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월 고점 4년7개월 만에 넘어
2024년 4월 저점 대비 6.9% 반등
비아파트 월세 비중 78%까지 치솟아

[서울=뉴시스]이종성 기자 = 전세사기 여파로 한때 9년여 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졌던 서울 연립·다세대 전셋값이 아파트 전세난과 임대차 매물 부족에 반등하며 약 5년만에 기존 고점을 넘어섰다.
17일 한국부동산원의 8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 연립·다세대 전세가격지수는 101.35로 전월(100.69) 대비 0.66%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22년 1월 100.81을 4년7개월 만에 처음으로 넘어선 수치다.
서울 빌라 전셋값은 2022년 이후 '빌라왕' 전세사기 사태와 비아파트 기피 현상이 겹치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전세가격지수는 2024년 4월 94.80까지 떨어져 2015년 1월 이후 9년3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해, 2022년 1월 고점 대비 5.98% 하락했다.
이후 아파트 전세난이 심화하며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연립·다세대로 일부 임차 수요가 이동해 전셋값도 반등세로 돌아섰다.
올해 들어서도 상승세가 이어지며 전세가격지수는 4월 98.73에서 5월 99.31, 6월 100.00, 7월 100.69, 8월 101.35로 매달 올랐다. 2024년 4월 저점과 비교하면 2년4개월 만에 6.9% 반등했다.
권역별로는 도심권이 지난 4월, 서북권이 5월, 동남권이 6월에 각각 과거 고점을 넘어섰다. 8월 기준 전세가격지수는 동북권(101.51)이 서울 5개 권역 중 가장 높았고, 동남권(101.42)·서북권(101.35)·도심권(101.33)·서남권(101.18) 순으로 나타났다.
전세사기 피해가 집중됐던 지역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강서구 등이 포함된 서남권은 2022년 1월 102.40에서 2023년 7월 95.45까지 6.78% 하락해 5개 권역 중 낙폭이 가장 컸다. 이후 반등을 이어가며 지난달 101.18까지 올라섰지만, 아직 2022년 고점은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과 매물 부족으로 연립·다세대를 찾는 임차 수요가 다시 늘어난 점도 반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아파트 전세를 구하기 어려워진 세입자들이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빌라로 눈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아파트 수요가 일부 전이된 것도 있고 인허가·착공 감소에 따른 공급 감소, 임대차 매물 부족 등의 영향이 있다"며 "공사비 상승까지 맞물리면서 최근 서울·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량과 가격이 오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아파트 임대차 시장의 월세 전환도 가속화하고 있다. 서울 비아파트 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중은 2024년 68.2%에서 지난해 74.2%로 오른 데 이어, 올해 1~7월에는 78.0%까지 높아졌다. 임대차 거래 10건 중 약 8건이 월세인 셈이다.
전세사기 이후 임차인의 전세 기피가 이어지면서 비아파트 임대차 시장이 월세 중심으로 재편된 가운데 전세 매물이 줄어든 점도 남아 있는 전세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함 랩장은 "연립·다세대는 매매가격 자체가 아파트보다 낮아 월세로 전환할 가능성과 수용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며 "기존에도 비아파트는 아파트보다 월세 비중이 높은 시장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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