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석 90% 룰' 풀어달라는 대한항공…쟁점 된 '사정변경'

기사등록 2026/09/10 17:37:46

최종수정 2026/09/10 18:4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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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제주 공급 기준 90%→70% 완화 요청

중동 전쟁 이유로 전체 노선 면제·완화도 요구

심사관 "수요 위축 없어"…전원회의서 최종판단

[인천=뉴시스] 전신 기자 = 국제유가 상승세가 항공유 가격으로 이어지면, 이달 들어 이미 큰 폭으로 오른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다음달에도 추가로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이달 국제선 유류할증료에 총 33단계 중 21단계를 적용했다. 지난달 적용됐던 14단계보다 7단계 상승한 수준으로 3개월 만에 다시 상승 전환했다. 사진은 3일 인천국제공항 계류장. 2026.09.03. photo1006@newsis.com
[인천=뉴시스] 전신 기자 = 국제유가 상승세가 항공유 가격으로 이어지면, 이달 들어 이미 큰 폭으로 오른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다음달에도 추가로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이달 국제선 유류할증료에 총 33단계 중 21단계를 적용했다. 지난달 적용됐던 14단계보다 7단계 상승한 수준으로 3개월 만에 다시 상승 전환했다. 사진은 3일 인천국제공항 계류장. 2026.09.03.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대한항공이 지난 2022년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을 조건부로 승인받으면서 부과된 '공급좌석 90% 유지' 의무를 완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두 회사의 합병 이후 운항 좌석을 줄여 소비자의 선택권이 축소되는 것을 막기 위해 노선에 따라 최장 10년간 적용하도록 한 조치다.

공정위 심사관이 이번 요청에 대한 판단에서 핵심 쟁점은 항공사들이 내세운 여건 변화가 기존 합병 조건을 바꿀 정도의 '사정변경'에 해당하느냐다. 

공정위 심사관은 청주~제주 노선에서는 기존 의무를 바꿀 만한 새로운 사정변경이 발생하지 않았고, 전체 대상 노선에서도 중동 전쟁에 따른 뚜렷한 수요 위축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두 요청 모두 기각 의견을 냈다.

10일 공정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진에어,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5개 항공사는 최근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시정명령의 변경을 요청했으나 공정위 심사관은 이에 기각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위원회에 제출했다.

심사보고서는 최종판단을 구속하지 않는 심사관의 의견으로, 향후 전원회의에서 최종판단이 이뤄진다.

합병 뒤 좌석 줄이지 말라는 '90% 룰'

공정위는 지난 2022년 2월 두 회사의 결합으로 국내·국제선 40개 노선에서 경쟁이 제한될 우려가 있다며 구조적·행태적 시정조치를 조건으로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공식 처분은 같은 해 5월9일 이뤄졌고, 해외 경쟁당국의 심사 결과 등을 반영해 2024년 12월24일 시정조치를 변경했다.

당시 행태적 시정 조치 가운데 하나가 좌석 공급 유지 의무다. 대상 노선의 연간 공급 좌석수를 2019년의 90% 미만으로 줄이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쉽게 말해 해당 노선에서 2019년 연간 100억을 공급했다면 합병 이후에도 최소 90석은 유지해야 한다는 의마다. 두 대형 항공사의 결합으로 경쟁이 줄어든 상황에서 좌석 공급까지 감소할 경우 소비자의 선택권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다.

이 의무는 대상 노선에 따라 기업결합일부터 10년이 되는 날까지 운수권·슬롯 반납 등 구조적 조치의 이행이 완료될 때까지 적용된다.

다만 한번 정한 90% 기준을 어떤 상황에서도 유지하도록 한 것은 아니다. 시정명령에는 급격한 수요 변화를 유발하는 중대한 '사정변경'이 발생할 경우 공급좌석 유지 의무 변경을 요청할 수 있도록 예외를 뒀다. 기업결합일로부터 3년이 지난 뒤 시장 상황이 달라진 경우에도 변경을 요청할 수 있다.

결국 이번 심의에서는 항공사들이 제시한 상황 변화가 합병 당시 만들어놓은 경쟁 제한 방지 장치를 완화할 만큼 중대한 변화인지를 판단하는 것이 핵심 쟁점이 됐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조성욱 당시 공정거래위원장이 2022년 2월2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주식 63.88%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2022.02.22.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조성욱 당시 공정거래위원장이 2022년 2월2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주식 63.88%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2022.02.22. [email protected]

"청주~제주 70%면 인정해달라"…심사관은 '불가'

항공사들은 우선 청주~제주 노선의 공급좌석 유지 기준을 낮춰 달라고 요청했다. 해당 노선의 연간 공급좌석이 2019년의 70% 이상이면 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인정해 달라는 내용이다. 좌석 감축 폭을 기존 10%에서 30%로 요청한 것이다.

하지만 공정위 심사관은 시정명령이 최종 확정된 2024년 12월24일 이후 청주~제주 노선의 의무 이행을 곤란하게 할 새로운 사정변경이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공정위는 사정변경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각 항공사 내부의 상황으로 심사 단계에서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항공사 측이 제시한 내부 사정이 기존 시정명령을 바꿀 정도의 새로운 외부적 변화에 해당하는지가 관건이었지만, 심사관은 그 문턱을 넘지 못했다고 봤다.

항공사들은 청주~제주 노선과 별도로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환율 급등과 항공여객 수요 위축을 이유로 시정명령 대상 전체 노선의 올해 공급좌석 의무도 면제하거나 완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심사관은 이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봤다. 발권 내역을 토대로 올해 연간 노선별 항공여객 수요를 추정한 결과, 중동 전쟁과 유가·환율 상승에도 대상 노선 전반에서 수요가 위축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단은 심사관의 의견으로 아직 확정된 처분은 아니다. 대한항공 등은 서면 의견과 증거자료를 제출하고 전원회의에서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이후 전원회의 심의를 거쳐 변경 요청의 기각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대한항공 측은 "심사보고서 수령 후 대응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향후 시정조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3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국회(정기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6.09.03.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3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국회(정기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6.09.0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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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석 90% 룰' 풀어달라는 대한항공…쟁점 된 '사정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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