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치료율 저조한 '편두통'…약이 있는데, 왜?

기사등록 2026/08/13 07:01:00

최종수정 2026/08/13 07: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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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면 낫는다"…낮은 인식이 부른 10년 공백

편두통 환자 5명 중 1명만 의료서비스 받아

[서울=뉴시스] 황재희 기자=주한덴마크 대사관은 지난 11일 ‘한국-덴마크 편두통 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했다. 주민경 대한두통학회 회장(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이 발표하고 있다. 2026.08.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황재희 기자=주한덴마크 대사관은 지난 11일 ‘한국-덴마크 편두통 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했다. 주민경 대한두통학회 회장(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이 발표하고 있다. 2026.08.1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편두통은 전 세계 약 11억명이 앓는 흔한 신경계 질환이자 15~49세 여성에서 장애로 인한 손실을 가장 많이 일으키는 질병이지만, 국내 환자의 경우 진단을 받기까지 10년 이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효과적인 치료제가 잇달아 나온 최근에도 급여 문턱에 막혀 실제 치료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도 다수인 것으로 파악됐다.

주한덴마크 대사관은 지난 11일 ‘한국-덴마크 편두통 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하고, 편두통에 대한 국가 정책과 진료체계를 공유하고 환자 중심의 편두통 관리 방안을 논의했다.

편두통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신경계 질환 중 하나로, 중등도~중증의 두통에 구역·구토, 빛과 소리에 대한 과민 등이 동반된다. 치료하지 않으면 발작이 통상 4~72시간 지속되며, 개인의 삶의 질은 물론 학업과 직장생활, 사회·경제적 활동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주요 공중보건 이슈로 분류된다.

덴마크를 포함한 다수 국가에서는 편두통의 질병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국가 차원의 관리체계와 치료 접근성 개선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덴마크는 국가가 전문 두통 센터를 만들어 환자를 관리하고 있으며, 국가가 지원하는 덴마크 두통 장애 관련 지식센터를 통해 인식 개선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편두통이 오랫동안 '참아야 하는 통증'으로 치부되면서 진단과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상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개인이 감내해야 할 문제로 여겨지기 쉽고, 환자의 낮은 치료 기대와 예방적 관리의 낮은 활용, 전문진료 접근의 어려움 등에 따른 탓이다.

이날 발표에 나선 주민경 대한두통학회 회장(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은 “국내 편두통 환자의 경우 평균 27.7세에 증상이 발견되는데, 진단에만 10년 이상이 걸리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그럼에도 평생 진단받은 경우가 34.2%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8일 이상 두통이 있다면 예방 치료를 해야 하는데, 환자 23.7%만이 예방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나 진단과 치료 모두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편두통은 개인 차원의 고통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문제를 키우고 있다. 2024년도 학회 조사에 따르면, 편두통을 앓고 있는 직장인의 78%가 일을 하지 못하거나 일의 능률이 떨어지는 장애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도 마찬가지다. 미국 편두통 유병·예방(AMPP) 조사에서는 환자의 25%가 최근 3개월간 하루 이상 직장이나 학교를 쉬었고, 29%는 가족·사회활동에 참여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진단을 받더라도 적절한 치료로 이어지지 못하는 점도 문제로 꼽혔다. 국내 전체 편두통 환자 중 실제로 의료서비스를 받는 환자는 약 20%(5명 중 1명)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편두통이 만성적이고 평생 지속되는 질환으로 분류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수 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치료 선택지 자체가 부족한 것은 아니다. 최근 몇 년 새 CGRP(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 표적 치료제가 등장하면서 두통 진료의 판도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여러 예방약에 실패한 환자에게만 제한적으로 쓰이던 CGRP 표적치료제는 현재 미국과 유럽 가이드라인에서 1차 치료 옵션으로 권고되며, 치료 전략의 무게중심도 단순 두통 횟수 산정에서 장애 정도를 포함한 포괄적 평가로 옮겨가고 있다.

국내 신약 승인도 비교적 신속하게 이뤄져 CGRP 표적 치료제가 이미 사용 가능한 상태지만, 문제는 급여에 있다.
 
또 다른 발표자로 나선 하우석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는 “더 많은 환자들이 적절한 케어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언맷 니즈(unmet needs,미충족 수요)인데, 데이터를 보면 환자가 치료 시스템 안에 들어왔다 하더라도 다양한 치료가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치료제가 있냐 없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환자들이 접근을 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보험 급여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보험 급여를 받기 위해서는 굉장히 엄격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부담 격차는 상당하다. CGRP 단클론항체를 기준으로 급여가 적용되지 않으면 환자는 한달에 약 30만원씩을 부담해야 하지만, 급여가 적용되면 9만원 정도로 낮아진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CGRP 표적치료제 중 실제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는 비율은 10% 미만이다. 최소 1년 이상 편두통 병력이 있으면서 이전에 3가지 이상의 약물 치료에 실패하고, 최대 12개월간 투약한 이후에는 의무적으로 6개월간 휴약기를 둬야 하는 등 급여 기준이 매우 엄격하기 때문이다.

하 교수는 “효과적인 치료제는 있지만 그것이 정말로 공평하게 접근이 되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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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치료율 저조한 '편두통'…약이 있는데, 왜?

기사등록 2026/08/13 07:01:00 최초수정 2026/08/13 07: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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