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예스24 라이브홀서 4년 만의 단독 내한공연
태극기 기타 들고 오프닝 무대 장식
'세븐 네이션 아미', 록 마니아들의 앤섬 재증명
![[서울=뉴시스] 잭 화이트. (사진 = David James Swanson 제공) 2026.08.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8/17/NISI20260817_0002214286_web.jpg?rnd=20260817233235)
[서울=뉴시스] 잭 화이트. (사진 = David James Swanson 제공) 2026.08.1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검정 재킷과 바지, 티셔츠에 대비되는 흰색 구두. 17일 오후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 무대에 오른 잭 화이트의 시각적 테마는 그의 이름처럼 '화이트'가 도드라지는 구성이었다. 단독 공연으로는 4년 만에(페스티벌 포함하면 2년 만에) 한국을 찾은 그의 손에는 건곤감리와 태극 문양이 박힌 흰색 보디의 기타가 들려 있었다. 이날 오프닝 무대를 장식한 밴드 '오이스터즈'의 것으로 추정되는 이 태극기 기타를 메고, 그는 첫 두 곡 '댓츠 하우 아임 필링(That's How I'm Feeling)'과 '블랙 매스(Black Math)'를 맹렬하게 내달렸다. 한국 관객을 향한 애정 어린 첫인상이자 선언이었다. 이어 공연은 개러지 록의 끓어오르는 절정으로 치달았다.
이날 공연의 결정적 핵심은 열기에 달아오른 화이트가 공연 중반 재킷을 벗어던진 순간에 있었다. 기타 넥을 쥔 그의 팽팽한 전완근은 단순한 해부학적 특징이 아니었다. 그것은 이날 그가 1200명의 관객에게 쏟아낸 사운드의 근육질과 완벽하게 일치하는 메타포였다. 시각과 청각이 묘하게 병치되는 이 쾌감은 소리의 물성, 즉 형체 없는 소리가 어떻게 무대 위에서 물리적인 타격감을 지닌 육체로 변모하는지를 심화시켜 보여주는 미학적 현장이었다. 오랜 동료인 패트릭 킬러(드럼), 도미닉 데이비스(베이스), 바비 에밋(키보드)이 구축한 육중한 블루스 록 파운데이션 위로 디스토션 기타의 거친 마찰음이 얹혀졌다. 무거운 사운드의 폭격 속에서도 화이트는 끊임없이 리듬에 발을 맞추며 경쾌한 스텝을 잃지 않았다.
그의 퍼스널 컬러와도 같은 파란색 조명이 무대를 지배했다. 그 푸른빛 아래서 밀도 높고 선명하게 뿜어져 나오는 사운드는 관객으로 하여금 소리의 바다로 기분 좋은 잠영을 하는 듯한 감각을 안겼다. 이 들끓는 사운드가 100분 동안 선명한 날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면에는 엔지니어의 섬세함이 존재했다. 엔지니어는 곡 사이마다 쉴 새 없이 기타를 교체하고 장비를 조율하며 소리의 질을 최상급으로 통제했다. 무결점의 세팅 덕분에 화이트는 불필요한 멘트 없이 오직 연주에만 몰입할 수 있었다.
이날 공연의 결정적 핵심은 열기에 달아오른 화이트가 공연 중반 재킷을 벗어던진 순간에 있었다. 기타 넥을 쥔 그의 팽팽한 전완근은 단순한 해부학적 특징이 아니었다. 그것은 이날 그가 1200명의 관객에게 쏟아낸 사운드의 근육질과 완벽하게 일치하는 메타포였다. 시각과 청각이 묘하게 병치되는 이 쾌감은 소리의 물성, 즉 형체 없는 소리가 어떻게 무대 위에서 물리적인 타격감을 지닌 육체로 변모하는지를 심화시켜 보여주는 미학적 현장이었다. 오랜 동료인 패트릭 킬러(드럼), 도미닉 데이비스(베이스), 바비 에밋(키보드)이 구축한 육중한 블루스 록 파운데이션 위로 디스토션 기타의 거친 마찰음이 얹혀졌다. 무거운 사운드의 폭격 속에서도 화이트는 끊임없이 리듬에 발을 맞추며 경쾌한 스텝을 잃지 않았다.
그의 퍼스널 컬러와도 같은 파란색 조명이 무대를 지배했다. 그 푸른빛 아래서 밀도 높고 선명하게 뿜어져 나오는 사운드는 관객으로 하여금 소리의 바다로 기분 좋은 잠영을 하는 듯한 감각을 안겼다. 이 들끓는 사운드가 100분 동안 선명한 날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면에는 엔지니어의 섬세함이 존재했다. 엔지니어는 곡 사이마다 쉴 새 없이 기타를 교체하고 장비를 조율하며 소리의 질을 최상급으로 통제했다. 무결점의 세팅 덕분에 화이트는 불필요한 멘트 없이 오직 연주에만 몰입할 수 있었다.
![[서울=뉴시스] 잭 화이트. (사진 = David James Swanson 제공) 2026.08.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8/17/NISI20260817_0002214288_web.jpg?rnd=20260817233316)
[서울=뉴시스] 잭 화이트. (사진 = David James Swanson 제공) 2026.08.1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매일 밤 세트리스트가 바뀌는 그의 공연 철학답게, 이날 역시 사전에 고정된 레퍼토리는 없었다. 곡 단위로 흐름을 끊지 않고 블루스 록, 개러지, 로큰롤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곡을 변주하고 변이시키는 모습은 록 음악에 재즈의 즉흥성을 이식한 듯했다. 화이트 스트라입스 시절의 명곡 '호텔 요르바(Hotel Yorba)'는 원곡보다 훨씬 묵직하고 로킹한 질감으로 재탄생하며 공간을 압도했다.
이 모든 음악적 상호작용의 정점을 찍은 것은 화이트의 트레이드마크인 '폰 프리(Phone-free)' 정책이었다. 공연장 내 휴대전화 사용을 통제해 시각적 기록이라는 현대인의 매개된 경험을 거세하자, 21세기에 찾아보기 힘든 '순수하게 음악만을 즐기는' 해방구가 열렸다. 아주 극소수만이 남몰래 렌즈를 들이밀었을 뿐, 대다수의 관객은 텅 빈 손으로 눈앞에서 명멸하는 조명과 돌발적인 편곡의 비틀기에 온전히 감각을 내맡겼다. 날 것의 에너지를 받아내는 데 렌즈의 필터는 사치였다. 화이트 표(標) '풋 유어 폰 다운(PUT YOUR PHONE DOWN)'인 셈이다.
이 모든 음악적 상호작용의 정점을 찍은 것은 화이트의 트레이드마크인 '폰 프리(Phone-free)' 정책이었다. 공연장 내 휴대전화 사용을 통제해 시각적 기록이라는 현대인의 매개된 경험을 거세하자, 21세기에 찾아보기 힘든 '순수하게 음악만을 즐기는' 해방구가 열렸다. 아주 극소수만이 남몰래 렌즈를 들이밀었을 뿐, 대다수의 관객은 텅 빈 손으로 눈앞에서 명멸하는 조명과 돌발적인 편곡의 비틀기에 온전히 감각을 내맡겼다. 날 것의 에너지를 받아내는 데 렌즈의 필터는 사치였다. 화이트 표(標) '풋 유어 폰 다운(PUT YOUR PHONE DOWN)'인 셈이다.
![[서울=뉴시스] 잭 화이트. (사진 = David James Swanson 제공) 2026.08.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8/17/NISI20260817_0002214287_web.jpg?rnd=20260817233252)
[서울=뉴시스] 잭 화이트. (사진 = David James Swanson 제공) 2026.08.1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여섯 곡에 이르는 앙코르의 마침표는 모두의 예상대로 '세븐 네이션 아미(Seven Nation Army)'가 찍었다. 관객들이 자발적으로 쏟아낸 "오오오오오"라는 주술적인 떼창은 앙코르를 부르는 주문이자, 무대와 객석을 연결하는 거대한 제의였다. 직관으로 마주한 이 곡은 모든 이를 하나로 뭉치게 만드는 노래의 숭고함, 혹은 이 순간만큼은 기꺼이 하나가 돼야 한다는 당위성의 고상함을 입증했다. 지난달 20일 스페인과 아르헨티나의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 하프타임 쇼에서 구스타보 두다멜의 지휘로 연주된 이 곡은 이미 미국인들의 앤섬(Anthem)을 넘어섰다. 이날 서울의 밤은 이 단순하고도 육중한 기타 리프가 세상 모든 록 마니아들을 결속시키는 만국 공통의 앤섬임을 다시 한번 물리적으로 증명해 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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