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넘보는 국립중앙박물관, 외연 확장 비결은

기사등록 2026/09/12 08:30:00

최종수정 2026/09/12 08:38:25

구글에서 선호하는 매체로 추가

올 상반기 379만5천명 방문…전년 동기 대비 39.7%↑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찾아오는 박물관' 목표로 변화

"유물이 가진 이야기 오늘날 맞게 돌려주는 게 목표"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국립중앙박물관의 지난 1분기 전체 관람객 수가 202만3888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8% 증가한 가운데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2026.04.14.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국립중앙박물관의 지난 1분기 전체 관람객 수가 202만3888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8% 증가한 가운데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2026.04.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한이재 기자 = 379만5000명. 올해 상반기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관람객 수다. 세계 3위를 기록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 271만6323명에 비해 39.7% 늘어난 수치다.

하반기 관람객 수에 따라 국립중앙박물관 관람객 수가 세계 2위에 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영국 미술 전문 매체 '아트뉴스페이퍼'의 2025년 세계 박물관 관람객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세계 1위는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904만6000명, 2위는 바티칸 박물관 693만3822명이다.

국립중앙박물관 방문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인 2022년이라고 볼 수 있다. 박물관 관람객 수치는 2019년 335만4161명, 2020년 77만3621명, 2021년 126만2562명, 2022년 341만1381명, 2023년 418만285명, 2024년 378만8785명, 2025년 650만7483명을 기록했다.

이 배경에는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와 함께 '사유의 방' 개관이 있다.

2021년 11월 12일 문을 연 '사유의 방'은 박물관으로서 일종의 실험이었다. 이전까지 3층 구석에 있던 국보 반가사유상을 아무 설명 없이 넓은 공간에 두고 외부 건축가, 브랜딩 전문가와 협업해 꾸민 공간이다.

실험은 성공적이었다. 기존에 교육 공간이었던 박물관이 마음의 안정을 찾는 '힐링' 공간으로 외연이 확장됐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과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메기 강 감독이 21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사유의 방'을 살펴보고 있다. 2025.08.21.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과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메기 강 감독이 21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사유의 방'을 살펴보고 있다. 2025.08.21. [email protected]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의 박물관 문화 상품 브랜드 '뮷즈'의 성공과 '케이팝 데몬 헌터스'로 대표되는 한류 흐름도 박물관의 순풍에 돛을 달았다.

박물관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책 '유물멍'을 출간하거나,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등 K팝 그룹과 협업하고, 관람객이 분장으로 직접 변해 보는 '분장놀이', 유물만 전시하는 데서 벗어나 정신문화를 함께 조명하는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 등으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변화 뒤에는 팬데믹 시기 긴 휴관을 거치며 '사람들이 찾아오는 박물관을 만들자'는 내부 분위기 변화와 실무진의 부단한 노력이 있었다.

이애령 학예연구실장은 "박물관은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오는 곳인데,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처음으로 사람이 오지 않는 곳이 돼 봤다"며 "문화유산을 지키는 것뿐만 아니라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고민하게 된 변화의 시점"이라고 했다.

그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유물을 소개하거나, 전시에 영상이나 가상현실(VR) 등을 접목해 보기도 했다"며 "상설전시관 3층 분청자기 백자실에 달항아리 공간이 나온 이유도 바로 그런 고민에서 시작된 것"이라 설명했다.

박물관이 잘하는 '신뢰할 수 있는 내용'에 '포장' 역시 신경 써야 한다는 인식의 전환이 이뤄졌다. 기증관에 있는 손기정 기증 청동 투구 공간, 의궤실 도입 공간, 서화실·대한제국실 개편 등에서 스토리텔링처럼 유물을 보여주는 기법에 변화가 생겼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14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외규장각 의궤실 개관 언론공개회에서 직원들이 전시실을 둘러보고 있다. 2024.11.14.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14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외규장각 의궤실 개관 언론공개회에서 직원들이 전시실을 둘러보고 있다. 2024.11.14. [email protected]

이렇게 체득한 경험은 문화기관으로서 국립중앙박물관이 한발 앞서는 강점으로 역할했다. 예를 들어 현재 진행 중인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에서 재생되는 영상에는 실사 촬영본과 함께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만든 영상이 섞였고, 음식 소리에는 한식만이 가지는 조리음을 담았다.

결국 오늘날 박물관의 존재 이유에 관한 질문이 박물관 관람객 증가라는 꽃을 피운 셈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의 변화와 노하우는 지역 순회전 등을 통해 퍼져 나가고 있다. 국립부여박물관의 백제대향로관이 대표적이다. 유물이 가지는 시대적 흐름과 문화적 맥락을 전시한다는 기본을 신경 쓰면서 몰입해 감상할 수 있는 집중 요소 등을 사용했다.

물론 처음 해보는 일이 많았다. 영상 길이를 어느 정도로 해야 적절한지, 최첨단 기술을 전시에 도입하는 게 좋을지 판단이 어려웠다. 유물의 역사적·예술적 의미와 유물 간의 관계, 전시 주제, 공간과 동선, 보존 조건 등이 고려돼야 하기에 전시 방식을 무작정 사유의 방처럼 꾸밀 수도 없다.

특별전 프리뷰와 내부 피드백 외에도 매년 실시하는 고객만족도 조사와 특별전시 진행 후 진행하는 표적집단면접조사(FGI) 등이 도움이 됐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30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대한제국실 개편 재개관 언론공개회에서 참석자들이 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2026.07.30.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30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대한제국실 개편 재개관 언론공개회에서 참석자들이 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2026.07.30. [email protected]

지난해부터는 국립중앙박물관은 박물관 관련 누리소통망(SNS) 빅데이터 분석에도 나서고 있다. 유물의 학술 가치와 박물관의 공공 역할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다.

감상을 통한 힐링을 체험하는 장소로 거듭난 박물관은 변화를 멈추지 않을 계획이다.

이 실장은 "AI 시대에 오히려 신뢰 있는 정보를 주는 박물관이 더 중요해진다"며 "박물관이 원하는 건 유산이 가지고 있는 메시지와 교훈을 우리 시대에 맞게 재해석해 돌려주는 일"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1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역사의 길 대동여지도를 펼치다' 개막행사에서 어린이 관람객들이 대동여지도 영인본을 살펴보고 있다. 2026.02.12.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1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역사의 길 대동여지도를 펼치다' 개막행사에서 어린이 관람객들이 대동여지도 영인본을 살펴보고 있다. 2026.02.12.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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