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유재원 방첩사 대령 정직 취소…위법 명령에 소극적 저항"(종합)

기사등록 2026/09/17 16:32:28

최종수정 2026/09/17 18:3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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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꽃 출동' 등 12·3 비상계엄 연루 징계

法 "병력 편성 중단·부하 출동 막아…협조 안 해"

"모든 군인에 단호한 항명 기대하기는 어렵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정직 처분을 받은 유재원 전 국군방첩사령부 1처2실장(대령)에 대한 징계를 취소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 용산구 국방부 신청사의 모습. 2026.09.17.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정직 처분을 받은 유재원 전 국군방첩사령부 1처2실장(대령)에 대한 징계를 취소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 용산구 국방부 신청사의 모습. 2026.09.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홍연우 이승주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정직 처분을 받은 유재원 전 국군방첩사령부 1처2실장(대령)에 대한 징계를 취소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법원은 "현실적으로 모든 군인에게 위험을 무릅쓴 단호한 항명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위법한 명령 이행을 지연·축소하거나 부하들의 가담을 막는 등 소극적으로 저항한 경우 이를 군인의 사명을 저버린 것으로 평가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판사 이상덕)는 17일 유 전 실장이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징계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국방부가 지난해 12월 28일 유 전 실장에게 한 정직 2개월 처분을 취소한다"고 했다. 소송 비용도 국방부가 부담하라고 했다.

법원은 유 전 실장이 위법한 명령을 이행하려는 목적으로 출동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성실의무 위반에 해당한다는 징계사유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유 전 실장이) 정말로 상관의 지시를 이행할 의사가 있었다면 자신의 지휘 아래 있는 가용병력을 신속히 4개 팀으로 편성하고 그 인원을 모두 출동시켰을 것으로 보이나, 이와 달리 행동했다"고 짚었다.

유 전 실장이 최초 명령을 받은 직후 군인이 민간업체 서버를 확보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해 법적 검토를 거치도록 하고, 부하들의 위법성 지적을 받아들여 인원 배치와 출동 준비를 중단한 점도 근거로 들었다.

특히 재판부는 유 전 실장이 실제 출동한 데 대해서도 "상관의 명령을 이행하지 않음으로써 초래될 수 있는 징계회부 등과 같은 또 다른 문제상황을 피하는 한편, 부하들이 이 사건에 휘말리지 않도록 최소한의 인원만 대동해 형식적인 출동을 한 것으로 볼 여지도 크다"고 판단했다.

이어 "계엄 과정에서 상관의 위법한 명령을 단호히 거부하는 것이 군인으로서 이상적인 자세"라면서도 "군인이 처한 구체적인 상황과 인식, 위법한 명령에 맞설 수 있는 정도는 저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현실적으로 모든 군인에게 위험을 무릅쓴 단호한 항명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또 "위법한 명령을 정면으로 거부하지는 못하더라도 그 이행을 지연하거나 축소하고 부하들의 가담을 막거나 명령의 이행을 사실상 회피하는 등의 방법으로 위법한 명령에 제대로 협조하지 않을 수 있다"며 "이를 군인으로서의 사명을 저버린 것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소극적 저항이나 회피는 상관과 직접적인 충돌을 피하는 과정에서 명령을 일부 이행하는 외관을 띨 수밖에 없다"며 "일부 행위만 떼어 위법한 명령을 이행한 것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정직 처분을 받은 유재원 전 국군방첩사령부 1처2실장(대령)에 대한 징계를 취소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사진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지난 2024년 12월 3일 밤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 불이 켜져 있는 모습. 2026.09.17.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정직 처분을 받은 유재원 전 국군방첩사령부 1처2실장(대령)에 대한 징계를 취소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사진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지난 2024년 12월 3일 밤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 불이 켜져 있는 모습. 2026.09.17. [email protected]
당시 방첩사 1처장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 유 전 실장 등에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와 여론조사 업체 '여론조사 꽃'의 현장을 확보하고 서버를 인계하되 필요할 경우 가져오라고 지시했다.

유 전 실장을 비롯한 부서장들은 이에 '수사권한이 없는데 서버를 그냥 가져오면 문제가 될 수 있으니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이의를 제기했다. 이후 부하들도 명령의 위법성을 지적하자, 유 전 실장은 인원 배치와 출동 준비를 중단한 채 대기했다.

국회가 계엄 해제요구 결의안을 가결한 뒤 상관이 다시 "일단 출동하되 절대 여론조사 꽃 시설에 들어가지 말고 원거리에서 대기하라"고 지시했고, 유 전 실장은 휘하 인원들에게 "나만 가겠으니 출동하지 말라"고 한 뒤 일부 인원과 출발했다.

유 전 실장 일행은 여론조사 꽃으로 가지 않고 잠수교 남단에서 대기하다 복귀했으며, 결과적으로 당시 출동팀에 배치된 군인 가운데 여론조사 꽃으로 간 인원은 없었다.

국방부는 유 전 실장이 국회의 계엄 해제요구 이후에도 위법한 명령을 이행하기 위해 여론조사 꽃으로 출동해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최초 징계위원회는 유 전 실장의 출동이 "소극적 대응에 불과해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며 혐의없음으로 의결했다. 이후 국방부가 재심사를 청구하면서 징계사유가 인정돼 정직 2개월 처분이 내려졌다.

유 전 실장은 이에 불복해 행정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유 전 실장은 지난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 선관위 출동 지시에 문제가 있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그는 법정에서 "선관위 사무국과 '여론조사 꽃'의 전산실을 확보하는 것이 임무고, 만약 안 되면 하드디스크를 떼오라고 지시했다"면서 "12·3 비상계엄의 주범으로 꼽히는 방첩사 내부에도 저항하는 세력이 있었다는 걸 꼭 기록에 남겨달라"고 말했다.

유 전 실장을 비롯해 계엄과 관련해 중징계를 받은 군 간부들은 잇달아 징계 취소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들 중 일부는 집행정지를 신청했으나 법원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온 것은 유 전 실장이 첫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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