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보다 이자가 더 무섭다"…주담대 8% 눈앞 '영끌족' 비상

기사등록 2026/09/01 06:00:00

구글에서 선호하는 매체로 추가

주택담보대출 4억 대출, 금리 3→5% 오르면 月 상환액 46만원 늘어

고금리 장기화 때 일부 급매 출회…집값 하락 보다 거래 위축 가능성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27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넷째 주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9% 상승했지만 강남구(-0.11%)와 서초구(-0.05%)는 3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반면 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서울 외곽 지역과 삼성전자 사업장이 몰린 경기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값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사진은 이날 서울시내 아파트 모습. 2026.08.27.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27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넷째 주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9% 상승했지만 강남구(-0.11%)와 서초구(-0.05%)는 3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반면 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서울 외곽 지역과 삼성전자 사업장이 몰린 경기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값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사진은 이날 서울시내 아파트 모습. 2026.08.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지금도 매달 갚아야 할 돈이 만만치 않은데, 금리가 더 오르면 버티기 어려울 것 같아요."

서울 강서구의 아파트를 3년 전 매입한 직장인 정모(39)씨는 최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를 때마다 계산기를 두드린다. 당시 4억원을 빌린 정씨가 현재 매달 부담하는 원리금은 약 160만원이다. 금리가 더 올라 월 상환액이 200만원을 넘어설 경우 가계 지출을 다시 짜야 할 처지다.

정씨는 "집값이 오르는 것보다 매달 빠져나가는 이자가 더 신경 쓰인다"며 "대출을 받을 때만 해도 이 정도까지 부담이 커질 줄은 몰랐다"고 토로했다.

한국은행이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기준금리가 1년 9개월 만에 3%대로 올라선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도 연 8%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빚을 내 집을 산 이른바 '영끌족'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5년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지난 28일 기준 연 4.68~7.15%로 집계됐다. 금리 상단이 이미 7%를 넘어선 가운데 시장에서는 주담대 금리가 조만간 연 8%대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출금리를 좌우하는 조달비용도 오름세다. 은행권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지난 4월 이후 넉 달 연속 상승했다. 은행연합회가 지난달 18일 공시한 7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18%로, 2024년 12월(3.22%) 이후 1년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저금리로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차주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시 연 2~3% 수준의 금리로 5년 고정 혼합형 주담대를 받은 차주들이 잇따라 변동금리 전환 시기를 맞고 있어서다. 낮은 금리를 전제로 주택을 매입한 차주 입장에서는 금리 재산정 이후 월 상환액이 수십만원씩 늘어날 수 있다.

실제로 4억원을 30년 만기 원리금균등상환 방식으로 대출받았을 경우 금리가 연 3%라면 월 원리금 상환액은 약 168만원이다. 금리가 연 5%로 오르면 월 상환액은 214만원을 웃돈다. 금리가 2%p(포인트) 오르는 것만으로 매달 46만원가량, 연간으로는 550만원 안팎의 상환 부담이 추가되는 셈이다.

정책금융 상품도 금리 상승에서 자유롭지 않다. 한국주택금융공사(HF)는 지난 7월 7일 보금자리론 금리를 0.30%p 올린 뒤 동결했다. 9월에는 '아낌e-보금자리론' 기준 연 4.90~5.20%의 금리가 적용된다. 그 사이 한국은행은 지난 7월 16일과 8월 27일 기준금리를 각각 0.25%p 올렸다.

주담대뿐만 아니라 신용대출 금리도 오름세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 상단은 다시 연 6%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시장금리의 영향을 받는 은행채 1년물 금리도 지난달 28일 3.763~4.331%까지 상승했다.

게다가 한국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신현송 총재는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에서 향후 6개월 시계의 기준금리 전망과 관련해 "3.25%가 (점도표) 중간치로 나왔다"며 "앞으로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가 네 번 있는데, 지금보다 한 번 더 올리는 완만한 인상세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한국은행이 27일 기준금리를 연 3.00%로 인상했다. 한은은 지난달에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연 2.75%로 결정한 바 있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이는 0.75%포인트로 좁혀지게 됐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한국은행이 27일 기준금리를 연 3.00%로 인상했다. 한은은 지난달에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연 2.75%로 결정한 바 있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이는 0.75%포인트로 좁혀지게 됐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금리 상승이 이어지면 이미 대출 원리금 부담이 큰 영끌족의 가계 지출 여력은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 특히 저금리 시기에 대출을 받아 주택을 매입한 차주들의 고정금리 만기가 잇따라 돌아오면서 주택시장에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할 경우 영끌족이 보유한 주택이 시장에 매물로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면 일부 차주가 버티지 못하고 주택을 처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차주일수록 금리 상승에 따른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다만 영끌족의 매물이 늘어난다고 해서 곧바로 집값 하락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공급이 부족한 데다 매수 대기 수요도 여전히 남아 있어 집주인들이 가격을 크게 낮추기보다는 매도를 미루고 버티기에 나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급매물이 일부 출회되더라도 시장 전체의 가격 흐름을 바꾸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으로 일부 영끌족의 급매물이 늘어날 수 있지만, 시장 전반의 집값 하락보다는 거래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2020~2021년 집값 급등기에 저금리로 대출을 받아 주택을 매입한 차주들이 금리 재산정 시기를 맞으면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금리가 추가로 오르면 상환 여력이 부족한 일부 영끌 차주들이 보유 주택을 매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서울 등 선호 지역에서는 집을 내놓더라도 가격을 크게 낮춰 팔기보다 시장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 매도를 최대한 늦출 가능성이 있다"며 "금리 상승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전반적인 집값 하락보다는 자금 여력이 부족한 일부 차주의 급매물 증가와 거래 위축으로 먼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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