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솔로 정규 2집 '도그마(Dogma)' 발표한 김심야 인터뷰
"앨범 제목과는 정반대의 방식으로 많은 의견 수렴"
"랩 스킬 과시 피하고 전체 사운드의 한 요소로 스며들게"
'부다 머신'서 착안한 피지컬 음반·박찬경 연출의 26분 뮤비 눈길
![[서울=뉴시스] 김심야. (사진 = 비스츠앤네이티브스(BANA·바나) 제공) 2026.09.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9/10/NISI20260910_0002235035_web.jpg?rnd=20260910052143)
[서울=뉴시스] 김심야. (사진 = 비스츠앤네이티브스(BANA·바나) 제공) 2026.09.0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두려움을 들키지 않으려 가장 사납게 짖던 개는, 마침내 자기 안의 공포를 응시하면서 비로소 맹목의 굴레를 벗어났다. 래퍼 김심야가 정규 1집 '도그(DOG)' 이후 6년 만에 발표한 두 번째 솔로 정규 앨범 '도그마(Dogma)'는, 그 제목이 풍기는 완고한 교리와는 정반대의 궤적에서 태어난 역설의 기록이다. 지난 10여 년간 한국 힙합 신의 휘발성 유행과 매스미디어의 단기적 소비에 타협하지 않고 홀로 날카로운 언어를 벼려왔던 그가, 이번에는 자신을 지탱하던 맹목의 최면을 거두고 타인과 세계를 향해 문을 열어젖혔다.
김심야는 2016년 프로듀서 프랭크(박진수)와 결성한 힙합 듀오 '엑스엑스엑스(XXX)'로 힙합 신에 획을 그었다. 과거의 그가 신을 향한 분노와 인정 투쟁이라는 단단한 '도그마'에 갇혀 질주하던 경주마였다면, 이번 신보는 그 도그마를 해체하며 얻어낸 내면의 해방에 가깝다. 소집 해제 이후 마주한 삶의 전환기 속에서 그는 자신의 나약함과 두려움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무서운 개가 크게 짖는다'는 뼈아픈 자각은 비대한 에고를 비워내는 계기가 됐고, 이는 곧 타자의 목소리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태도로 이어졌다. 고교 시절부터 호흡을 맞춘 크루 '사운드 서플라이 서비스(Sound Supply Service)'에게 전곡 프로듀싱을 맡기고, 10년을 함께한 레이블 비스츠앤네이티브스(BANA·바나)와 주변 동료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며 완성한 작업 방식은 앨범 타이틀과는 가장 먼, 그러나 가장 성숙한 형태의 협업이었다.
형식 미학에서도 관습적 틀을 전방위로 흔든다. 명상 음악 플레이어인 '부다 머신'에서 착안해 트랙을 건너뛸 수 없도록 설계한 소형 스피커 일체형 피지컬 음반(4500장 한정)은 음악을 단순한 디지털 파일이 아닌 하나의 사유적 오브제로 환원시킨다. 스트리밍 음원과 물리적 매체의 수록곡 구성을 다르게 직조해 청각적 경험의 결을 분리하고, 미술가이자 영화감독인 박찬경과의 협업을 통해 26분 분량의 장편 비주얼 작업을 축조해 낸 시도는 대중음악의 영토를 현대미술의 영역까지 확장한다.
앨범엔 일렉트로닉 요소가 도드라지는 '미 라이프 & 나싱 엘스(Me Life & Nothing Else)', 디스토션과 박진감 넘치는 비트, 유려한 김심야의 랩이 긴장감을 형성하는 '잇츠 댓(It's That)', 곡 초반 칩멍크 솔의 요소를 도입한 얼터너티브 힙합 풍의 '킵 카운팅' 등 10개 트랙이 실렸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음악적 태도의 전회다. 석가모니의 사상과 맞닿은 '반복'의 구조 속에서 김심야의 랩은 더 이상 홀로 도드라지는 주인공을 자처하지 않는다. 강렬한 에너지와 디스토션의 질감은 유지하되 염세적 독설을 덜어내고, 자신의 목소리를 트랙의 한 요소로 겸허히 스며들게 만든다. 기교의 과시를 내려놓고 사운드 전체와 일체화되는 순간, 그의 언어는 일방적인 도발을 넘어 청자와의 유기적인 대화로 진화한다.
신을 탓하던 조급증을 내려놓고 자기 몫의 작업을 묵묵히 빚어내는 장인의 태도, 그리고 에고의 소멸을 통해 도달한 평온. 가장 닫힌 이름인 '도그마'를 내걸고 가장 열린 방식으로 세상과 조우한 김심야의 내면 풍경을 들여다봤다. 다음은 최근 서울 종로구에서 만난 그와 나눈 일문일답.
-많은 분들이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6년 동안 숙성되고 무르익어야 했던 시간의 이유가 있었을까요?
"아무래도 소집 해제를 하고 제 자신을 다시 재정의하는 시간이 꽤 오래 걸렸던 것 같습니다. 그 시간을 보낼 때는 인지하지 못했지만, 그동안 굉장히 혼란스러웠습니다. '음악을 계속해야 하는 것인가, 아니면 이제는 다른 업을 찾아야 하는 것인가'부터 시작해서, 그때 또 현재 아내인 여자친구와의 관계도 엄청 열심히 노력하며 제 자신을 변화시켜 가면서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었어서 그런 시간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그런 부분들이 정리가 되면서 앨범 작업도 자연스럽게 이어진 건가요?
"확실히 '도그마(Dogma)'라는 앨범 제목을 지은 순간부터 앨범이 마무리되는 순간까지도 사실은 어떤 변화의 과정 속이었던 것 같습니다. '도그마'라는 제목을 지었을 때와 현재도 제가 느끼기에 조금 다른 부분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곳에 도착했다는 생각보다는, 결국 죽을 때까지 계속해서 변화하는 과정이지 않을까, 그렇다면 이런 순간들은 사실 그냥 어떤 순간에 불과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앨범은 어느 순간을 기록하는 작업이었을 텐데요. 앨범 작업을 끝마치고 지금도 계속 변화해 가실 텐데, 그렇다면 앨범이라는 기록물은 일종의 변화들의 매듭으로 봐도 될까요?
"그런 것 같습니다. 그 순간순간들의 집약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은 게, 가사들 중에 사실 엄청 옛날에 썼던 가사들도 있고, 옛날에 완성된 곡이었는데 다시 가져와서 만진 것들도 있어서 '현재의 나'를 100% 표현한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김심야는 2016년 프로듀서 프랭크(박진수)와 결성한 힙합 듀오 '엑스엑스엑스(XXX)'로 힙합 신에 획을 그었다. 과거의 그가 신을 향한 분노와 인정 투쟁이라는 단단한 '도그마'에 갇혀 질주하던 경주마였다면, 이번 신보는 그 도그마를 해체하며 얻어낸 내면의 해방에 가깝다. 소집 해제 이후 마주한 삶의 전환기 속에서 그는 자신의 나약함과 두려움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무서운 개가 크게 짖는다'는 뼈아픈 자각은 비대한 에고를 비워내는 계기가 됐고, 이는 곧 타자의 목소리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태도로 이어졌다. 고교 시절부터 호흡을 맞춘 크루 '사운드 서플라이 서비스(Sound Supply Service)'에게 전곡 프로듀싱을 맡기고, 10년을 함께한 레이블 비스츠앤네이티브스(BANA·바나)와 주변 동료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며 완성한 작업 방식은 앨범 타이틀과는 가장 먼, 그러나 가장 성숙한 형태의 협업이었다.
형식 미학에서도 관습적 틀을 전방위로 흔든다. 명상 음악 플레이어인 '부다 머신'에서 착안해 트랙을 건너뛸 수 없도록 설계한 소형 스피커 일체형 피지컬 음반(4500장 한정)은 음악을 단순한 디지털 파일이 아닌 하나의 사유적 오브제로 환원시킨다. 스트리밍 음원과 물리적 매체의 수록곡 구성을 다르게 직조해 청각적 경험의 결을 분리하고, 미술가이자 영화감독인 박찬경과의 협업을 통해 26분 분량의 장편 비주얼 작업을 축조해 낸 시도는 대중음악의 영토를 현대미술의 영역까지 확장한다.
앨범엔 일렉트로닉 요소가 도드라지는 '미 라이프 & 나싱 엘스(Me Life & Nothing Else)', 디스토션과 박진감 넘치는 비트, 유려한 김심야의 랩이 긴장감을 형성하는 '잇츠 댓(It's That)', 곡 초반 칩멍크 솔의 요소를 도입한 얼터너티브 힙합 풍의 '킵 카운팅' 등 10개 트랙이 실렸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음악적 태도의 전회다. 석가모니의 사상과 맞닿은 '반복'의 구조 속에서 김심야의 랩은 더 이상 홀로 도드라지는 주인공을 자처하지 않는다. 강렬한 에너지와 디스토션의 질감은 유지하되 염세적 독설을 덜어내고, 자신의 목소리를 트랙의 한 요소로 겸허히 스며들게 만든다. 기교의 과시를 내려놓고 사운드 전체와 일체화되는 순간, 그의 언어는 일방적인 도발을 넘어 청자와의 유기적인 대화로 진화한다.
신을 탓하던 조급증을 내려놓고 자기 몫의 작업을 묵묵히 빚어내는 장인의 태도, 그리고 에고의 소멸을 통해 도달한 평온. 가장 닫힌 이름인 '도그마'를 내걸고 가장 열린 방식으로 세상과 조우한 김심야의 내면 풍경을 들여다봤다. 다음은 최근 서울 종로구에서 만난 그와 나눈 일문일답.
-많은 분들이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6년 동안 숙성되고 무르익어야 했던 시간의 이유가 있었을까요?
"아무래도 소집 해제를 하고 제 자신을 다시 재정의하는 시간이 꽤 오래 걸렸던 것 같습니다. 그 시간을 보낼 때는 인지하지 못했지만, 그동안 굉장히 혼란스러웠습니다. '음악을 계속해야 하는 것인가, 아니면 이제는 다른 업을 찾아야 하는 것인가'부터 시작해서, 그때 또 현재 아내인 여자친구와의 관계도 엄청 열심히 노력하며 제 자신을 변화시켜 가면서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었어서 그런 시간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그런 부분들이 정리가 되면서 앨범 작업도 자연스럽게 이어진 건가요?
"확실히 '도그마(Dogma)'라는 앨범 제목을 지은 순간부터 앨범이 마무리되는 순간까지도 사실은 어떤 변화의 과정 속이었던 것 같습니다. '도그마'라는 제목을 지었을 때와 현재도 제가 느끼기에 조금 다른 부분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곳에 도착했다는 생각보다는, 결국 죽을 때까지 계속해서 변화하는 과정이지 않을까, 그렇다면 이런 순간들은 사실 그냥 어떤 순간에 불과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앨범은 어느 순간을 기록하는 작업이었을 텐데요. 앨범 작업을 끝마치고 지금도 계속 변화해 가실 텐데, 그렇다면 앨범이라는 기록물은 일종의 변화들의 매듭으로 봐도 될까요?
"그런 것 같습니다. 그 순간순간들의 집약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은 게, 가사들 중에 사실 엄청 옛날에 썼던 가사들도 있고, 옛날에 완성된 곡이었는데 다시 가져와서 만진 것들도 있어서 '현재의 나'를 100% 표현한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서울=뉴시스] 김심야 '도그마'. (사진 = 비스츠앤네이티브스 제공) 2026.08.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8/29/NISI20260829_0002224635_web.jpg?rnd=20260829075819)
[서울=뉴시스] 김심야 '도그마'. (사진 = 비스츠앤네이티브스 제공) 2026.08.2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과거의 심야 씨와 지금의 심야 씨는 다른데, 앨범에는 과거의 모습도 함께 수렴돼 있으니 '이 순간의 심야 씨'라기보다는 '이 순간에 집약된 심야 씨'로 보는 게 맞겠네요. 그리고 타이틀 '도그마'가 심야 씨와 어울리면서도 안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자유로운 래퍼는 어떤 신조나 교리와는 거리가 먼 사람 같지만, 또 따지고 보면 그런 교리와 먼 사람은 자기 신념이 분명하거든요. 역설적이면서도 깊이 들여다보면 잘 어울린다고 느꼈는데, 그 제목을 짓게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제 기억에는 어쩌다가 마주친 단어였습니다. 어디선가 '도그마'라는 단어를 마주쳤는데, 정규 1집 제목이 '도그(DOG)'였으니 바로 이어지는 게 재미있더라고요. '도그', 그 다음이 '도그마'. 그래서 그 단어에 확 끌려서 뜻을 찾아보고 조사하면서 '아, 이건가 보다' 했던 것 같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제가 어떻게든 '나는 누구인가'를 확립하고 싶었던 단계에 있었습니다."
-'도그마'를 지었을 당시에요?
"네. '도그마'의 의미가 어쨌든 독단적인 본인의 신념이나 고집 같은 것이잖아요. 그래서 어느 정도는 그것을 바라며 지은 것 같기도 하고, 독단적인 인간이기도 하지만 또 어떻게 보면 그렇게 독단적이지 않은 것 같다 보니 '독단적이고 싶다'는 바람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느 정도는 되게 혼란스러운 시기였습니다."
-그게 정확히 어느 시기였나요?
"아마 2022년이나 2023년쯤이었을 것 같습니다."
-'도그마'에 대해 고민해 본 시간이 꽤 길었네요. 독단적인 인간이면서도 독단적이지 않은 인간, 독단적이기를 바랐던 심리 상태에서 오는 혼란스러움이 있었을 텐데요. 그때의 혼란스러움과 지금의 혼란스러움 사이에서, 앨범 발매를 기점으로 달라진 감정의 질감이 있나요?
"확실히 체감되는 부분은 좀 더 현재 상태를 흡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회복무요원을 시작하기 전, 그러니까 데뷔부터 대체 복무를 들어가기 전까지는 사실 저한테 벌어지는 상황들을 관찰하면서 왔다기보다는, 오로지 맹목적으로 하나의 목표를 두고 '거기에 도달할 때까지 멈추지 않겠어' 하면서 경주마처럼 달려왔습니다. 그렇다 보니 그때의 추억이나 좋았던 기억들을 떠올려보라고 하면 너무 아쉽게도 기억나는 게 몇 개 없습니다. 분명히 좋은 날들이 많았을 텐데도요. 그런 상태에서 제 음악에 대한 피드백이나 반응, 결과들을 항상 굉장히 분노에 가득 찬 시선으로 바라봤던 것 같습니다. 긍정적인 반응들은 눈에 보이지도 않고 부정적인 것만 보이며 '왜 안 되지?' 이런 것에만 엄청 집중돼 있었습니다. 그게 제 안의 화를 더 불지피는 악순환이었다는 것을 이제는 조금 볼 수 있게 된 거죠. 그때 당시에는 보지 못했지만요."
-좀 더 객관적으로 보게 된 것이군요.
"네, 좀 더요. 그런데 그 차이가 확실히 있어서, 지금 활동을 다시 시작하려고 하니 꽤나 두려움도 있더라고요. 원래는 사실 두려움을 잘 못 느꼈거든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니까요.
"제 기억에는 어쩌다가 마주친 단어였습니다. 어디선가 '도그마'라는 단어를 마주쳤는데, 정규 1집 제목이 '도그(DOG)'였으니 바로 이어지는 게 재미있더라고요. '도그', 그 다음이 '도그마'. 그래서 그 단어에 확 끌려서 뜻을 찾아보고 조사하면서 '아, 이건가 보다' 했던 것 같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제가 어떻게든 '나는 누구인가'를 확립하고 싶었던 단계에 있었습니다."
-'도그마'를 지었을 당시에요?
"네. '도그마'의 의미가 어쨌든 독단적인 본인의 신념이나 고집 같은 것이잖아요. 그래서 어느 정도는 그것을 바라며 지은 것 같기도 하고, 독단적인 인간이기도 하지만 또 어떻게 보면 그렇게 독단적이지 않은 것 같다 보니 '독단적이고 싶다'는 바람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느 정도는 되게 혼란스러운 시기였습니다."
-그게 정확히 어느 시기였나요?
"아마 2022년이나 2023년쯤이었을 것 같습니다."
-'도그마'에 대해 고민해 본 시간이 꽤 길었네요. 독단적인 인간이면서도 독단적이지 않은 인간, 독단적이기를 바랐던 심리 상태에서 오는 혼란스러움이 있었을 텐데요. 그때의 혼란스러움과 지금의 혼란스러움 사이에서, 앨범 발매를 기점으로 달라진 감정의 질감이 있나요?
"확실히 체감되는 부분은 좀 더 현재 상태를 흡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회복무요원을 시작하기 전, 그러니까 데뷔부터 대체 복무를 들어가기 전까지는 사실 저한테 벌어지는 상황들을 관찰하면서 왔다기보다는, 오로지 맹목적으로 하나의 목표를 두고 '거기에 도달할 때까지 멈추지 않겠어' 하면서 경주마처럼 달려왔습니다. 그렇다 보니 그때의 추억이나 좋았던 기억들을 떠올려보라고 하면 너무 아쉽게도 기억나는 게 몇 개 없습니다. 분명히 좋은 날들이 많았을 텐데도요. 그런 상태에서 제 음악에 대한 피드백이나 반응, 결과들을 항상 굉장히 분노에 가득 찬 시선으로 바라봤던 것 같습니다. 긍정적인 반응들은 눈에 보이지도 않고 부정적인 것만 보이며 '왜 안 되지?' 이런 것에만 엄청 집중돼 있었습니다. 그게 제 안의 화를 더 불지피는 악순환이었다는 것을 이제는 조금 볼 수 있게 된 거죠. 그때 당시에는 보지 못했지만요."
-좀 더 객관적으로 보게 된 것이군요.
"네, 좀 더요. 그런데 그 차이가 확실히 있어서, 지금 활동을 다시 시작하려고 하니 꽤나 두려움도 있더라고요. 원래는 사실 두려움을 잘 못 느꼈거든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니까요.
![[서울=뉴시스] 김심야 '도그마' 뮤비. (사진 = 비스츠앤네이티브스(BANA·바나) 제공) 2026.09.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9/10/NISI20260910_0002235036_web.jpg?rnd=20260910052214)
[서울=뉴시스] 김심야 '도그마' 뮤비. (사진 = 비스츠앤네이티브스(BANA·바나) 제공) 2026.09.0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런 것 같습니다. 분명히 과거에도 있었을 텐데 그때는 좋든 나쁘든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좋은 의미라고 봅니다. 두려움이 느껴진다는 것도 인간의 입장에서는 다양한 감정들을 자연스럽게 느끼는 과정이니까요."
-이전에는 목표 지향이라는 확실한 '도그마'가 있었는데, 그 시기를 지나며 두려움도 느끼고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되면서 역설적으로 '도그마'라는 주제와 정면으로 마주하게 된 것이 아닐까 합니다.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럴 수 있는 것 같아요."
-사운드 서플라이 서비스(Sound Supply_Service)와 작업을 하셨는데, 어떤 부분에서 이 팀이 이번 음반의 사운드나 전달하려는 메시지의 질감과 맞는다고 보셨나요?
"사운드 서플라이 서비스는 고등학생 때부터 친구들이고 같이 음악을 해오다가 (최)종빈이라는 친구가 설립한 회사입니다. 항상 같이 음악을 해오던 친구들 덕분에 자연스럽게 다른 방향성을 찾아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그들이 앞서 나아가면 옆에서 지켜보면서 '나는 저 상황에서 어떤 것들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죠. 앨범을 만들 때 항상 그 친구들과 작업해 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자연스럽게 함께하게 됐는데, 앨범 제목인 '도그마'와는 정반대로 제가 작업한 것 중 가장 타인의 의견에 열려 있었습니다. 앨범 제목과는 정반대의 방식으로 많은 의견을 수렴하고 물어보며 작업했습니다."
-'도그마'라는 타이틀 자체가 일종의 맥거핀 같은 역할을 하네요. 진짜 도그마에 휩싸였던 것은 과거였고, 오히려 거기서 벗어나 객관화할 수 있을 때 '도그마'를 다루며 작업 방식은 타인과의 소통으로 열려 있었으니까요. 어쩌면 도그마라는 것은 오만보다는 두려움 때문에 만드는 일종의 알리바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과거에 맹목적으로 달렸던 것도 음악 신에서 인정받을 수 있을지, 잃어버리진 않을지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을 텐데, 그 알리바이가 걷히며 도그마를 직시하게 된 것 아닌가 합니다.
"확실히 그런 것 같습니다. 어렸을 때를 생각해보면 그때는 두려움 없이 달렸다고 생각했는데, 되돌아보면 '무서운 개가 크게 짖는다'는 말처럼 나 자신까지 속여가면서 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나는 다 괜찮고 최고다'라는 최면을 강력하게 걸었던 거죠. 쌓여가는 커리어나 명예를 잃고 싶지 않은 두려움이 꽤 컸던 것 같습니다. 그 두려움을 감추기 위해 '나는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아무도 나에게 영향을 줄 수 없다'고 반응했던 작용이었습니다."
-이전 심야 씨의 랩이 최면에 걸린 듯한 주술적인 느낌이었다면, 이번에는 사운드와 맞물리는 질감이 다르게 다가옵니다. 일방적으로 홀린다기보다 청자와 상호작용하는 느낌이 있고 여유가 느껴지는데요. 스스로 체감하는 기술적·태도적 질감의 변화가 있었나요?
"확실히 목표 중 하나는 '너무 부정적인 것을 하고 싶지 않다'는 점이었습니다. 사실 부정적인 에너지라는 게 마냥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방식으로 사용되느냐의 문제인데, 강력한 에너지는 가져가되 너무 염세적이거나 부정적인 내용은 담지 않으려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앨범에서 연구하고 싶었던 것은 디스토션 계열이었습니다. 마스터링을 거치면서 밸런스가 잘 잡혔습니다. 디스토션 계열이나 컴프레션을 강하게 잡는 방식이 과거에 쾌감을 위해 부정적인 가사를 뱉었을 때 느끼던 감각과 비슷하거든요."
-앨범 제작을 하며 회사인 바나(BANA)와도 많은 의견 교환이 있었는지요.
"앨범 제목인 '도그마'와는 완전히 상반된 방식이지만, 이번 작업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그냥 믿고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마스터링, 앨범 커버, 프로모션 방식, 비주얼 등 모든 부분에서요. '김심야'라는 존재를 저 자신과 완전히 동일시하지 않고, 저와 회사가 함께 만든 하나의 작품이라고 생각하면 결국 더 발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팀워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대로만 하는 것은 발전의 기회를 없애는 것이기도 합니다. 회사와 거의 10년을 함께했으니 신뢰가 쌓였고, 서로를 믿고 가보는 작업이 훨씬 재미있었습니다."
-이전에는 목표 지향이라는 확실한 '도그마'가 있었는데, 그 시기를 지나며 두려움도 느끼고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되면서 역설적으로 '도그마'라는 주제와 정면으로 마주하게 된 것이 아닐까 합니다.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럴 수 있는 것 같아요."
-사운드 서플라이 서비스(Sound Supply_Service)와 작업을 하셨는데, 어떤 부분에서 이 팀이 이번 음반의 사운드나 전달하려는 메시지의 질감과 맞는다고 보셨나요?
"사운드 서플라이 서비스는 고등학생 때부터 친구들이고 같이 음악을 해오다가 (최)종빈이라는 친구가 설립한 회사입니다. 항상 같이 음악을 해오던 친구들 덕분에 자연스럽게 다른 방향성을 찾아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그들이 앞서 나아가면 옆에서 지켜보면서 '나는 저 상황에서 어떤 것들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죠. 앨범을 만들 때 항상 그 친구들과 작업해 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자연스럽게 함께하게 됐는데, 앨범 제목인 '도그마'와는 정반대로 제가 작업한 것 중 가장 타인의 의견에 열려 있었습니다. 앨범 제목과는 정반대의 방식으로 많은 의견을 수렴하고 물어보며 작업했습니다."
-'도그마'라는 타이틀 자체가 일종의 맥거핀 같은 역할을 하네요. 진짜 도그마에 휩싸였던 것은 과거였고, 오히려 거기서 벗어나 객관화할 수 있을 때 '도그마'를 다루며 작업 방식은 타인과의 소통으로 열려 있었으니까요. 어쩌면 도그마라는 것은 오만보다는 두려움 때문에 만드는 일종의 알리바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과거에 맹목적으로 달렸던 것도 음악 신에서 인정받을 수 있을지, 잃어버리진 않을지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을 텐데, 그 알리바이가 걷히며 도그마를 직시하게 된 것 아닌가 합니다.
"확실히 그런 것 같습니다. 어렸을 때를 생각해보면 그때는 두려움 없이 달렸다고 생각했는데, 되돌아보면 '무서운 개가 크게 짖는다'는 말처럼 나 자신까지 속여가면서 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나는 다 괜찮고 최고다'라는 최면을 강력하게 걸었던 거죠. 쌓여가는 커리어나 명예를 잃고 싶지 않은 두려움이 꽤 컸던 것 같습니다. 그 두려움을 감추기 위해 '나는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아무도 나에게 영향을 줄 수 없다'고 반응했던 작용이었습니다."
-이전 심야 씨의 랩이 최면에 걸린 듯한 주술적인 느낌이었다면, 이번에는 사운드와 맞물리는 질감이 다르게 다가옵니다. 일방적으로 홀린다기보다 청자와 상호작용하는 느낌이 있고 여유가 느껴지는데요. 스스로 체감하는 기술적·태도적 질감의 변화가 있었나요?
"확실히 목표 중 하나는 '너무 부정적인 것을 하고 싶지 않다'는 점이었습니다. 사실 부정적인 에너지라는 게 마냥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방식으로 사용되느냐의 문제인데, 강력한 에너지는 가져가되 너무 염세적이거나 부정적인 내용은 담지 않으려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앨범에서 연구하고 싶었던 것은 디스토션 계열이었습니다. 마스터링을 거치면서 밸런스가 잘 잡혔습니다. 디스토션 계열이나 컴프레션을 강하게 잡는 방식이 과거에 쾌감을 위해 부정적인 가사를 뱉었을 때 느끼던 감각과 비슷하거든요."
-앨범 제작을 하며 회사인 바나(BANA)와도 많은 의견 교환이 있었는지요.
"앨범 제목인 '도그마'와는 완전히 상반된 방식이지만, 이번 작업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그냥 믿고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마스터링, 앨범 커버, 프로모션 방식, 비주얼 등 모든 부분에서요. '김심야'라는 존재를 저 자신과 완전히 동일시하지 않고, 저와 회사가 함께 만든 하나의 작품이라고 생각하면 결국 더 발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팀워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대로만 하는 것은 발전의 기회를 없애는 것이기도 합니다. 회사와 거의 10년을 함께했으니 신뢰가 쌓였고, 서로를 믿고 가보는 작업이 훨씬 재미있었습니다."
![[서울=뉴시스] 김심야. (사진 = 비스츠앤네이티브스(BANA·바나) 제공) 2026.09.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9/10/NISI20260910_0002235034_web.jpg?rnd=20260910052115)
[서울=뉴시스] 김심야. (사진 = 비스츠앤네이티브스(BANA·바나) 제공) 2026.09.0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박찬경 감독과의 비주얼 협업도 그 연장선인가요?
"회사에서 박찬경 작가님과 작업해 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해 주셨습니다. 이번 앨범 내용의 핵심에 석가모니의 사상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너무 좋은 합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회사에서 저의 생각을 이미 다 파악하고 제안해 준 것이니 전적으로 신뢰할 수 있었습니다."
-도그마가 닫힌 독백이라면 이번 앨범은 대화를 통해 완성됐네요. 트랙리스트를 구성할 때도 의견 조율이 많았나요?
"같이 만든 친구들과 회사 분들의 의견을 전부 모았습니다. 한자리에 모여 회의를 하기보다는 오고 가며 서로의 리스트에 피드백을 주고받으면서 작업했습니다."
-피지컬 음반의 형태도 독특합니다. 일반적인 CD가 아닌 소형 플레이어 형태인데, 이 아이디어는 어떻게 출발했나요?
"어느 날 회사에서 '이거 어때?' 하면서 보여주셨는데 너무 괜찮았습니다. 베이스가 된 기기가 소위 '부다 머신(Buddha Machine)'이라고 부르는 명상 음악 플레이어였습니다. 제가 명상과 불교 철학에 깊이 꽂혀 있던 데다, 그 기기는 트랙을 건너뛸 수도 없습니다. 한 곡이 통으로 나오는 방식인데, '이 안에 스킵할 수 없는 앨범이 통째로 들어가 있으면 정말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진행하게 됐습니다."
-피지컬 음반의 트랙 구성도 그 호흡에 맞춰져 있나요?
"디지털 음원 버전과는 수록곡 구성이 다릅니다. 훨씬 더 '반복'이라는 주제에 가까운 트랙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반복을 통해 해방을 얻는 구조처럼 느껴집니다. 가둠으로써 자유를 찾는 역설인가요?
"그렇게 거창하게 포장하면 멋있겠지만 사실 사운드적인 접근이었습니다. 무의식적으로는 그랬다고 말하고 싶네요."
-과거 한 인터뷰에서 '도그(DOG)' 같은 음악이 대중음악이 됐으면 좋겠다고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대중음악의 다양성과 기준을 넓히려는 태도는 여전하신가요?
"회사에서 박찬경 작가님과 작업해 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해 주셨습니다. 이번 앨범 내용의 핵심에 석가모니의 사상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너무 좋은 합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회사에서 저의 생각을 이미 다 파악하고 제안해 준 것이니 전적으로 신뢰할 수 있었습니다."
-도그마가 닫힌 독백이라면 이번 앨범은 대화를 통해 완성됐네요. 트랙리스트를 구성할 때도 의견 조율이 많았나요?
"같이 만든 친구들과 회사 분들의 의견을 전부 모았습니다. 한자리에 모여 회의를 하기보다는 오고 가며 서로의 리스트에 피드백을 주고받으면서 작업했습니다."
-피지컬 음반의 형태도 독특합니다. 일반적인 CD가 아닌 소형 플레이어 형태인데, 이 아이디어는 어떻게 출발했나요?
"어느 날 회사에서 '이거 어때?' 하면서 보여주셨는데 너무 괜찮았습니다. 베이스가 된 기기가 소위 '부다 머신(Buddha Machine)'이라고 부르는 명상 음악 플레이어였습니다. 제가 명상과 불교 철학에 깊이 꽂혀 있던 데다, 그 기기는 트랙을 건너뛸 수도 없습니다. 한 곡이 통으로 나오는 방식인데, '이 안에 스킵할 수 없는 앨범이 통째로 들어가 있으면 정말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진행하게 됐습니다."
-피지컬 음반의 트랙 구성도 그 호흡에 맞춰져 있나요?
"디지털 음원 버전과는 수록곡 구성이 다릅니다. 훨씬 더 '반복'이라는 주제에 가까운 트랙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반복을 통해 해방을 얻는 구조처럼 느껴집니다. 가둠으로써 자유를 찾는 역설인가요?
"그렇게 거창하게 포장하면 멋있겠지만 사실 사운드적인 접근이었습니다. 무의식적으로는 그랬다고 말하고 싶네요."
-과거 한 인터뷰에서 '도그(DOG)' 같은 음악이 대중음악이 됐으면 좋겠다고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대중음악의 다양성과 기준을 넓히려는 태도는 여전하신가요?
![[서울=뉴시스] 김심야. (사진 = 비스츠앤네이티브스(BANA·바나) 제공) 2026.09.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9/09/NISI20260909_0002234977_web.jpg?rnd=20260909182629)
[서울=뉴시스] 김심야. (사진 = 비스츠앤네이티브스(BANA·바나) 제공) 2026.09.0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어떤 작업을 하든 너무 예술성으로만 치우치는 것은 선호하지 않습니다. 항상 예술성과 대중성 그 사이의 접점을 목표로 작업합니다."
-힙합 고유의 날 것의 분노와 고도의 정제된 장인정신 사이의 균형은 어떻게 잡으시나요? 작업 방식과 아티스트로서의 태도 양면에서 궁금합니다.
"작업적인 면에서는 이번 앨범을 통해 협업의 가치를 깨달았습니다.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있더라도 주변 의견을 수렴해 보는 것이 균형을 찾는 좋은 방법이라는 걸 음악 한 지 10년 만에 알게 됐습니다. 아티스트의 태도로 볼 때는 인위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라고 봅니다. 타고난 본성이나 진심으로 느끼는 것을 좇는 쪽에 가깝습니다. 저 역시 결혼 이후 많이 변했지만, 없던 모습이 새로 생겨났다기보다는 원래 내면에 있던 것이 드러났거나 기존의 것에 질린 것일 수도 있습니다. 누구에게 어떻게 보이고 싶어서가 아니라 '진짜 내가 누구인가'를 찾는 과정이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발현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과거 신(Scene)에 대한 회의감으로 은퇴를 언급했다가 번복하기도 하셨습니다. 지금은 환경과 사람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면서 신에 대한 믿음도 다시 생겨난 것인가요?
"오히려 신에 대해 관심이 없어졌기 때문에 다시 음악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과거에는 제가 잘나가고 싶어서 말버릇처럼 '신이 문제다'라고 했지만, 속내는 '신이 바뀌어야 내가 더 잘나갈 텐데'라는 욕심이었습니다. 지금은 개인이 신을 좌지우지할 수 없다고 봅니다. 저는 그저 작업물을 내놓는 한 명의 아티스트일 뿐이고, 신을 탓하기보다 지금 내가 낼 수 있는 최고로 좋은 작업물을 내는 데 집중합니다. 그것이 변화를 일으킨다면 감사한 일이지만, 결과는 운명에 맡기고 받아들이려 합니다. 예전보다 삶을 자연스럽게 수용하게 됐습니다."
-XXX의 데뷔 EP '교미(KYOMI)'가 발표 10주년을 맞았습니다. 솔로 아티스트 김심야에게 어떤 유산으로 남아 있나요?
"반농담 삼아, 예전에는 XXX 작업을 할 때 제가 대중적인 감각을 맡고 진수 형(프랭크)이 지나치게 예술적인 감각을 맡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형, 이건 너무 어렵다'며 XXX가 더 크게 대중적으로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가 진수 형의 과한 예술성 때문이라고 농담처럼 탓하곤 했죠. 그런데 솔로로 나와 제 커리어를 해보니 '아, 진수 형 때문이 아니라 진짜 나 때문이었구나'라는 걸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제가 완전히 착각하고 있었고, XXX가 그 자리까지 갈 수 있었던 건 진수 형 덕분이었다는 생각을 하면서 요즘 혼자 웃곤 합니다."
-그렇다면 김심야가 정의하는 '대중성'이란 무엇인가요?
"대중성의 기준을 넓히고 싶은 입장이라 딱 잘라 규정하기는 어렵지만, 본질적으로는 결국 소비자가 선택하는 것 자체가 대중성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랩이라는 장르적 기교를 과시하기보다, 스스로를 낮추고 사운드 전체와 일치되는 구도자나 수행자 같은 면모도 느껴집니다.
"정확합니다. 그 방향에 저의 다음 단계가 있을 거라고 봅니다. 랩 스킬이나 난해한 내용을 표면적으로 과시하는 것을 피하려 했습니다. 랩 스킬도 너무 깊이 들어가면 대중성과 멀어집니다. 제 목소리조차 곡 안에서 주인공처럼 튀어나오지 않고, 전체 사운드를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로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힙합 고유의 날 것의 분노와 고도의 정제된 장인정신 사이의 균형은 어떻게 잡으시나요? 작업 방식과 아티스트로서의 태도 양면에서 궁금합니다.
"작업적인 면에서는 이번 앨범을 통해 협업의 가치를 깨달았습니다.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있더라도 주변 의견을 수렴해 보는 것이 균형을 찾는 좋은 방법이라는 걸 음악 한 지 10년 만에 알게 됐습니다. 아티스트의 태도로 볼 때는 인위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라고 봅니다. 타고난 본성이나 진심으로 느끼는 것을 좇는 쪽에 가깝습니다. 저 역시 결혼 이후 많이 변했지만, 없던 모습이 새로 생겨났다기보다는 원래 내면에 있던 것이 드러났거나 기존의 것에 질린 것일 수도 있습니다. 누구에게 어떻게 보이고 싶어서가 아니라 '진짜 내가 누구인가'를 찾는 과정이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발현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과거 신(Scene)에 대한 회의감으로 은퇴를 언급했다가 번복하기도 하셨습니다. 지금은 환경과 사람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면서 신에 대한 믿음도 다시 생겨난 것인가요?
"오히려 신에 대해 관심이 없어졌기 때문에 다시 음악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과거에는 제가 잘나가고 싶어서 말버릇처럼 '신이 문제다'라고 했지만, 속내는 '신이 바뀌어야 내가 더 잘나갈 텐데'라는 욕심이었습니다. 지금은 개인이 신을 좌지우지할 수 없다고 봅니다. 저는 그저 작업물을 내놓는 한 명의 아티스트일 뿐이고, 신을 탓하기보다 지금 내가 낼 수 있는 최고로 좋은 작업물을 내는 데 집중합니다. 그것이 변화를 일으킨다면 감사한 일이지만, 결과는 운명에 맡기고 받아들이려 합니다. 예전보다 삶을 자연스럽게 수용하게 됐습니다."
-XXX의 데뷔 EP '교미(KYOMI)'가 발표 10주년을 맞았습니다. 솔로 아티스트 김심야에게 어떤 유산으로 남아 있나요?
"반농담 삼아, 예전에는 XXX 작업을 할 때 제가 대중적인 감각을 맡고 진수 형(프랭크)이 지나치게 예술적인 감각을 맡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형, 이건 너무 어렵다'며 XXX가 더 크게 대중적으로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가 진수 형의 과한 예술성 때문이라고 농담처럼 탓하곤 했죠. 그런데 솔로로 나와 제 커리어를 해보니 '아, 진수 형 때문이 아니라 진짜 나 때문이었구나'라는 걸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제가 완전히 착각하고 있었고, XXX가 그 자리까지 갈 수 있었던 건 진수 형 덕분이었다는 생각을 하면서 요즘 혼자 웃곤 합니다."
-그렇다면 김심야가 정의하는 '대중성'이란 무엇인가요?
"대중성의 기준을 넓히고 싶은 입장이라 딱 잘라 규정하기는 어렵지만, 본질적으로는 결국 소비자가 선택하는 것 자체가 대중성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랩이라는 장르적 기교를 과시하기보다, 스스로를 낮추고 사운드 전체와 일치되는 구도자나 수행자 같은 면모도 느껴집니다.
"정확합니다. 그 방향에 저의 다음 단계가 있을 거라고 봅니다. 랩 스킬이나 난해한 내용을 표면적으로 과시하는 것을 피하려 했습니다. 랩 스킬도 너무 깊이 들어가면 대중성과 멀어집니다. 제 목소리조차 곡 안에서 주인공처럼 튀어나오지 않고, 전체 사운드를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로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