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크리마'·'아메리칸 드림'·'로스코' 등 잇단 내한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국립극장의 연극 '라크리마' 공연 장면. (사진=성남아트센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올 가을 세계 연극 화제작들의 내한 공연이 잇따른다.
화려한 왕실 웨딩드레스 뒤에 가려진 노동자의 눈물부터 매카시즘 광풍에 휩쓸린 할리우드 영화인들, 830만 달러에 팔린 가짜 로스코까지. 서로 다른 언어로 노동과 이념, 예술의 가치를 들여다본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국립극장 연극 '라크리마'는 다음 달 2~3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관객을 만난다. 스트라스부르 국립극장 예술감독인 극작가·연출가 캐롤린 기엘라 응우엔이 연출을 맡았다.
영국 공주의 웨딩드레스 제작이라는 가상의 사건을 통해 화려한 패션 산업 이면에 숨겨진 노동 현실을 들여다보는 작품이다.
파리의 오트 쿠튀르 하우스와 프랑스 알랑송의 레이스 공방, 인도 뭄바이의 자수 공방이 왕실의 주문을 완성하기 위해 협업한다. 촉박한 마감과 장시간 노동, 불균형한 계약 관계 속에서 노동자들이 겪는 압박을 통해 글로벌 자본주의의 모순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제목인 '라크리마'는 라틴어로 눈물을 뜻한다.
작품은 드레스 위에 수놓인 진주와 노동자들의 눈물을 중첩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이들에게 시선을 돌리며 그들의 강인함과 장인정신을 비춘다.

연극 '아메리칸 드림' 포스터. (파르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일본을 대표하는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미타니 코키의 신작 연극 '아메리칸 드림'은 다음 달 30일부터 11월 1일까지 코엑스아티움 우리은행홀 무대에 오른다.
희극의 거장인 미타니 연출은 이번 신작에서 웃음기를 거두고 할리우드의 역사적 비극을 조명한다.
극은 1940년대 후반 냉전 초기, 미국의 '적색분자 색출(매카시즘)' 광풍이 덮친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비미활동위원회에 소환된 네 명의 영화인과 조사위원들의 심리전을 다룬다. 영화인들은 동료를 밀고하고 자신의 삶을 지킬지, 일자리를 잃더라도 신념과 존엄을 지킬지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위원회가 던지는 "당신은 공산주의자입니까"라는 단 하나의 질문 앞에서 흔들리는 인물들을 특유의 속도감 넘치는 대사로 그려낸다.
미타니 연출은 "이번 작품은 희극이 아니다. 뛰어난 배우들과 함께 권력과 예술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며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연극 '로스코'. (사진=LG아트센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1세기 미술계를 뒤흔든 위작 사건을 다룬 연극 '로스코'는 11월 13일부터 15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LG 시그니처 홀에서 공연된다.
이야기는 2004년 뉴욕 노들러 갤러리에서 830만 달러에 팔린 마크 로스코의 그림 한 점이 몇 년 뒤 중국의 한 수학교사가 그린 위작으로 밝혀진 사건에서 출발한다.
진품이라고 믿었을 때 느낀 감동마저 가짜가 되어버린 순간을 통해 예술의 진정한 가치가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를 파고든다.
현대 유럽 연극계가 주목하는 폴란드 연출가 우카시 트바르코프스키가 연출을 책임진다. 연극과 영화, 설치미술 등 다양한 예술 장르를 과감하게 결합한 연출 세계를 보여온 그는 이번 무대에서도 실시간 촬영과 영상, 대규모 세트, 강렬한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활용해 시청각적 스펙터클을 펼쳐낸다.
4시간에 가까운 공연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오가며 진짜와 가짜, 원본과 복제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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