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역국들, '美 발언 무시' 밝혀와"
"美, 이미 해상봉쇄 중…추가 타격 없다"
"美 동조시 적 간주"…경제 상황은 변수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과 거래를 지속하는 제3국에 제재를 가하는 '경제적 고립 작전(Operation Economic Outcast)' 개시를 선포하자, 이란은 이를 평가절하하며 힘빼기에 나섰다. 중국 등 주요국의 불참을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란이 전쟁 재개를 선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사진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24일(현지 시간) 워싱턴DC 재무부 청사에서 '경제적 배제 작전'을 발표한 뒤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2026.08.25.](https://img1.newsis.com/2026/08/25/NISI20260825_0001523031_web.jpg?rnd=20260825101854)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과 거래를 지속하는 제3국에 제재를 가하는 '경제적 고립 작전(Operation Economic Outcast)' 개시를 선포하자, 이란은 이를 평가절하하며 힘빼기에 나섰다. 중국 등 주요국의 불참을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란이 전쟁 재개를 선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사진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24일(현지 시간) 워싱턴DC 재무부 청사에서 '경제적 배제 작전'을 발표한 뒤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2026.08.25.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과 거래를 지속하는 제3국에 제재를 가하는 '경제적 고립 작전(Operation Economic Outcast)' 개시를 선포하자, 이란은 이를 평가절하하며 힘빼기에 나섰다. 중국 등 주요국의 불참을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제재에 동참하는 주변국을 상대로 군사 행동을 재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란의 대미 협상 대표였던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은 24일(현지 시간)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브리핑 직전 소셜미디어 엑스(X·구 트위터)에 "미국인들도 자신들의 허풍(bombast)을 누구도 믿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미국은 다른 국가들과의 관계를 추가로 제재할 수 있는 경제적 여력이 없다"며 "우리의 교역 상대국들은 공개 발언과 우리에게 보내온 메시지를 통해 (미국의) 이 같은 발언을 전혀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왔다"고 주장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도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 마비 제재'부터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최대의 압박' 작전, 지금의 새로운 제재에 이르기까지 그들은 똑같은 영화를 계속해서 반복 상영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 영화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도 알고 있다"고 했다.
이란은 아울러 미국의 이날 발표를 새로운 제재 부과로 볼 수 없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미국은 이미 대이란 해상 봉쇄와 고강도 무역 제재를 가하고 있기 때문에, 제재로는 추가 타격을 받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세예드 알리 마데니자데 경제·재무장관은 국영방송 인터뷰에서 "해상 봉쇄 역시 이란 국민에 대한 제재였으며, 미국이 지금 국가 경제 동맥을 끊겠다는 것은 새로운 제재가 아니다"라며 "그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우리의 경제 동맥 차단을 시도해왔다"고 강조했다.
하산 아흐마디안 테헤란대 교수는 가디언에 "새로운 제재는 단 하나도 없다. 이란의 모든 부문은 2018년 이후 1차 또는 2차 제재 대상이었다"며 "제재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자 미국·이스라엘은 군사행동으로 방향을 전환했는데, 다시 군사적으로 실패한 뒤 출발점인 경제로 되돌아온 것"이라고 평가했다.
익명의 이란 고위 정보당국자도 타스님통신에 "미국의 새로운 조치는 실제로 새로운 제재를 가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이란 내부 여론에 영향을 미치는 데 주된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주요 언론과 전문가 역시, 이란이 트럼프 행정부 요구대로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한다. 호르무즈 해협 차단을 유지한 채 주변국 공습 재개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분석가들은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축소하고 해협을 재개방하라는 트럼프 대통령 요구를 받아들이기보다는, 미국의 경제적 압박 강화에 군사적으로 반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보도했다.
이어 "서방 제재는 이란의 인플레이션과 실업을 비롯한 각종 경제적 문제를 악화시켰으나, 이란 지도부는 굴복하지 않았으며 시위대 수천명을 잔혹하고 유혈적인 방식으로 진압해 대응했다"고 했다.
미국 싱크탱크 퀸시 책임국정연구소(QIRS)의 트리타 파르시 소장도 알자지라에 "항복과 확전 중 택일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란은 확전을 고른다는 것이 우리가 지금까지 지켜본 패턴"이라며 "미국은 이란의 항복이나 정권 붕괴 이외에 다른 선택지를 주지 않고 있기 때문에, 확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평가했다.
이란 안보 수장 모흐센 레자이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23일 "미국의 대이란 경제전쟁에 참여하거나 지원하는 모든 국가는 적국"이라며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석유 한 방울도 빠져나가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교역 중단을 공개 선언한 국가는 아랍에미리트(UAE) 1개국이다.
다만 전쟁 장기화로 심각한 수준에 봉착한 것으로 알려진 이란 경제 위기 상황은 변수다.
액시오스는 "이란 리알화는 24일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며 1달러당 200만 리알까지 떨어졌다. 이란은 미국 해상 봉쇄로 석유 수출이 차단됐고, 미국에 따르면 육로와 해상을 통한 대체 운송 구축에도 어려움을 겪으며 기본적인 상품과 서비스 공급 능력도 떨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 최고위 당국자들도 경제 위기를 언급할 때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정부는 경제적 부족 상황을 부인하지 않는다"며 "이란이 우위에 있는 지금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갈리바프 의장도 19일 이라크 기업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우리 군이 아무리 강력하더라도, 국민이 굶주리고 금융 순환, 경제 성장, 국내 생산 기반이 없다면 우리는 버틸 수 없다"고 토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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