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즈나(izna), 무대로 벼려낸 고유명사…3인칭 질문에 '곧 나'라는 답

기사등록 2026/09/20 22:3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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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단독 콘서트 투어 '후 댓 걸(WHO DAT GIRL)?' 서울 공연 성료

'아이랜드2' 담금질 딛고 테디의 주체성 계보 잇는 '음악적 통과의례'

[서울=뉴시스] 이즈나(izna) 첫 번째 콘서트 투어 '2026-2027 이즈나 콘서트 투어: 후 댓 걸?(izna Concert Tour: WHO DAT GIRL?'(이하 'WHO DAT GIRL?)' 현장. (사진 = 웨이크원 제공) 2026.09.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즈나(izna) 첫 번째 콘서트 투어 '2026-2027 이즈나 콘서트 투어: 후 댓 걸?(izna Concert Tour: WHO DAT GIRL?'(이하 'WHO DAT GIRL?)' 현장. (사진 = 웨이크원 제공) 2026.09.2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저 여자애 대체 누구야?(Who dat girl is?)"

밴드 사운드로 질감을 바꾼 편곡 위로 얹히는 이 짧은 반문은 단순한 훅(Hook)의 재현을 넘어선다. 표면적으로는 시선을 사로잡기 위한 당찬 기세의 관용구에 가깝지만, 첫 단독 콘서트의 문을 여는 화두로 호명되는 순간 의미의 결은 깊어진다. 1인칭의 안온한 확신에 머무는 대신 스스로를 3인칭의 거리에 세워두고 존재의 실체를 벼려내는 자문(自問). 타인의 시선과 규정에 앞서 제 존재의 윤곽을 스스로 책임지겠다는 이 질문 하나로, 이즈나는 무대 위 주도권을 단숨에 탈환한다.

그룹 '이즈나(izna)'가 19~20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데뷔 첫 단독 콘서트 투어 '2026-2027 이즈나 콘서트 투어: 후 댓 걸? 인 서울(izna Concert Tour: WHO DAT GIRL? in SEOUL)'을 열고 10개 도시 투어의 닻을 올렸다.

엠넷 '아이랜드2: N/α'(2024)를 통해 결성된 이즈나의 이름에는 '언제든, 어디서든, 무엇이든 곧 나(N/α)로 정의된다'는 확신이 깃들어 있다. 데뷔 앨범 'N/α'가 미지의 변수(N)와 새로운 시작(α) 앞에서 두려움을 깨고 한계를 돌파하겠다는 존재론적 선언이었다면, 이번 첫 콘서트는 그 선언을 육체와 목소리로 증명해 내는 현장이었다. 타인이 덧씌운 규정 대신 스스로를 '나'로 정의하겠다는 의지는, 이들의 프로듀서인 테디(TEDDY)가 '2NE1' '블랙핑크' 등을 통해 축조한 당당한 주체성의 계보를 이어받아 무대 위에서 온전히 피어났다.
[서울=뉴시스] 이즈나(izna) 첫 번째 콘서트 투어 '2026-2027 이즈나 콘서트 투어: 후 댓 걸?(izna Concert Tour: WHO DAT GIRL?'(이하 'WHO DAT GIRL?)' 현장. (사진 = 웨이크원 제공) 2026.09.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즈나(izna) 첫 번째 콘서트 투어 '2026-2027 이즈나 콘서트 투어: 후 댓 걸?(izna Concert Tour: WHO DAT GIRL?'(이하 'WHO DAT GIRL?)' 현장. (사진 = 웨이크원 제공) 2026.09.2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20일 오후 두 번째 날 오프닝은 더 치열했다. 첫 곡 '이즈나(IZNA)'부터 '맘마미아(Mamma Mia)', '페이크 잇(FAKE IT)', 'R.I.P.', '새스(SASS)'까지 인사를 제외하고 별다른 멘트 없이 다섯 곡을 생 라이브로 쏟아냈다. 전곡에 더해진 밴드 편곡과 댄스 브레이크는 무대에 날것의 야성을 불어넣었다.

그 중심에는 보컬과 퍼포먼스의 균형이 단단히 버티고 있었다. 메인보컬 최정은은 폭발적인 밴드 사운드를 뚫고 나오는 단단한 성량으로 공연 내내 라이브의 척추를 세웠다. 두 번의 서바이벌을 통과하며 무대에 대한 남다른 책임감을 체득한 방지민은 빼어난 피지컬과 존재감으로 동선의 중심을 잡았다. 2막을 연 '록, 페이퍼, 시저스(ROCK, PAPER, SCISSORS)'에서는 메인댄서 코코는 직접 짠 인트로 안무로 압도적인 힙합 그루브를 과시했다. 멤버 유사랑이 "코코 언니 덕분에 어깨가 내려가지 않는다"고 자랑할 만큼 춤에 대한 긍지가 무대 위 몸짓에 그대로 실렸다. 유사랑은 청순함으로 동중정(動中定)의 미학을, 마이는 세련됨으로 팀에 그루브를, 정세비는 긍정 에너지로 내내 넘실댔다.
 
K-팝 걸그룹의 역사를 탐색한 유닛 무대 역시 빛났다. 마이, 유사랑, 정세비는 소녀시대의 '키싱 유(Kissing You)'로 청량하고 클래식한 온기를 재현했다. 영화 '타이타닉'을 곱씹으며 무대와 사랑에 빠지는 감정을 배웠다는 유사랑의 섬세한 표정 연기와 마이의 몽환적인 가성이 설득력을 더했다. 반면 방지민, 코코, 최정은은 에스파의 '도깨비불(Illusion)'을 통해 서늘하고 시크한 미래지향적 에너지를 뿜어내며 한계 없는 스펙트럼을 과시했다.
[서울=뉴시스] 이즈나(izna) 첫 번째 콘서트 투어 '2026-2027 이즈나 콘서트 투어: 후 댓 걸?(izna Concert Tour: WHO DAT GIRL?'(이하 'WHO DAT GIRL?)' 현장. (사진 = 웨이크원 제공) 2026.09.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즈나(izna) 첫 번째 콘서트 투어 '2026-2027 이즈나 콘서트 투어: 후 댓 걸?(izna Concert Tour: WHO DAT GIRL?'(이하 'WHO DAT GIRL?)' 현장. (사진 = 웨이크원 제공) 2026.09.2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화룡점정은 3막이었다. '슈퍼크러시(Supercrush)'의 하우스 리믹스를 시작으로 '레이스카(Racecar)', '사인(SIGN)', '메트로놈(METRONOME)'으로 이어진 구간은 비율 좋은 멤버들의 일사불란한 동선과 무대 연출이 맞물려 시네마틱한 몰입감을 낳았다. 무대를 능숙하게 지휘하다가도 물 마시는 표정을 지어야 하는 순간 전광판을 마주할 때 부끄러워하는 신인의 풋풋함도 인상적이었다. 객석에는 리센느, 언차일드 예은, 하입프린세스 유주 등 동료들이 자리해 힘을 보탰다.

앙코르곡 '아이왈리(IWALY)'를 앞두고 마이크를 잡은 막내 정세비는 눈물을 쏟아냈다. "어제까지만 해도 너무 행복해서 눈물이 안 날 정도였는데, 오늘이 서울 마지막 공연이라고 생각하니까 이 순간을 정말 멈추고 싶어요. 연습생 때는 이런 무대에 설 수 있을 줄 몰랐습니다. 나야(NAYA·팬덤명)가 준 사랑을 절대 잊지 않고 더 빛나는 이즈나가 되겠습니다." 우는 것이 싫다며 또박또박 말을 잇는 열여덟 막내의 고백은, 무대 위에서 스스로를 증명해 온 멤버들 모두의 마음이기도 했다.

'저 아이는 대체 누구인가'라는 질문으로 출발한 무대는, 두 시간의 치열한 호흡 끝에 '언제든 어디서든 무엇이든 곧 나'라는 명징한 고유명사로 매듭지어졌다. 한계를 깨고 자신들의 이름을 온전히 길어 올린 여섯 소녀의 첫 발자국은 이제 아시아 10개 지역 투어로 거침없이 뻗어 나간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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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나(izna), 무대로 벼려낸 고유명사…3인칭 질문에 '곧 나'라는 답

기사등록 2026/09/20 22:35:17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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