니 영향력을 전혀 발휘할 수 없다"고 했다.
보유세 실효세율도 0.1~0.2% 수준이다. 최 박사는 "대만은 과세 표준이 시장 가치의 20~30% 수준밖에 안 된다"며 "그러다 보니 다주택자들이 그중 꽤 많은 주택을 그냥 빈집으로 놔둔다. 차라리 집값이 오르면 그때 팔자는 경우가 많다. 페널티가 없다"고 말했다.
세입자 보호 장치도 부족하다. 임대소득 신고 의무화나 계약 갱신권 보장 같은 제도가 거의 없다. 최 박사는 "대만은 세입자 권리 보호가 매우 취약하다. 그러다 보니 세입자의 서러움이 크다"며 "사회적으로 무조건 집을 사야 한다는 압박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최 박사는 "TSMC 효과도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도 말했다. TSMC 근로자의 평균 임금은 300만 대만달러(약 1억2000만원)로 대만 평균(약 2400만원)의 5배 수준이다. TSMC 공장이 있는 신주 과학산업단지 주변 집값은 10년 새 두 배 정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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