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봉쇄 속 연료 보조금까지 깎은 이란…트럭기사도 "더는 못 버틴다"

기사등록 2026/09/11 16:56:32

최종수정 2026/09/11 17: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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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시설 피해·수입 차질…월 110ℓ 초과 주유분 가격 두 배

이라크 접경 트럭기사들 파업…주요 항구서도 동참 경고

[테헤란=AP/뉴시스] 이란 기업들이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를 겨냥해 '선구매 후결제' 거래를 더 많이 홍보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진은 지난 2일(현지 시간) 이란 북부 전통시장에서 한 상인이 견과류를 진열하는 모습. 2026.08.13. *재판매 및 DB 금지
[테헤란=AP/뉴시스] 이란 기업들이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를 겨냥해 '선구매 후결제' 거래를 더 많이 홍보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진은 지난 2일(현지 시간) 이란 북부 전통시장에서 한 상인이 견과류를 진열하는 모습. 2026.08.13.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전쟁과 미국의 봉쇄로 연료난과 생활고가 깊어진 이란에서 운전기사들의 시위와 파업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이란판 우버'로 불리는 차량 호출·배달 서비스 업체 스냅(Snapp)의 기사들이 이번 주 여러 도시에서 파업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스냅에는 운전기사 300만명이 참여하고 있다.

7일 서부 산업도시 아라크에서는 스냅 기사 수십명이 주지사 사무실 앞에 모였다. 영상 검증업체 스토리풀이 확인한 현장 영상에는 "이 요금으로는 먹고살 수 없다"는 뜻의 팻말도 등장했다.

이란 정부는 전쟁 중 파손된 정유시설을 복구하고 있지만, 미국의 봉쇄로 휘발유 수입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민 지원 비용이 늘면서 연료 보조금을 줄이고 있으며, 보조금이 적용되는 월간 연료 배급량도 축소했다.

정부는 이번 주 배급 한도를 넘겨 주유하는 승용차에 적용되는 휘발유 가격을 두 배인 ℓ당 0.04달러 수준으로 올렸다. 인상 대상은 월 110ℓ의 배급 한도를 초과한 주유분이다.

이란은 정부 보조금으로 휘발유를 싼값에 공급해왔다. WSJ에 따르면 가장 싼 가격에 살 수 있는 배급량을 소진한 뒤에는 승용차 연료탱크를 채우는 데 달러 환산 기준 2달러가량 들 수 있다. 다만 이란인 대부분의 월 소득은 100달러를 크게 웃돌지 않는다.

운전기사들에게는 저가 배급량 축소와 가격 인상에 연료 부족까지 겹쳤다. 가격이 오르기 전 기름을 넣으려는 운전자들이 몰리면서 일부 주유소는 재고가 바닥났다. 기름을 구하지 못해 운행에 차질을 빚는 사례도 나왔다.

이란의 독립 운수노조 연합에 따르면 10일 케르만주에서는 택시기사 120명이 보조금 적용 연료 배급량 축소에 항의했다. 한 기사는 배급 연료가 한 달을 채우지 못한다며 "20일은 손님을 기다리고, 10일은 연료 부족에 시달린다"고 호소했다.

[테헤란=AP/뉴시스] 16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 북부 바낙 광장에서 승객을 기다리는 한 택시 운전사 뒤로 호르무즈 해협을 쥐고 있는 군인의 손을 묘사한 광고판이 보이고 있다. 이 광고판에는 “이란의 손에 영원히” “트럼프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은 영원히 이란의 것”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2026.04.17.
[테헤란=AP/뉴시스] 16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 북부 바낙 광장에서 승객을 기다리는 한 택시 운전사 뒤로 호르무즈 해협을 쥐고 있는 군인의 손을 묘사한 광고판이 보이고 있다. 이 광고판에는 “이란의 손에 영원히” “트럼프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은 영원히 이란의 것”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2026.04.17.
화물 운송 현장에서도 파업이 벌어졌다. 지난달 말 이라크 접경 메흐란 터미널의 트럭기사들이 연료 부족에 항의해 하루 동안 운송을 중단했다. 이 국경 통과 지점은 이란으로 기초 식료품을 들여오는 주요 경로다.

이란 컨테이너 물동량 대부분을 처리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반다르아바스항 트럭기사들도 8일 파업에 동참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운수노조 연합이 공개한 성명에서 연료비 인상분을 기사와 가족이 감당해야 한다며 "더는 이런 압박을 견딜 수 없다"고 밝혔다.

통화가치 하락은 물가 부담을 더 키울 것으로 WSJ은 내다봤다. 9일 리알화 환율은 달러당 230만 리알을 넘어섰다. 리알화 가치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생활용품 가운데 플라스틱 제품값도 부담이다. 전쟁 초반 이스라엘이 플라스틱 원료 등을 만드는 이란의 석유화학 시설을 집중 공격한 가운데, 쓰레기봉투 30장짜리 한 롤 가격은 4.26달러 수준이다. 테헤란에 사는 70대 남성은 플라스틱 제품 가격에 놀랐다고 말했다.

스냅은 식료품 구매대금과 택시 이용료를 네 차례로 나눠 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WSJ은 테헤란에 사는 40대 여성의 사례를 소개했다. 이 여성은 고급 쇼핑몰에서 비싼 보석을 사는 부유층은 여전히 있지만 대다수 주민은 극도로 가난해졌다고 말했다. 또 식비를 아끼기 위해 도매상들이 이용하는 창고에서 식료품을 사고 있으며, 자녀의 학용품 지출도 줄여야 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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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봉쇄 속 연료 보조금까지 깎은 이란…트럭기사도 "더는 못 버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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