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노동 특례 '원포인트 대화' 제안…기간·세부 의제 미정
주52시간 예외·파견 특례 놓고 이견…부처 간에도 시각차
한국노총 "특례 수용 의미 아냐"…민주노총 "참여 여부 논의"
與 이달 발의·연내 처리 목표…합의 불발 시 입법 처리도 불명확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메가특구 특별법 관련 사회적 대화 제안 발표를 하고 있다. 2026.09.15. chocrystal@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9/15/NISI20260915_0021438031_web.jpg?rnd=20260915113825)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메가특구 특별법 관련 사회적 대화 제안 발표를 하고 있다. 2026.09.1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정부가 가칭 '메가특구특별법'의 노동 특례를 논의하고자 노사에 사회적 대화를 제안했다. 그동안 주52시간 적용 제외나 파견 제한 완화 등을 두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이달 법안 발의와 연내 처리라는 구체적인 시간표를 제시한 가운데,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가능할지를 두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6일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노동부는 전날(15일) "메가특구특별법 노동 특례에 대한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를 제안한다"며 "산업 경쟁력 강화와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이해당사자가 직접 논의하는 대화와 타협의 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메가특구특별법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등 지역 산업 거점을 지원해 반도체·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법안이다. 5극 3특 권역의 핵심 성장 거점 지정과 기업투자를 뒷받침할 재정·금융·인프라 지원, 규제 특례 등을 담을 예정이다.
이번 사회적 대화의 핵심 의제는 메가특구 내 노동시간 등 근로조건 관련 문제다. 연구개발(R&D) 인력 등에 대한 주52시간제 예외 적용, 이른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과 기간제 근로자 사용기간을 최대 4년으로 늘리는 '2+2년' 방안 등이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경쟁력 확보 위해 유연화 필요" vs "노동개악"…노동부·산업부 장관도 설전
경영계는 첨단산업 경쟁력을 높이려면 연구개발 일정과 인력 수요에 맞춰 근로시간과 고용 형태를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동계는 산업 육성을 명분으로 장시간 노동과 비정규직 사용을 확대하는 '노동개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재명 정부가 국정과제로 장시간 노동 근절을 내세운 상황에서 주52시간제 예외를 허용하는 것은 정책 방향과 배치된다는 게 노동계의 입장이다. 실노동시간을 줄이겠다면서 특정 산업과 지역에서는 노동시간 규제를 풀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과 파견 확대 역시 고용안정을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노동계는 지역에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취지와 달리 비정규직 사용을 늘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첨단산업 육성과 지역 투자 촉진의 부담을 노동자가 장시간 노동과 불안정한 고용으로 떠안게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노동부와 산업통상부도 서로 다른 입장을 보여왔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우리가 양적으로 승부해서 어떻게 중국을 이길 수 있겠느냐"며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현재도 특별연장근로제와 같은 유연한 방식으로 허용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중국 충칭의 한 정보기술(IT) 기업이 오전 9시 출근과 오후 9시 퇴근, 주 6일 근무(996제도)를 도입하려고 한 사례를 거론하며 주52시간제 특례를 주장했다.
그는 "우리도 최소한 열심히 일해 성취하겠다는 사람들의 의지와 의욕을 제도가 꺾어서는 안 된다"며 "반도체뿐 아니라 스타트업이나 젊은 경영진을 만나도 똑같은 얘기를 한다. 왜 정부가 젊은 사람들의 일하겠다는 의지를 강제로 못하게 하는가 이런 얘기를 한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메가특구 특별법 관련 사회적 대화 제안 발표를 하고 있다. 2026.09.15. chocrystal@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9/15/NISI20260915_0021438028_web.jpg?rnd=20260915112627)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메가특구 특별법 관련 사회적 대화 제안 발표를 하고 있다. 2026.09.15. [email protected]
노동계는 이번 사회적 대화 제안에 신중한 입장이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사회적 대화를 제안한 당사자로서 지역균형발전과 산업경쟁력 강화가 노동자의 삶의 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책임 있게 논의에 임할 것"이라면서도 "이것이 곧 노동 특례 수용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구체적인 사안은 사회적 대화를 통해 논의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아직 참여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참여 여부는 17일에 열리는 중앙집행위원회에서 논의해볼 것"이라며 "우리는 '제로베이스(원점)'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양 위원장은 지난 3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도 노동 특례를 전제로 한 논의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고 한다.
그는 "기업은 인센티브를 무엇을 줄지를 두고 줄다리기하는데 왜 노동계는 무엇을 양보할지를 가지고 줄다리기를 시키느냐고 했다"며 "이 자체가 불공정하다. 판 자체를 불공정하게 짜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與 "9월 중 발의하고 연내 처리"…'답정너' 아니라지만 입법 반영 불투명
김 장관은 최대한 빠르게 첫 회의를 열겠다는 방침을 내놓으면서도 종료 시점에 대해서는 "대화를 제안한 상태에서 논의 시기를 언제까지 할 것이다 말씀드리는 것은 어렵다"고 답했다. 논의 기간 역시 참여 주체들 간 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노동부는 당사자들의 의지가 있다면 연말까지 합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실근로시간단축의 경우 3개월 논의 끝에 합의를 한 것"이라며 "당사자들의 필요성이나 대화 의지만 있다면 (연말까지) 3개월도 충분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참여 여부를 결정하고 의제와 운영 방식을 정하는 데 시간이 걸리면 실제 논의 기간은 줄어들 수 있다. 노사 간 이견을 좁히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할 경우 입법 일정을 조정할 수 있을지는 제시되지 않았다.
법안이 먼저 발의되면 노사정 대화가 이미 마련된 특례 조항을 일부 조정하는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김 장관은 이에 대해 "답을 정해 놓고 대화를 요청하는 것이 아니라 해답을 함께 찾자고 하는 제안"이라며 "정부 입장은 아직까지 확정된 바는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발의될 법안에 노동 특례가 포함되는지는 "입법부의 권한이기 때문에 제가 단정적으로 말씀드릴 수 없다"고 했다. 노동계가 요구하는 원점 논의에 따라 특례의 축소나 제외까지 가능한지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입법이 어떻게 진행될지도 쟁점이다. 김 장관은 사회적 대화 기구가 입법 기구는 아니라면서 결과 도출 여부와 별개로 논의 과정이 국회에 충분히 반영될 것으로 내다봤다. 온전한 합의가 없더라도 숙의를 거쳐 입법에 반영하면 갈등을 사전에 예방하고 정책의 실행력을 높일 수 있다는 취지다.
그러나 합의가 불발되면 특별법에서 노동 특례 조항을 제외할지, 국회가 최종적으로 이견을 조정할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노사정이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사회적 대화와 별개로 당초 발의안 중심의 입법이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남는다.
김성희 산업노동정책연구소 소장은 "국가가 메가특구 성공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모양새를 내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경쟁력 측면에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이라며 "장시간 노동 체제와 불안정한 일자리를 탑재한 첨단산업이라는 건 번지수를 잘못 찾은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사회적 대화를 열면 그 결과를 바탕으로 법안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라며 "요식행위라는 점이 구조적으로 드러난다면 오히려 노동계의 더 큰 반발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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