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은행나무의 기억…심규정 '천 년의 침묵 비망록' 출간

기사등록 2026/09/02 16: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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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년 기자의 취재와 사료 추적

역사적 사실에 문학적 상상력 더해

심규정 편집장 장편소설 '반계리 은행나무. 천년의 침묵 비망록' *재판매 및 DB 금지
심규정 편집장 장편소설 '반계리 은행나무. 천년의 침묵 비망록' *재판매 및 DB 금지

[원주=뉴시스]이덕화 기자 = 1300년 넘게 한자리를 지켜온 천연기념물 원주시 반계리 은행나무가 한 기자의 펜을 통해 소설 속 화자로 되살아났다.

36년 간 언론 현장을 지켜온 심규정 원주신문 편집장이 반계리 은행나무의 시선으로 원주의 역사와 사람들의 삶을 풀어낸 장편소설 '반계리 은행나무, 천 년의 침묵 비망록'을 출간했다.

최근 국립산림과학원의 과학적 분석을 통해 반계리 은행나무의 수령이 1317년으로 추정되면서 천년 고목의 역사적 가치가 새롭게 조명된 가운데 나온 작품이다.

소설은 '천 년을 살아온 나무는 무엇을 기억하고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작품 속 은행나무는 통일신라와 후삼국, 고려와 조선, 근현대를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지켜본 시대의 변화와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직접 이야기한다.

역사적 사실을 그대로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록으로 남지 않은 시간과 인물들의 이야기에 문학적 상상력을 더한 팩션 형식이다.

왕조의 흥망과 전쟁, 민초들의 삶은 물론 나무와 인연을 맺은 사람들의 사랑과 이별, 희생과 기다림 등이 천 년의 시간 속에서 하나의 서사로 이어진다.

현대에 들어서는 천년 고목을 위협하는 사건을 둘러싼 이야기도 등장해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긴장감 있는 전개를 보여준다.

특히 작품에는 기자로서의 취재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심 작가는 고문헌과 역사자료를 추적하고 현장을 직접 확인하면서 사실의 뼈대를 세운 뒤 기록이 닿지 않는 부분을 문학적 상상력으로 채웠다.

반계리 은행나무와의 인연도 오랜 시간 이어졌다. 심 작가는 과거부터 반계리 은행나무의 규모와 역사적 가치, 관광자원으로서의 가능성 등을 지속적으로 취재해 왔다. 2026년에는 은행나무 주변에서 발생한 훼손 사건까지 보도하며 거목에 대한 관심을 이어갔다.

책에는 직접 촬영한 반계리 은행나무의 사진도 담겼다. 사계절 풍경과 일출·일몰, 설경 등을 기록하기 위해 드론 자격증까지 취득해 촬영한 사진들이다.

지역의 대표적인 자연유산을 문학적 소재로 확장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단풍철이면 전국에서 탐방객이 몰리는 반계리 은행나무가 단순한 관광자원을 넘어 원주의 역사와 문화적 정체성을 담은 콘텐츠로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1966년 원주에서 태어난 심 작가는 대학에서 한국사를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언론학을 공부했다. 경기일보와 G1방송을 거쳐 현재 원주신문 편집장으로 활동하며 36년째 언론 현장을 지키고 있다.

심규정 작가는 "천 년 넘게 한자리를 지켜온 나무의 침묵에 귀를 기울이고 그 속에 축적된 기억을 인간의 언어로 받아 적고 싶었다"며 "독자들이 반계리 은행나무를 단순히 오래된 천연기념물이 아니라 과거를 품고 오늘도 성장하는 생명체로 바라봐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원주 반계리 은행나무. *재판매 및 DB 금지
원주 반계리 은행나무.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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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은행나무의 기억…심규정 '천 년의 침묵 비망록' 출간

기사등록 2026/09/02 16:22:58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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