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규명 후 '고소는 피해자가 직접' 공백…3기 진화위 '수사요청권' 주목

기사등록 2026/08/27 09:18:40

최종수정 2026/08/27 09:3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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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과거사정리법에 '고발·수사요청' 권한 신설

피해자 직접 고소·고발…불송치·검찰 종결 잇따라

2기 사건 적용 여부는 신중…진화위 "향후 검토"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송상교 3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위원장이 지난 7월 21일 오후 서울 중구 진실화해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3기 진실화해위원회 조사 개시 결정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07.21.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송상교 3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위원장이 지난 7월 21일 오후 서울 중구 진실화해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3기 진실화해위원회 조사 개시 결정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07.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조성하 기자 =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화위)의 진실규명 결정 이후에도 피해자들이 직접 고소에 나서야 했던 형사절차의 공백이 3기 진화위에서 해소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3기 진화위 출범과 함께 개정된 과거사정리법에는 진화위가 범죄 혐의를 확인할 경우 수사기관에 직접 고발하거나 수사를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이 새로 마련됐다.

2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진화위는 개정 과거사정리법 제47조(고발·수사요청)가 3기 신규 사건에만 적용된다고 별도로 한정하고 있지는 않아 2기 진실규명 사건도 법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진화위는 2기 사건에 대한 고발·수사요청 여부는 법 조항과 개별 사건의 구체적인 사정을 살펴 향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3기부터 '고발·수사요청' 권한 신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지난 1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진실,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개정안이 가결되고 있다. 2026.01.29.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지난 1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진실,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개정안이 가결되고 있다. 2026.01.29. [email protected]

올해 초 개정된 과거사정리법 제47조는 진화위가 진실규명 내용이 사실로 확인되고 범죄 혐의가 있다고 인정할 경우 수사기관의 장에게 고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진실규명 조사 결과 범죄 혐의에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고 인정될 때에도 관할 수사기관에 수사를 요청할 수 있고, 고발 또는 수사요청을 받은 수사기관 등은 지체 없이 필요한 조치를 한 뒤 그 결과를 진화위에 통보해야 한다.

이 같은 권한은 3기 진화위에서 새로 마련됐다. 2기 진화위에는 직접 수사를 요청할 명시적인 법적 근거가 없어 진실규명 결정 이후 형사절차로 이어지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해외입양 인권침해 사건에서도 이 같은 공백이 나타났다.

진화위가 이상식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기 진화위는 지난해 3월 '해외입양과정 인권침해 사건' 56건에 대해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지만, 이와 관련해 경찰이나 검찰에 조사 또는 수사를 의뢰한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진화위 조사에서 확인된 피해 사례에는 형법상 사문서위조, 영리 목적 미성년자 약취, 공무원 직권남용과 아동복지법상 금지행위 등에 해당할 소지가 있는 사례들이 포함됐다.

국가기관이 해외입양 과정에서 인권침해가 있었다고 공식적으로 확인했지만, 당시에는 진화위의 수사의뢰 권한을 뒷받침할 명시적인 법적 근거가 없어 형사절차와의 연결에는 한계가 있었던 셈이다.

진실규명 뒤에도 피해자가 직접 고소…수사 종결 잇따라

[서울=뉴시스] 조성하 기자 = 해외입양인 권익단체 비영리 사단법인 '뿌리의집'이 보관 중인 해외입양 관련 사건 수사 자료. 경찰에 제출한 위임장과 입양 관련 서류, 경찰로부터 받은 불송치 이의신청 처리결과 통지서 등 약 800쪽 분량이다. 2026.7.28. create@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하 기자 = 해외입양인 권익단체 비영리 사단법인 '뿌리의집'이 보관 중인 해외입양 관련 사건 수사 자료. 경찰에 제출한 위임장과 입양 관련 서류, 경찰로부터 받은 불송치 이의신청 처리결과 통지서 등 약 800쪽 분량이다. 2026.7.28. [email protected]

이에 따라 피해자들은 진화위의 진실규명 결정과 별도로 직접 경찰에 고소·고발하고, 불송치 결정이 내려지면 이의신청을 하는 방식으로 형사절차를 밟아왔다.

해외입양인 권익단체 비영리 사단법인 '뿌리의집'에 따르면 단체가 피해자들을 지원해 경찰에 접수한 해외입양 관련 사건은 12건이다. 이 가운데 6건은 진화위의 진실규명 결정이 내려진 사건이다.

진실규명 결정이 내려진 6건 가운데 3건은 검찰 단계에서 종결됐고, 2건은 경찰에서 불송치되는 등 사법적 조치로 이어지지 않았다.

뿌리의집 측은 범죄 혐의를 뒷받침할 자료가 있는데도 수사기관이 적극적인 수사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수사기관에서는 입양 서류 작성 명의자 사망, 당시 직원 인적사항 확인 불가, 공소시효 만료 등을 이유로 형사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판단이 이어져 온 것으로 확인됐다.

뿌리의집은 추가로 사건 130건가량을 경찰에 제출할 준비를 마쳤지만 기존 사건의 처리 상황을 지켜보며 제출 시점을 결정하고 있다.

덴마크한국인진상규명그룹(DKRG) 공동대표이자 뿌리의집 활동가인 한분영씨는 "(2기) 진화위 조사에서 범죄 의심 정황이 드러났는데도 수사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진화위의 목적은 진실 규명이고, 범죄 혐의가 확인됐다면 형사책임까지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입양 아닌 아동 납치 문제"…공소시효·국제협약 적용 쟁점

해외입양 단체 측은 일부 사건을 단순한 입양 절차상의 위법이나 '알 권리' 침해가 아닌 아동 납치와 강제실종 문제로 다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이 지난 2023년 가입한 유엔 '강제실종으로부터 모든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국제협약'(강제실종방지협약)은 국가기관 또는 국가의 허가, 지원 또는 묵인 아래 이뤄진 체포, 감금, 납치 등으로 자유를 박탈하고 생사나 소재를 은폐해 법의 보호 밖에 두는 행위를 강제실종으로 규정한다.

단체 측은 이에 따라 과거 해외입양 과정에서 발생한 아동 납치·유괴 의혹도 강제실종 관점에서 수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씨는 "강제실종 사건은 새로운 유형이라 수사기관이 어떻게 다뤄야 할지 익숙하지 않을 수 있지만 법을 모른다고 해서 법을 따르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강제실종방지협약에 따르면 관련자는 모두 수사·기소·처벌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새 권한, 진실규명과 형사절차 연결고리 될까

[서울=뉴시스] 서울 중구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사무실에서 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DB)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서울 중구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사무실에서 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DB) [email protected]

3기 진화위에 고발·수사요청 권한이 신설되면서 진실규명 결정과 형사사법 절차 사이의 공백을 메울 제도적 수단은 마련됐다.

다만 새 권한을 실제 조사 과정에서 어떻게 활용할지는 또 다른 과제다. 진화위는 구체적인 활용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고발·수사요청이 향후 자료 확보나 조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는 만큼, 권한을 행사할 사건과 시점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3기 진화위가 조사와 자료 확보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면서 어떤 기준과 방식으로 새 권한을 활용할지가 향후 과제가 될 전망이다.

이상식 의원은 "해외 강제입양 범죄에 대한 정부와 수사기관의 전향적인 조사와 특별법 마련 등의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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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규명 후 '고소는 피해자가 직접' 공백…3기 진화위 '수사요청권'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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