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상처 지나 '화합'으로…서울시향 유럽행 예고편 [객석에서]

기사등록 2026/08/13 15:2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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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예술의전당서 '유럽 투어 프리뷰 콘서트'

유럽 동행자 바리톤 괴르네 협연…악단과 9년 만

전쟁 그린 '부상 처치사' 화합 담은 '합창' 선보여

[서울=뉴시스]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유럽 투어 프리뷰 콘서트: 베토벤 '합창''이 열렸다.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2026.08.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유럽 투어 프리뷰 콘서트: 베토벤 '합창''이 열렸다.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2026.08.1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4년 만에 클래식의 본거지 유럽 무대로 향하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출국에 앞서 국내 관객에게 유럽 투어의 레퍼토리를 먼저 들려줬다.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유럽 투어 프리뷰 콘서트'에서 서울시향은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의 지휘로 존 애덤스의 '부상 처치사'와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연주했다. 유럽 투어에 동행하는 세계적인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도 무대에 올라 서울시향과 9년 만에 호흡을 맞췄다.

서울시향은 오는 25일부터 31일까지 스페인과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 유럽 3개국을 찾는다. 2024년 취임한 츠베덴 음악감독과 함께하는 첫 유럽 투어다. 지난해 미국 뉴욕 카네기홀 초청 공연에 이어 유럽으로 무대를 넓힌다.

이날 첫 곡인 '부상 처치사'는 시인 월트 휘트먼의 동명 시를 토대로 한 성악곡이다. 미국 남북전쟁 당시 부상병을 돌봤던 휘트먼의 경험을 담아 전쟁의 참혹함과 인간이 입은 상처를 들여다본다.

괴르네의 어둡고 묵직한 음색은 전쟁의 참상을 과장하기보다 담담하게 전했다. 여기에 몽환적으로 번지는 오케스트라의 음향이 더해지며 전쟁터에 남겨진 상처와 비극을 짙게 드러냈다.

[서울=뉴시스]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유럽 투어 프리뷰 콘서트: 베토벤 '합창''이 열렸다.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2026.08.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유럽 투어 프리뷰 콘서트: 베토벤 '합창''이 열렸다.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2026.08.1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15분 남짓한 '부상 처치사'가 끝나고 인터미션을 거쳐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이 이어졌다.

국내 클래식 애호가들에겐 연말 단골 레퍼토리로 익숙한 작품이지만 이날은 서울시향이 4년 만의 유럽 투어에 들고 가는 대표 레퍼토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달랐다. 긴장과 갈등을 지나 마지막 4악장 '환희의 송가'에 이르며 인류애와 화합이라는 보편적 이상을 노래하는 작품이다.

츠베덴은 비교적 빠른 템포로 악단을 이끌었다. 개별 악기의 소리를 두드러지게 하기보다 악단 전체가 하나의 울림을 만들어내는 데 집중했다.

현악은 촘촘하게 움직이며 음악의 추진력을 만들었고, 관악은 웅장한 음향으로 선율에 힘을 더했다. 츠베덴은 악단을 힘 있게 밀어붙이면서도 서로 다른 악기들이 하나의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전체의 균형을 놓치지 않았다.

절정은 4악장 '환희의 송가'였다.

'부상 처치사'에서 어둡고 묵직한 음색으로 전쟁의 상처를 그려낸 괴르네는 '합창'에서는 힘 있는 목소리로 환희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 독창과 합창의 목소리가 차례로 더해지면서 공연장은 거대한 울림으로 채워졌다. 서로 다른 목소리가 하나의 노래로 모이는 과정에서 '합창'이 품은 인류애와 화합의 의미도 선명해졌다.

[서울=뉴시스]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유럽 투어 프리뷰 콘서트: 베토벤 '합창''이 열렸다.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2026.08.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유럽 투어 프리뷰 콘서트: 베토벤 '합창''이 열렸다.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2026.08.1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로 다른 시대에 태어난 두 작품은 이날 무대에서 자연스럽게 맞물렸다. '부상 처치사'가 전쟁과 폭력이 인간에게 남긴 상처를 바라봤다면, 뒤이어 연주된 '합창'에서는 서로 다른 목소리가 하나로 모였다. 전쟁의 상처에서 인류애와 화합으로, 두 작품은 인간을 바라보는 하나의 긴 호흡처럼 이어졌다.

서울시향은 유럽 투어에 앞서 다른 레퍼토리도 국내 관객에게 먼저 선보인다. 오는 20일에는 정재일의 첫 관현악곡 '인페르노'를, 21일에는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한다.

[서울=뉴시스]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유럽 투어 프리뷰 콘서트: 베토벤 '합창''이 열렸다.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2026.08.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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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6/08/13 15:28:42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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