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대신 성북·중랑·노원…서울 집값 상승축 '중저가'로 이동

기사등록 2026/09/10 06:00:00

구글에서 선호하는 매체로 추가

강남·서초 하락에도 성북·중랑 등 외곽은 상승세 뚜렷

전셋값 오르는데 매물은 급감…실수요자 매매로 전환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27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넷째 주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9% 상승했지만 강남구(-0.11%)와 서초구(-0.05%)는 3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반면 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서울 외곽 지역과 삼성전자 사업장이 몰린 경기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값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사진은 이날 서울시내 아파트 모습. 2026.08.27.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27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넷째 주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9% 상승했지만 강남구(-0.11%)와 서초구(-0.05%)는 3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반면 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서울 외곽 지역과 삼성전자 사업장이 몰린 경기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값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사진은 이날 서울시내 아파트 모습. 2026.08.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서울 동작구에서 전세로 거주하는 맞벌이 신혼부부 최모(34)씨는 최근 주택 매수를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원래 기존 전셋집에서 계속 살 생각이었지만 집주인이 직접 입주하겠다고 통보하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새 전셋집을 알아봤지만 매물은 손에 꼽을 정도였고, 그나마 나온 집도 예상했던 예산을 크게 웃돌았다.

처음에는 회사가 있는 동작구 안에서 집을 구하려 했지만 여의치 않자 강북권까지 눈을 넓혔다. 하지만 지역을 넓혀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전세 매물을 구하는 데 시간과 비용을 들이느니 대출을 받아 아예 집을 마련하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최씨는 "전세를 구하려고 계속 돌아다니는 것보다 대출을 조금 더 받아 서울 외곽이나 경기도에 집을 사는 게 나은지 고민하고 있다"며 "금리가 올라가는 상황까지 감안해 매달 부담해야 할 원리금을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중저가 아파트를 찾는 수요가 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매가격 상승세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전·월세 가격 상승과 서울 집값에 대한 부담이 동시에 커지면서 실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자금 부담이 덜한 중저가 아파트 매수에 나서고 있어서다.

게다가 정부의 세제 개편안 발표 이후 보유세 부담과 실거주 요건 등이 강화되면서 고가 주택의 진입장벽이 높아지자, 성북·중랑·노원·구로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지역으로 실수요자들이 눈을 돌리고 있다.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단지가 많은 성북·중랑·노원 등 서울 외곽 지역이 서울 평균을 웃도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4주 연속 하락한 강남구와 서초구 등 강남권과는 정반대 흐름이다.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권의 상승세가 주춤한 사이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외곽 지역으로 수요가 옮겨가면서 서울 집값의 ‘키 맞추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2월 첫째 주 상승 전환한 이후 올해 8월 다섯째 주까지 82주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다섯째 주(8월 31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2% 올랐다.

지역별로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권과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외곽 지역의 온도 차가 뚜렷했다. 세제 개편안에 따른 보유세 부담 등이 커진 강남·서초구는 4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강남구는 0.41% 떨어지며 전주(-0.11%)보다 낙폭이 0.30%p 확대됐다. 압구정·대치동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하락한 영향이다. 서초구도 반포·잠원동을 중심으로 0.23% 내려 전주(-0.05%)보다 하락폭이 0.18%p 커졌다. 강남3구 가운데 송파구는 0.01% 오르는 데 그쳤다. 전주보다 상승폭이 0.08%p 줄어 사실상 보합권에 머물렀다.

반면 중저가 아파트가 상대적으로 많은 서울 외곽 지역은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성북구가 0.54%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중랑구(0.52%), 노원구(0.50%), 강북구(0.45%), 강서구(0.45%), 관악구(0.43%), 동대문구(0.42%), 구로구(0.41%) 등도 서울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일부 재건축 추진 단지 등의 하향 조정 매물에서 하락 거래가 나타났으나 수요가 높은 중소형 규모 및 역세권, 대단지 중심으로 상승 계약이 체결되며 서울 전체적으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16억원을 넘어섰다. KB부동산이 발표한 8월 전국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6억739만원으로 집계됐다. 강남 11개구 평균 매매가격은 19억9016만원으로 20억원에 육박했고, 강북 14개구는 10억167만원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가운데 위치한 중위가격은 12억9167만원으로 나타났다.

외곽 지역 일부 단지에서는 신고가 경신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 전용면적 84㎡는 지난 13일 9억23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지난 1일 체결된 직전 거래가 8억6500만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열흘 남짓 만에 5800만원 오른 것이다.

성북구 삼선동 '창경궁 롯데캐슬 시그니처' 전용면적 84㎡도 지난 14일 16억779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3월 거래가격인 13억3003만원과 비교하면 약 3억5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전세난이 심해지고 공급 부족 우려까지 커지면서 서울 외곽의 집값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셋값이 오르는 데다 전세 매물까지 줄어들면서 임차시장에 머물던 실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덜한 외곽 아파트 매매시장으로 이동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전세시장 불안에 세제 개편까지 겹치면서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실수요자의 매수 전환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전세 매물이 부족하고 전셋값까지 오르면서 전세를 고집하기보다 매매로 갈아타려는 실수요자가 늘고 있다"며 "서울 핵심 지역은 집값 자체가 높아 접근하기 어려운 만큼 상대적으로 진입 부담이 낮은 외곽으로 수요가 번지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박 위원은 "실거주 목적의 중저가 주택은 고가 주택에 비해 세 부담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설계돼 있다"며 "전세난과 세제 변화가 맞물리면서 외곽 지역의 실수요 중심 매수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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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대신 성북·중랑·노원…서울 집값 상승축 '중저가'로 이동

기사등록 2026/09/10 06: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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