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AI 기록, 美 서버에만 쌓인다"…'데이터 선순환' 끊긴 韓 (종합)

기사등록 2026/08/27 11:45:38

구글에서 선호하는 매체로 추가

‘과학기술·인공지능 미래전략회의’…최상위급 AI 모델 확보 방안 논의

신진우 KAIST 교수 "국산 AI 외면에 데이터 축적 막혀…미·중과 격차 심화"

최경진 가천대 교수 "저작권·개인정보 등 제도적 병목 해소해야…'타다' 전철 경계"

배경훈 부총리 "무늬만 3위는 의미 없어…2027년 글로벌 수준 성과로 승부"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27일 오전 서울시 중구 을지로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제2차 과학기술·인공지능 미래전략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08.27.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27일 오전 서울시 중구 을지로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제2차 과학기술·인공지능 미래전략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08.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글로벌 최상위급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에서 데이터 확보와 사후학습(포스트 트레이닝) 역량이 승패를 가르는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우리나라도 슈퍼컴퓨터 등 연산 자원 확보와 기초 모델 개발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데이터 축적과 사후학습에 투자를 대폭 늘려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다.

신진우 KAIST 김재철AI대학원 석좌교수는 27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제2차 '과학기술·인공지능 미래전략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최상위급 AI 경쟁, 데이터·사후학습이 승부 가른다

신 교수는 최상위급 AI 모델 확보를 위해 데이터·모델·컴퓨팅 등 3가지 요소가 모두 맞아떨어져야 한다고 짚었다. 이들 요소는 더하기가 아닌 '곱하기' 관계다. 어느 하나라도 0에 가까우면 아무리 다른 쪽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어도 전체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뜻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컴퓨팅과 모델에 비해 양질의 데이터 확보 투자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최근 글로벌 AI 모델의 성능 격차는 모델 알고리즘 자체보다 데이터의 질과 사후학습 능력에서 갈리고 있다.

신 교수는 "한국 스마트폰 사용자가 쓰는 생성형 AI의 46%가 챗GPT"라며 "한국 이용자들의 방대한 사용 기록이 한국 서버가 아니라 미국 샌프란시스코 본사 서버에만 쌓인다"고 꼬집었다. 미국 빅테크는 이 데이터를 다시 AI에 먹여 성능을 계속 끌어올리며 격차를 벌리고 있지만, 한국은 이런 순환 고리 자체가 없다는 지적이다.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7일 오전 서울시 중구 을지로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제2차 과학기술·인공지능 미래전략회의에 참석해 신진우 KAIST 교수의 '최상위급 AI 모델 확보 방안 우리는 얼마나 절실한가?' 라는 발제를 경청하고 있다. 2026.08.27.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7일 오전 서울시 중구 을지로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제2차 과학기술·인공지능 미래전략회의에 참석해 신진우 KAIST 교수의 '최상위급 AI 모델 확보 방안 우리는 얼마나 절실한가?' 라는 발제를 경청하고 있다. 2026.08.27. [email protected]

"국산 AI 써야 데이터 쌓여"…사후학습 선순환 만들어야

신 교수는 국내에서 데이터가 끊임없이 쌓이고 재가공되는 구조가 만들어지지 않은 점을 가장 뼈아픈 대목으로 꼽았다.

그는 "정부가 데이터 정책을 펴고 있지만 공급만 있고 축적되는 바퀴(플라이휠)가 없다"며 "국산 모델을 쓰지 않으니 사용 데이터가 남지 않고, 결국 모델을 개선할 원료가 사라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과 중국은 실제 서비스 과정에서 얻은 데이터를 다시 AI 훈련에 투입해 성능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 신 교수는 "현장에서 체감하기로는 미·중 모델과의 격차가 올해 초보다 더 벌어졌다"고 경고했다.

단순히 데이터를 긁어모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AI가 현실 세계에서 문제를 풀며 겪은 경험을 다시 학습시키는 '사후학습' 기술을 함께 끌어올려야 한다는 제언이다. 신 교수는 공공 행정이나 법률, 제조, 소프트웨어 개발 현장에 AI 에이전트를 먼저 투입해 데이터를 쌓고 이를 모델 개선에 재투입하자고 제안했다.

데이터 규제 풀되 "AI 발목 잡아선 안 돼"

데이터 확보와 활용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할 법·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저작권과 개인정보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을 줄이고, 데이터를 적극적이면서도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데이터 문제"라며 "데이터 문제에서 결국 제도적 병목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저작권과 개인정보 등 관련 제도를 정비해 데이터를 적극적이면서도 안정적이고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 교수의 발제자료에서도 AI 데이터 분야의 주요 병목으로 저작권·개인정보 처리 근거의 불명확성과 한국어 고품질 데이터 부족 등을 제시했다.

최 교수는 "이를 실제로 뒷받침하지 않으면 데이터 사용 문제, 규제적인 문제는 계속적으로 발생하게 된다"며 이를 현실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법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제도를 만드는 과정에서 규제가 AI 산업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고 경계했다. 현실을 충분히 파악하지 않은 채 지나치게 빨리 개입하는 것도, 문제가 커질 때까지 방치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과거 '타다' 사태를 언급하며 "현실적인 다툼이나 분쟁 가능성이 있으면 그 영역은 분쟁을 다룰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방치하면 결국 하느냐 못하느냐는 식의 결론으로 나고 기득권 세력과 발목 잡기로 문제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법 제도가 너무 빠른 속도로 나가도 안 되고 너무 늦은 속도로 나아가도 안 된다"며 필요한 영역을 중심으로 합리적인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7일 오전 서울시 중구 을지로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제2차 과학기술·인공지능 미래전략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08.27.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7일 오전 서울시 중구 을지로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제2차 과학기술·인공지능 미래전략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08.27. [email protected]

AGI 시대 대비 서둘러야…"내년에는 AI 승부 봐야"

정부는 최상위급 AI 모델 경쟁이 치열해지고 AI 발전 속도도 빨라지는 만큼 범용인공지능(AGI) 시대에 대비한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보고 있다. AGI가 개별 기술이나 산업을 넘어 국가 체계 전반과 일상의 모습까지 바꿀 수 있는 만큼 기술과 인프라, 제도 전반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범용인공지능(AGI)은 아직 전 세계적으로 합의된 정의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특정 분야나 목적에 활용이 제한되는 현재의 AI와 달리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 수준 이상의 범용적 지능을 갖는 AI를 의미한다. 주요 전문가들은 AGI가 2030년대 초중반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내년을 한국 AI가 실질적인 성과로 승부를 봐야 하는 시점으로 제시했다.

배 부총리는 "AI 3대 강국을 목표로 하지만 단순한 3위는 의미가 없다"며 "세계 1·2위와 동등한 수준의 성과를 내지 못하면 결국 우리 모델과 서비스는 선택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산업계나 학계에서 우리 모델을 쓰는 데 더 이상 고민하지 않고 '당당하게 우리 것을 써야지' 할 수 있을 정도의 세계적 수준의 결과물을 만들어야 한다"며 "올해 방향성을 잡고 판을 깔아 적어도 2027년에는 승부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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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AI 기록, 美 서버에만 쌓인다"…'데이터 선순환' 끊긴 韓 (종합)

기사등록 2026/08/27 11:45:38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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