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에 쓴 '조선만세'도 죄였다…서대문형무소에 남은 독립의 기록

기사등록 2026/08/13 10:45:18

최종수정 2026/08/13 10:58:27

구글에서 선호하는 매체로 추가

국립민속박물관·서대문형무소역사관 공동기획전 '붉은 벽돌집'

독립운동 죄목 161개…수형기록카드·강제노역전표 등 60여점

안창호 옥중편지부터 ‘옥바라지’·독립자금 보탠 활명수도 전시

[서울=뉴시스]유관순 수형 카드
[서울=뉴시스]유관순 수형 카드

[서울=뉴시스] 한이재 기자 = 광복절을 맞아 일제강점기 서대문형무소 안팎에서 독립을 염원하며 살아간 사람들의 삶을 조명하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민속박물관과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은 오는 15일부터 12월31일까지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 10옥사에서 공동기획전 '붉은 벽돌집, 서대문형무소'를 개최한다고 13일 밝혔다.

'붉은 벽돌집'은 1920~1930년대 사람들이 서대문형무소를 부르던 이름이다. 수감자들의 강제노동으로 쌓아 올린 붉은 벽돌은 식민지 억압의 상징인 동시에 독립을 위해 살아간 사람들의 기억을 품고 있다.

이번 전시는 서대문형무소를 중심으로 감옥 안에서 저항한 수감자들과 감옥 밖에서 이들을 뒷받침한 가족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자료 60여 점을 통해 살펴본다.

특히 독립운동이 당시 어떤 '죄'로 다뤄졌는지를 보여준다. 독립운동 관련 죄목은 161개에 달했다. 벽에 '조선만세'라고 쓰거나 일왕에게 독립을 요구하는 편지를 보내는 일까지 처벌 대상이 됐다.

1부 '감옥 안, 버티다'에서는 이 같은 죄목 일부가 담긴 '수형기록카드'와 독립운동가를 압송할 때 사용한 '용수' 등을 선보인다. 천안 아우내 장터에서 만세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체포된 유관순의 수형기록카드도 볼 수 있다.

수감자들의 일상도 들여다볼 수 있다. 수감자의 등급에 따라 밥의 양을 달리했던 '틀밥'과 1급수·4급수 감방을 재현하고, 한무성 애국지사의 '강제노역전표'와 수감자들의 노역 모습을 담은 사진 등을 전시한다.

감옥 안에서도 저항은 멈추지 않았다. 수감자들은 감방 벽을 두드려 서로 의사를 전달하는 '타벽통보법'으로 소통했다. 전시는 이란 지사의 증언 영상과 옥중 만세운동, 단식동맹을 다룬 당시 신문 기사를 통해 수감자들의 연대와 저항을 보여준다.
[서울=뉴시스]안창호가 아내에게 보낸 옥중 편지
[서울=뉴시스]안창호가 아내에게 보낸 옥중 편지

2부 '감옥 밖, 보태다'에서는 수감자 곁을 지킨 가족과 독립운동을 지원한 사람들에게 시선을 돌린다.

안창호가 1933년 아내 이혜련에게 보낸 옥중 편지가 대표적이다. 편지에는 평생 아내에게 기쁨과 위안을 주지 못하고 근심과 슬픔을 안겼다는 미안함이 담겼다. 정이형이 서대문형무소에서 딸 정문경에게 보낸 편지도 전시된다.

수감자 가족들이 추위를 견딜 솜과 사식을 전하며 이어간 '옥바라지'의 흔적도 소개한다. 1936년 서대문형무소 인근 현저동 일대를 담은 지도 '대경성부대관'에서는 당시 수감자와 가족들이 모여 살면서 형성된 '옥바라지 골목'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독립운동가들을 밖에서 도운 이들의 이야기도 만난다. 간호사 이정숙, 독립운동가를 변호한 김병로와 일본인 변호사 후세 다쓰지, 활명수 판매 수익으로 독립운동을 지원한 민강 등이 소개된다. 독립운동 자금 마련에 힘을 보탠 '활명수병'도 전시장에 나온다.

전시가 열리는 서대문형무소 10옥사는 독립운동가들이 실제 수감됐던 국가유산이다. 국립민속박물관과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은 역사적 공간에서 감옥 안의 저항과 감옥 밖의 연대를 함께 보여주며 독립운동을 만든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조명한다.

이번 전시는 국립민속박물관이 지역 박물관과 함께 추진하는 'K-museums 공동기획전'의 67번째 전시다.
[서울=뉴시스]국립민속박물관과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이 공동기획한 '붉은 벽돌집, 서대문형무소' 전시 포스터
[서울=뉴시스]국립민속박물관과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이 공동기획한 '붉은 벽돌집, 서대문형무소' 전시 포스터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벽에 쓴 '조선만세'도 죄였다…서대문형무소에 남은 독립의 기록

기사등록 2026/08/13 10:45:18 최초수정 2026/08/13 10:58:27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