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와 트럼프의 MAGA 부상 사이 분명한 연관성”
테러와의 전쟁, 통합의 원동력에서 당파적 쟁점으로 변질
WSJ, 링컨·루즈벨트·레이건 같은 통합의 대통령 출현에는 낙관
![[워싱턴=AP/뉴시스] 지난해 9월 11일 워싱턴 D.C. 펜타곤에서 열린 9·11 테러 24주기 추모 행사에 참석한 9·11 테러 희생자 유가족들이 묵념하고 있다. 2026.09.09.](https://img1.newsis.com/2025/09/12/NISI20250912_0000624750_web.jpg?rnd=20250912001619)
[워싱턴=AP/뉴시스] 지난해 9월 11일 워싱턴 D.C. 펜타곤에서 열린 9·11 테러 24주기 추모 행사에 참석한 9·11 테러 희생자 유가족들이 묵념하고 있다. 2026.09.09.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 2001년 9·11 테러는 미국이 정파를 떠나 국가적으로 단결하는 정점이었으나 그후 깊은 정치적 분열의 씨앗을 뿌렸다고 분석했다.
테러 25년 이후 대통령과 의회 등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무너지고 당파주의를 부추기는 단초가 됐다는 것이다.
9·11 테러에 미국은 정치적, 이념적 차이를 넘어 하나로 뭉쳤다. 사흘 만에 하원과 상원은 518대 1이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테러 책임자에 대한 무력 사용지지 법안을 통과시켰다.
불과 몇 달 전 대선에서 승리한 조지 W 부시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82%로 올랐다.
당시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힘을 합쳤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들은 동맹 역사상 처음이자 유일하게 NATO 헌장 5조를 발동해 미국에 대한 공격을 모든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규정했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테러와의 전쟁을 기리는 기념물로 미국에 조각품을 선물했다.
하지만 미국내의 ‘9·11 연대’는 오래 가지 못했으며 이후 25년 정치 시스템을 괴롭혀 온 수많은 불화와 환멸의 씨앗을 뿌렸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결국 승리할 능력이 없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 모두에서 신고립주의적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정보기관 등의 은밀한 테러와의 전쟁도 미국인들을 양분시켰다. 사회 곳곳에 강화된 보안 조치는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테러 공격의 충격으로 외국인에 대한 공포심을 키웠고 반이민 정서로 이어졌다.
신문은 “결론적으로 9·11 테러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운동의 부상 사이에는 분명한 연관성이 있다”고 규정했다.
MAGA의 원동력은 9·11 테러 이후 수년간 정치권에 대한 분노와 불만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것이다.
싱크탱크 전략국제연구센터(CSIS)의 존 햄리 전 소장은 “9·11 테러 사건이 우리를 슬픈 새로운 방향으로 이끄는 공포와 분노의 패턴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미국인의 비율은 9·11 테러 이후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수행 지지율은 부시 대통령 재임 당시보다 40%포인트나 낮다.
부시 행정부가 테러 용의자에게 사용하도록 승인한 가혹한 심문 기법에 대해 민주당은 과도하며 미국이 지향해야 할 행동 기준에 어긋난다고 보았다.
부시가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가 있다는 의혹이 있는 이라크에 대한 정면 공격을 제안했을 때도 많은 민주당 의원들이 반발했다. 이라크에 대한 무력 사용 결의안에 하원에서 126명의 민주당 의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테러와의 전쟁은 통합의 원동력이 되기보다는 당파적 쟁점으로 변질됐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의 철수를 두고 양당이 이견을 빚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철수는 많은 사람들에게 굴욕적인 사건으로 여겨졌다.
공화당 여론조사 전문가 빌 매킨터프는 “9·11 테러의 잔재가 미국인들의 정치적 의식 속에 남아 있다면 그것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일어난 일들에 대한 기억, 그리고 끝없는 전쟁에 대한 피로감일 것”이라고 말한다.
9·11 테러 이후 대통령과 의회에 대한 신뢰도는 꾸준히 하락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재 대통령에 대한 신뢰는 27%에 불과해 2003년의 55%와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의회에 대한 신뢰도는 훨씬 더 낮아 9%로 2003년의 29%에서 급락했다.
지난 25년간 미국 정치의 흐름을 보면, 9·11 테러 직후와 같은 단결력을 다시 되찾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WSJ은 분석했다.
초당파적인 정치 분석가로 활동해온 찰리 쿡은 “어떤 대통령이 70%대의 지지율을 얻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양당 모두에 너무 많은 당파적 지지자들이 있어서 상대당 대통령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다만 미국 정치는 순환적인 흐름을 보여 현재의 분열적인 시기가 새로운 통합의 시대로 접어들 것이라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낙관론을 폈다.
에이브러햄 링컨이나 프랭클린 루스벨트, 로널드 레이건도 미국인들을 그토록 하나로 통합할 수 있을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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