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조 푼 삼성 vs 40조 태운 하닉…환원 방식 갈린 까닭은

기사등록 2026/08/25 06:00:00

구글에서 선호하는 매체로 추가

역대급 카드 꺼내들었지만…주가 흐름은 엇갈려

SK하닉, 자사주 소각에 매수벽…수급 측면 효과

삼성, 현금배당에 하락…금산법 요건 고려한 듯

증권가 "우열 가릴 필요 없지만…환원, 더 중요해질 것"

[샌프란시스코=뉴시스] 김진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4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미드웨이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최태원 SK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전략적 AI 팩토리 및 반도체 협력 MOU(업무협약)' 체결을 지켜보고 있다. 2026.07.25. bluesoda@newsis.com
[샌프란시스코=뉴시스] 김진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4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미드웨이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최태원 SK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전략적 AI 팩토리 및 반도체 협력 MOU(업무협약)' 체결을 지켜보고 있다. 2026.07.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역대 최대 규모의 주주환원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주가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전면에 내세운 SK하이닉스는 환원책 발표 후  두 자릿수 급등세를 연출한 반면, 최대 110조원 규모의 환원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발표 직후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증권가에서는 상반된 주가 행보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수급과 함께 각사가 처한 서로 다른 규제 환경 등을 꼽고 있다.

매수벽 세운 SK하닉 vs 시차 남긴 삼성전자

주가 희비는 수급 측면에서의 파급력에서 갈렸다는 게 1차적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환원책 발표 즉시 보통주 2407만주, 4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장내에서 매입해 전량 소각하는 절차에 돌입했다. 매입 개시일인 지난 20일부터 회사는 하루 약 65만주를 매입하고 있는데, 이는 일평균 거래량의 12~15%에 달하는 규모로 추정된다.

회사가 매수 주체로 시장에서 매물을 소화하면서 주가 하방에 대한 지지력이 형성됐고, 유통 주식 수 감소에 따른 주당순이익(EPS)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SK하이닉스가 환원책을 발표한 다음날인 20일 주가는 12.73% 급등하면서 강한 매수세를 나타냈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 21일 110조원 규모의 역대급 주주환원 방안을 공개했지만, 주가는 전날인 24일 8.70% 급락하면서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수급 공백을 하락의 배경으로 보고 있다.

당초 삼성전자의 주주환원과 관련해 시장은 대규모 보통주 소각을 기대하고 이를 주가에 선반영해 왔지만, 실제 공개된 방안은 30조원 규모의 현금배당으로 매수세에 제한된 영향을 미칠수 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배당금은 주주에게 직접 지급될 뿐, 매수세와 직결되지 않는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60조~80조원 규모의 잔여 재원의 구체적인 환원 방식에 대한 결정을 2027년 1월 이사회로 미루면서, 실망 매물이 출회하며 주가 급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영곤 토스증권 연구원은 "배당은 회사가 현금을 주주에게 지급하는 방식이지만, 자사주 매입은 회사가 시장에서 주식을 직접 사들이기 때문에 매입 기간 동안 실질적인 매수 수요가 발생하고 소각 후 유통 주식 수도 줄어든다"며 "같은 금액을 환원하더라도 단기 주가 수급 측면에서는 자사주 매입·소각이 배당보다 훨씬 직접적인 효과를 낸다"고 분석했다.

'지주사 지분율' 감안한 하이닉스 vs '금산법' 고려한 삼성전자

양사가 서로 다른 환원 방식을 택한 데는 지배구조와 법적 규제를 둘러싼 엇갈린 셈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자사주 매입·소각 방식이 지배구조 측면에서의 실익 확보로 연결된다. 현재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인 SK스퀘어가 자회사인 SK하이닉스 지분을 최소 20% 이상 보유해야 하는데, SK하이닉스는 지난 7월 미국 주식예탁증서(ADR)를 발행하면서 SK스퀘어의 지분율이 20% 수준으로 하락한 상황이다.
[샌프란시스코=뉴시스] 김진아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회장이 지난달 24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미드웨이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2026.07.25. bluesoda@newsis.com
[샌프란시스코=뉴시스] 김진아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회장이 지난달 24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미드웨이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2026.07.25. [email protected]

SK하이닉스가 이번 환원을 통해 자사주를 소각하고 전체 발행주식 수를 줄이게 되면, SK스퀘어의 지분율은 추가 자금 투입 없이도 상승하게 되면서 법적 요건을 방어할 수 있게 된다.

반면 삼성전자는 정반대의 규제 장벽에 마주한 상황이다.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에 따르면 금융회사는 비금융 계열사 지분을 10%를 초과해 보유할 수 없는데, 지난 6월 말 기준 삼성생명(8.51%)과 삼성화재(1.49%)가 보유한 삼성전자 보통주 합산 지분율은 정확히 10.00%로 법적 한도에 도달해 있다.

삼성전자가 보통주를 대규모로 소각할 경우 전체 주식 수가 줄어들어 두 금융계열사의 합산 지분율이 10%를 초과하게 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초과 지분을 시장에 대량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주주 입장에서는 자사주 소각이 호재로 여겨지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지배구조 리스크를 감수해야 해 현금배당 중심의 정책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소각시 최대주주 계열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지분율 상승으로 금산법 내 비금융계열사 지분 10% 한도를 초과할 가능성이 있어 배당 중심의 주주환원 정책을 먼저 발표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3개년 주주환원 정책 또는 구조적 환원 정책이 포함되지 않았던 부분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라고 짚었다.

오너 지분 차이 영향도?…"자본 배분의 최적화 관점으로 봐야"

총수 및 오너 일가의 지분율 차이가 환원 경로를 가른 변수라는 의견도 있다.

SK하이닉스는 최태원 회장이 최근 주가 하락 국면에서 매입한 3620주를 제외하면 오너 일가의 직접 지분율이 사실상 전무하다. 배당을 대폭 늘리더라도 오너가의 직접적인 현금 흐름과는 무관해 자사주 소각을 통한 주당 가치 극대화에 전념할 수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이재용 회장(1.67%)을 비롯한 삼성가가 직접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현금배당 확대 시 상속세 납부 재원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현금 유입 효과가 발생는 구조다.

이영곤 연구원은 "두 회사의 차이는 어느 한쪽이 더 적극적으로 주주환원을 한다는 의미라기보다, 각자가 처한 환경에 맞는 방식을 선택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삼성전자는 대규모 현금배당을 통해 안정적인 현금 환원을, SK하이닉스는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주주환원과 주당가치 제고, 수급 개선을 동시에 추구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반도체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산업이지만 막대한 이익을 내는 상황 속 주주환원이 중요한 기업가치 평가 기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며 "AI 투자 경쟁의 시대에는 투자로 얼마나 많은 현금을 창출했고, 이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그 성과를 얼마나 지속적으로 주주와 공유했는지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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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6/08/25 06: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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