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관사·백양사서 한국 사찰음식 직접 경험
"한국 발효음식 종류·스펙트럼 훨씬 넓어"
"국가 차원 전승·지원 체계, 일본에는 없어"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일본 요시무라 쇼요스님(조동종 보문사 주지, 정진 요리 전문가)이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불교문화사업단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6.08.23.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8/19/NISI20260819_0021403969_web.jpg?rnd=20260819162546)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일본 요시무라 쇼요스님(조동종 보문사 주지, 정진 요리 전문가)이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불교문화사업단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6.08.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일본 정진요리 전문가인 요시무라 쇼요(吉村昇洋) 스님이 한국 사찰음식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 진관사와 백양사에서 사찰음식을 직접 경험한 그는 한국의 조리법을 자신의 정진요리(사찰음식)에도 응용해보고 싶다고 했다.
일본 조동종(曹洞宗) 사찰 보문사(普門寺·후몬지) 주지인 요시무라 스님은 조동종 대본산 에이헤이지(永平寺)에서 수행한 선 승려이자 임상심리사, 정진요리 연구가다.
선 수행과 마음챙김을 음식과 연결해 온 그는 지난 20일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이 사찰음식 국가무형유산 지정 1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2026년 사찰음식 국제학술 심포지엄' 참석차 한국을 찾았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일본 요시무라 쇼요스님(조동종 보문사 주지, 정진 요리 전문가)이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불교문화사업단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6.08.23.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8/19/NISI20260819_0021403964_web.jpg?rnd=20260819162549)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일본 요시무라 쇼요스님(조동종 보문사 주지, 정진 요리 전문가)이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불교문화사업단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6.08.23. [email protected]
매운맛부터 발효까지…日 스님이 본 한국 사찰음식
개인적으로 매운 음식을 좋아한다는 스님은 백양사에서 맛본 음식이 입맛에 잘 맞았다고 했다. 일본 정진요리에서는 한국 사찰음식처럼 강한 매운맛을 내는 경우가 흔치 않다.
그는 한국 사찰음식의 매운맛을 단순한 양념의 차이로만 보지 않았다. 지역마다 사람들이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맛이 있고, 매운맛 역시 한국의 음식문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특징으로 봤다.
한국과 일본 사찰음식의 차이를 이야기하면서 특히 주목한 것은 발효음식이었다.
일본 정진요리에서도 발효식품을 사용하지만 한국은 그 종류와 활용 범위가 훨씬 넓다는 것이다. 특히 진관사와 백양사에서 사찰이 직접 장을 담그고 오랜 시간 숙성해 사용하는 모습을 인상 깊게 봤다고 했다.
일본에도 사찰에서 전통 발효식품을 만드는 사례가 있다. 중국에서 전래된 '두치(豆豉)'를 일본에서는 '하마낫토'라고 하는데, 교토의 일부 사찰에서는 지금도 전통 방식으로 이를 만든다. 사찰에서 만들어 지역 주민에게 판매하면서 '테라낫토(절 낫토)'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졌다.
요시무라 스님은 정진요리를 일본 고유의 조리법에 가둘 필요는 없다고 봤다. 그 역시 프랑스·이탈리아·중화요리 등의 조리법을 정진요리에 적극적으로 접목하고 있다.
수강생들이 "이것도 정말 사찰음식이 맞느냐"고 물으면 그는 이렇게 되묻는다고 했다.
"부처님께서 일본 요리를 드셔보신 적이 있을까요?"
중요한 것은 요리의 국적이나 형식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수행의 정신이라는 의미다. 그런 그에게 이번 한국 방문은 새로운 조리법을 접하는 기회이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일본 요시무라 쇼요스님(조동종 보문사 주지, 정진 요리 전문가)이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불교문화사업단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6.08.23.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8/19/NISI20260819_0021403965_web.jpg?rnd=20260819162549)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일본 요시무라 쇼요스님(조동종 보문사 주지, 정진 요리 전문가)이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불교문화사업단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6.08.23. [email protected]
"한 번에 오직 한 가지"…식사도 수행
오신채를 사용하지 않고 고기와 생선을 먹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는 일반적인 채식이나 비건 요리와 사찰음식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식사 전 오관게(五觀偈)를 되새기고 조동종의 식사 예법인 식당작법(食堂作法)에 따라 음식을 먹는 과정 자체가 수행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이를 깨닫게 된 것은 에이헤이지에서 수행하던 시절이었다.
당시에는 먹는 순서부터 식기를 다루는 방법까지 정해진 규칙을 따라야 했고 작은 실수에도 지적을 받았다. 처음에는 그저 엄격한 식사 예절이라고 생각했다.
수행을 시작한 지 약 6개월이 지나 식사 예법이 몸에 배자 비로소 그 의미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밥을 먹을 때는 밥그릇에 집중하고, 국을 먹을 때는 국그릇에 집중한다. 한 가지 식기를 들고 음식을 입에 넣은 뒤 내려놓고, 입안의 음식이 사라진 다음 다른 그릇을 드는 방식이다.
요시무라 스님은 이를 통해 "한 번에 오직 한 가지와 대면하도록 식사 작법이 만들어져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단순한 식사 예절이라고 여겼던 행위 안에 선 수행의 원리가 담겨 있었던 것이다.
그에게 식사는 과거나 미래가 아닌 '지금, 여기'에 집중하는 수행이기도 하다.
"과거의 힘든 일이나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생각에 사로잡히면 우리는 그것을 현실처럼 느끼며 괴로워합니다. 하지만 현재는 오감을 통해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음식을 눈으로 보고, 씹는 소리를 듣고, 향을 맡고, 혀로 맛을 느끼고, 몸으로 식감을 느끼는 동안에는 과거나 미래에 대한 생각에서 벗어나 현재에 머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일본 요시무라 쇼요스님(조동종 보문사 주지, 정진 요리 전문가)이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불교문화사업단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6.08.23.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8/19/NISI20260819_0021403968_web.jpg?rnd=20260819162549)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일본 요시무라 쇼요스님(조동종 보문사 주지, 정진 요리 전문가)이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불교문화사업단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6.08.23. [email protected]
한국은 국가가 전승 지원…"일본엔 이런 체계 없어"
한국에서는 국가와 대한불교조계종이 사찰음식의 전승과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지만 일본은 상황이 다르다고 했다.
일본에서는 정진요리에 관심이 많거나 요리를 잘하는 스님들이 개별적으로 연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국처럼 역사적으로 축적된 사찰음식의 전통을 하나의 체계로 정리하고 국가 차원에서 지원하는 방식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요시무라 스님은 전승을 과거의 방식을 그대로 보존하는 것으로만 이해해서는 안 된다고 봤다.
기후변화로 과거에 사용하던 식재료가 사라지거나 구하기 어려워질 수 있는 만큼 전통 식재료와 조리법에 지나치게 집착하기보다는 변화한 환경에 맞춰 적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한국의 조리법을 일본 정진요리에 접목하고 싶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통을 존중하되 특정 국가의 음식이나 과거의 조리법에 가두지 않고 시대와 환경에 맞춰 이어가는 것이다.
결국 요시무라 스님에게 사찰음식의 본질은 다시 '먹는 사람'에게 돌아온다.
"어떤 음식을 먹느냐보다 어떻게 먹느냐가 중요합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일본 요시무라 쇼요스님(조동종 보문사 주지, 정진 요리 전문가)이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불교문화사업단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6.08.23.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8/19/NISI20260819_0021403966_web.jpg?rnd=20260819162549)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일본 요시무라 쇼요스님(조동종 보문사 주지, 정진 요리 전문가)이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불교문화사업단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6.08.23. [email protected]
사찰음식의 전통을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한국 상황을 높이 평가했다.
한국에서는 국가와 대한불교조계종이 사찰음식의 전승과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지만, 일본은 상황이 다르다.
일본에서 사찰음식을 좋아하거나 요리를 잘하는 스님들이 각자 연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한국처럼 역사적으로 축적된 사찰음식의 전통을 하나의 체계로 정리하고 국가 차원에서 지원하는 방식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했다.
그렇다고 전승을 옛 방식대로의 보전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고 스님은 강조했다. 기후변화로 인해 과거에 사용하던 식재료가 사라지거나 구하기 어려워질 수 있는 만큼, 전통 식재료와 조리법에 지나치게 집착하기보다는 변화한 환경에 맞춰 적응하고 순응하는 자세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스님이 제시한 사찰음식의 미래도 결국 같은 지점으로 봤다. 전통을 존중하되 전통이란 이름에 매이지 않는 것. 무엇을 먹는지보다 어떻게 먹는지를 살피고, 한 끼의 식사를 통해 현재의 자신과 마주하는 것.
"어떤 음식을 먹느냐보다 어떻게 먹느냐가 중요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