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방한으로 본 'AI 전력전쟁'…빅테크 차세대 원전 선점

기사등록 2026/08/14 15:32:05

최종수정 2026/08/14 15:56:26

구글에서 선호하는 매체로 추가

AI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 1년 새 50% 급증…메타, 원전 8기 전력 선점

테라파워 나트륨 공급망에 SK·HD현대…게이츠, 한성숙 총리·정기선 회장 등 면담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인 빌 게이츠 테라파워 이사장이 14일 오후 한성숙 국무총리와 면담을 위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등청하고 있다. 2026.08.14.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인 빌 게이츠 테라파워 이사장이 14일 오후 한성숙 국무총리와 면담을 위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등청하고 있다. 2026.08.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인공지능(AI) 인프라 경쟁이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를 넘어 전력 선점 경쟁으로 확산하고 있다. 메타와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은 미국에서 개발 중인 SMR 등 차세대 원전 사업을 지원하며 미래 전력 선점에 나섰다.

원전을 직접 소유하거나 운영하려는 것은 아니다. 장기 전력구매계약을 맺거나 원전 개발비를 지원하고, 향후 생산될 전력을 우선 공급받는 방식이다. AI 모델의 성능을 높이려면 더 많은 GPU뿐 아니라 이를 24시간 가동할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이자 차세대 원전 기업 테라파워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1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은 것도 이러한 흐름과 맞닿아 있다. 이번 방한을 계기로 정·재계 주요 인사들과 테라파워의 차세대 원전 공급망 확대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AI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 1년 새 50% 급증

14일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은 지난해 17% 증가했다. 특히 AI 연산에 집중된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은 1년 만에 50% 급증했다.

IEA는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가 2030년까지 현재의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은 같은 기간 약 세 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용자 질문에 답하는 AI 서비스뿐 아니라 복잡한 업무를 여러 단계에 걸쳐 수행하는 AI 에이전트가 확산되면서 연산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태양광과 풍력만으로 해결하기도 어렵다. 발전량이 날씨와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반면 AI 서버는 밤낮없이 돌아가야 한다. 대규모 배터리를 결합할 수 있지만 장시간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에는 비용과 용량의 한계가 있다.

빅테크가 원전을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원전은 탄소를 직접 배출하지 않으면서 날씨와 관계없이 일정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특히 SMR은 대형 원전보다 작은 원자로를 여러 기 설치해 데이터센터 증설 속도에 맞춰 발전 용량을 단계적으로 늘릴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메타, 테라파워 원전 최대 8기 전력 선점

가장 공격적으로 움직이는 곳은 메타다. 메타는 지난 1월 테라파워와 미국에 최대 8기의 '나트륨' 원전을 개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우선 원전 2기의 개발비를 지원하고 이곳에서 생산될 전력을 공급받는다. 기본 발전 용량은 690㎿로 이르면 2032년부터 공급할 예정이다. 메타는 이후 6기를 추가해 2035년까지 총 2.8GW의 전력을 확보할 수 있는 권리도 갖는다.

나트륨 원전은 전기를 일정하게 생산하면서 수요가 몰릴 때 저장된 열을 활용해 출력을 높이는 구조다. 8기가 모두 구축되면 기본 발전량은 2.8GW, 저장 기능을 포함한 최대 출력은 4GW에 달한다.

메타는 기존 원전의 전력도 장기 계약으로 확보했다. 메타에 따르면 비스트라·테라파워·오클로 3사와 맺은 계약 규모만 6.6GW다. 지난해 콘스텔레이션과 체결한 클린턴 원전(1121㎿) 20년 계약을 더하면 7.7GW에 이른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조정식(오른쪽) 국회의장이 14일 여의도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빌 게이츠 게이츠 재단 이사장을 접견하고 있다. (사진=국회 제공) 2026.08.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조정식(오른쪽) 국회의장이 14일 여의도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빌 게이츠 게이츠 재단 이사장을 접견하고 있다. (사진=국회 제공) 2026.08.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구글은 카이로스파워와 2035년까지 최대 500㎿ 규모의 차세대 원전 전력을 미국 전력망에 추가하는 계약을 맺었다. 첫 사업인 50㎿ 규모 '헤르메스2'는 2030년 가동이 목표다. 이후 2035년까지 원자로를 순차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아마존은 SMR 개발사 엑스에너지의 5억 달러 규모 투자 유치를 주도했다. 미국 워싱턴주에 우선 4기를 설치해 320㎿를 확보한 뒤 최대 12기·960㎿로 늘릴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2039년까지 5GW 이상의 신규 원전 개발을 지원한다.

SMR 가동은 아직…당장은 기존 원전이 답

다만 SMR은 당장 닥친 AI 전력난의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 메타와 구글, 아마존이 지원하는 원자로 대부분은 2030년 이후 가동을 목표로 한다. 이들이 지원하는 미국의 차세대 원자로는 아직 상업 운전 실적이 없고 인허가와 건설비, 원전 연료 공급 문제도 남아 있다.

이에 빅테크는 기존 원전을 연장하거나 재가동하는 방안도 병행하고 있다. MS는 2019년 경제성을 이유로 폐쇄됐던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섬 원전 1호기의 전력을 20년간 구매하기로 했다. 원전 운영사 콘스텔레이션은 835㎿ 규모의 원전을 2027년 다시 가동할 계획이다.

IEA가 지난해 4월 내놓은 '에너지와 AI' 보고서도 2030년까지 늘어나는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와 천연가스가 주로 담당할 것으로 내다봤다. SMR은 첫 가동이 예상되는 2030년께부터 본격적으로 전력 공급에 기여할 전망이다.

2030년대 원전 공급망에 올라탄 한국 기업

빌 게이츠의 이번 방한에 한국 산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테라파워의 나트륨 원전 공급망에 한국 기업이 이미 발을 들여놓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SK㈜와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8월 테라파워에 2억5000만 달러를 공동 투자해 2대 주주에 올랐고, 한국수력원자력은 올해 1월 SK이노베이션 보유 지분 중 4000만 달러어치를 인수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5월 나트륨 원자로 외함시스템(RES) 핵심설비 제작·공급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현대건설은 나트륨 원전 시공을 지원한다.

빌 게이츠는 한성숙 국무총리와 정기선 HD현대 회장 등을 잇달아 만난다. 메타가 지원하는 나트륨 원전 사업이 확대되면 한국 기업의 참여 범위가 투자에서 제작·시공으로 넓어질 가능성이 있다.

결국 AI 경쟁은 더 좋은 모델과 GPU를 확보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데이터센터를 제때 가동할 전력과 전력망, 장기 공급계약을 누가 먼저 확보하느냐가 새로운 경쟁력이 되고 있다. 빅테크가 2030년대 원전 전력까지 선점하는 이유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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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방한으로 본 'AI 전력전쟁'…빅테크 차세대 원전 선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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