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심혈관질환 위험군"…AI, 눈만 봐도 안다[빠정예진]

기사등록 2026/09/12 06:01:00

구글에서 선호하는 매체로 추가

'닥터눈', 안저사진 AI 분석해 심혈관질환 위험 평가

건강검진에 도입…증상 없어도 위험군 선별 가능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닥터눈이 망막 촬영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는 화면.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닥터눈이 망막 촬영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는 화면.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심혈관위험 점수는 30점으로 저위험 군에 해당합니다.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는 5년 이내 약 1% 입니다. 이는 관상동맥석회화지수가 0인 경우와 같습니다."

지난 3일 찾은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심혈관센터. 기자가 평소 건강검진을 하듯 안저 검사를 시행하자 하자, 약 2분 만에 인공지능(AI)이 망막 내 혈관을 분석해 현재 심혈관질환위험도를 점수로 환산해 알려줬다.

이 뿐만이 아니다. 나이대별 평균 위험점수와 나의 위험도를 비교할 수 있는 수치와 향후 10년 후 예상되는 심혈관질환 위험점수까지 파악해 그래프로 보여줬다.

이는 의료 AI 업체 메디웨일이 개발한 닥터눈(Dr. Noon)이다. 닥터눈은 심혈관질환 예방 및 관리에 권장되는 심장 CT(컴퓨터단층촬영) 관상동맥석회화지수를 기반으로 국내 망막 영상 데이터 약 6만여장을 AI가 딥러닝해 망막의 구조와 혈관을 분석, 심근경색·뇌졸중·심부전·심혈관 사망 등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예측해 준다.

일반적으로 심혈관질환 진단은 경동맥초음파와 심장CT, 관상동맥CT 등 검사를 통해 관상동맥석회화지수(CACS) 등을 파악해 내리는데 이런 검사는 방사선 노출이나 많은 시간, 높은 비용 등 문제로 매번 하기엔 무리가 크다. 반면 닥터눈은 이런 복잡한 과정 없이, 안저 사진 한장으로 단 몇 분 만에 심혈관질환 위험도 파악이 가능하다.   

여요환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 AI가 안구 안쪽의 미세한 혈관 변화까지 보기 때문에 의료진이 육안으로는 확인이 불가능한 망막병증과 심혈관질환 위험도 등을 파악할 수 있다"며 "심혈관질환은 일단 발생하면 일분일초를 다투는 응급질환인데 질환이 나타나기 전에 미리 약 복용이나 생활습관 교정 등으로 관리하면 질병 뿐 아니라 합병증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50 남성 A씨도 우연히 한 닥터눈 검사로 미리 질환을 알고 예방할 수 있었던 사례다.

평소 흉통이나 호흡곤란 등 특별한 증상이 없었던 50대 후반 남성 A씨는 그동안 건강검진에서 큰 이상이 없었다고 한다. 그는 최근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종합건강검진을 통해 AI 안저검사 닥터눈을 받았다. 검사 결과 향후 5년 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다.

A씨는 이후 전문의 상담을 받고 혈액검사와 심전도, 관상동맥 CT 등 추가 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관상동맥에 동맥경화성 변화가 확인됐다. A씨는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금연 등 생활습관을 교정하고 필요한 혈압, 콜레스테롤 조절과 정기 추적관리를 시작했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과 한림대성심병원, 한림대강남성심병원은 지난해 7월부터 종합건강검진에 안저검사시 기본으로 AI 기반 안질환 및 심혈관질환 위험도 분석 솔루션인 닥터눈을 도입했다. 도입 이후 올해 8월 말 현재까지 누적 검사 건수는 모두 7165건이다.
[서울=뉴시스] 여요환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가 뉴시스 기자에게 닥터눈 AI안저검사의 검사원리와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여요환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가 뉴시스 기자에게 닥터눈 AI안저검사의 검사원리와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제공)

닥터눈은 양쪽 눈의 망막을 촬영한 안저사진을 AI가 분석해 주요 안질환 유무과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를 평가하는 검사다. 검사 과정이 비교적 간단하고 짧은 시간 안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눈을 통해 심혈관질환 위험을 살펴볼 수 있는 이유는 망막에 미세혈관이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망막혈관은 혈관의 형태와 변화를 직접 관찰할 수 있어 전신 혈관 상태를 살펴보는 데 활용될 수 있다. 닥터눈은 안저사진에 나타난 혈관의 특징을 AI로 분석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를 저위험군, 중등도위험군, 고위험군 등으로 분류한다.

특히 A씨처럼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에게서 추가적인 심혈관 평가가 필요한 위험신호를 확인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다만 닥터눈 검사에서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다고 해서 심혈관질환이 확진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전문의 상담을 통해 기저질환,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 흡연 여부, 체중, 가족력 등 기존 위험요인과 다른 검사결과를 함께 살펴본 뒤 필요한 추가검사를 결정해야 한다.
반대로 저위험군으로 확인됐다고 해서 기존에 복용하던 고혈압·고지혈증 치료제 등을 임의로 중단해서도 안 된다. AI 안저검사는 심혈관질환을 직접 확진하거나 치료 여부를 단독으로 결정하는 검사가 아니라 개인의 위험도를 평가하고 추가적인 관리가 필요한 사람을 선별하는 보조적인 검사이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의료진이 수검자의 망막을 촬영하고 있다. 촬영된 안저사진은 AI솔루션 닥터눈을 통해 심혈관질환 위험도 분석에 활용된다. (사진=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의료진이 수검자의 망막을 촬영하고 있다. 촬영된 안저사진은 AI솔루션 닥터눈을 통해 심혈관질환 위험도 분석에 활용된다. (사진=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제공)

여요환 교수는 "심혈관질환은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 본인의 위험도를 체감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평소 특별한 증상은 없지만 고혈압·당뇨·고지혈증·흡연·가족력 등 위험요인이 있거나 심혈관질환 위험이 걱정되는 사람이라면 AI 안저검사를 통해 자신의 위험도를 한 번 더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당뇨병 환자들의 경우 매년 당뇨병 합병증을 살펴보기 위해 시행하는 안저검사와 동시에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함께 추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여 교수는 "검사에서 고위험군으로 확인되면 이를 계기로 전문의 상담과 필요한 추가검사를 받아 위험요인을 조기에 관리할 수 있다"며 "다만 검사 결과는 어디까지나 위험도 평가이므로 고위험군이라고 해서 반드시 질환이 있다는 의미는 아니며, 저위험군이라고 기존 질환 관리나 약물치료를 임의로 중단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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