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채널 '백만천만 임백천' 열고 1인 미디어 도전
"변하는 시대에 적응해야 진짜 현역"
30대 제작진 의견 100% 수용 "가장 경계하는 건 꼰대"
![[서울=뉴시스] 임백천. (사진=유튜브 채널 '백만천만 임백천') 2026.09.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9/18/NISI20260918_0002243332_web.jpg?rnd=20260918130303)
[서울=뉴시스] 임백천. (사진=유튜브 채널 '백만천만 임백천') 2026.09.1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전재경 기자 = "방송만 48년, DJ로 살아온 게 47년입니다. 그런데 유튜브에선 딱 '빵(0)년 차' 완전 신인이에요."
수십 년간 TV와 라디오 스튜디오를 누비며 특유의 매끄럽고 친근한 진행으로 대중과 함께해 온 방송인 임백천(68)이 새로운 무대에 섰다. 무대는 거창한 방송국 스튜디오가 아닌, 손바닥만 한 스마트폰 화면 속 유튜브. 최근 개설한 그의 채널 이름은 '백만천만 임백천'이다. 구독자 100만, 1000만을 바라보자는 젊은 제작진의 재기발랄한 아이디어를 기꺼이 채택했다.
개설 보름 만에 구독자 7000명을 넘어섰고, 그가 수십 년간 누벼온 여의도 단골집을 소개한 영상은 조회수 10만 회를 훌쩍 넘겼다. 성수동 빵집 오픈런부터 나무위키 읽기, 라디오 DJ의 생생한 일상까지, 카메라 앞에 선 그의 눈빛은 여전히 호기심으로 반짝였다.
사실 처음부터 유튜브 도전을 선뜻 결심했던 것은 아니다. 수십 년간 마이크를 잡으며 얻은 경륜만큼이나 마음 한구석에 남은 부담감도 컸기 때문이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지상파에서 종편과 케이블, 그리고 이제는 1인 미디어 시대 아닙니까. 사실 처음엔 안 하려고 했어요. 48년 동안 말하며 살아왔으니 나도 모르게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말 빚'을 졌을 텐데, 말의 홍수 시대에 나까지 말을 보탤 필요가 있을까 싶었죠."
그럼에도 그를 다시 카메라 앞으로 끌어낸 것은 '현역 방송인'으로서의 자존심과 변화에 대한 열망이었다. 스튜디오 안의 격식 차린 진행을 넘어 발로 뛰며 대중과 직접 호흡하고, 방송에서 미처 보여주지 못한 자신의 또 다른 생얼굴을 보여주고 싶다는 열정이 그를 움직였다.
유튜브 제작은 30대 까마득한 후배 제작진과 함께한다. 방송계 대선배이지만 현장에서는 그들의 의견을 100% 수용하는 '착한 연출자'이자 '신인 출연자'를 자처한다.
"문화나 연예, 체육 분야는 10대와 20대, 30대가 리드하는 시대잖아요. 그 친구들이 하자는 대로 따라가는 게 제 철칙입니다. 그래야 '꼰대' 소리를 안 듣죠. 제가 제일 경계하는 게 바로 꼰대예요."
그가 생각하는 꼰대란 '자기 경험만 전부라 믿고, 자기 주장만 펼치며 남의 말을 듣지 않는 사람'이다. "저도 영락없는 노인이자 꼰대일 수 있죠. 하지만 젊은이들과 만날 땐 내 말을 줄이고 그들의 생각을 이해하려고 애씁니다. 내 얼굴이나 피부는 쭈글쭈글하지만 마음까지 늙을 필요는 없죠."
그는 현재도 매일 낮 12시 KBS 해피FM '임백천의 백 뮤직'을 7년째 이끌고 있는 베테랑 DJ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를 '두 번째 신인'이라 부른다.
"48년을 방송했어도 유튜브 생태계에 오니 모르는 것투성이더군요. 그런데 그게 오히려 재미있습니다. 새로 배워 나가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AI가 부른 팝송이나 가요를 찾아 들으며 새로운 트렌드를 공부한다는 그는 앞으로 유튜브를 통해 건강 정보, 야외 체험은 물론 록이나 레게 같은 새로운 장르의 음악적 도전까지 보여줄 계획이다.
은퇴에 대한 생각을 묻자 그가 덤덤하게 말을 이었다.
"은퇴는 내가 정하는 게 아니라 대중과 미디어가 더 이상 나를 찾지 않을 때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것이죠. 스스로 아이디어가 고갈됐다거나 힘이 딸린다고 먼저 물러설 생각은 없습니다. 저를 써주는 한, 저는 영원히 현역으로 남고 싶습니다. 욕심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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