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느리 첫 음악극 '그렇게 바람이 불었고…'
원작 해체해 음악·무용·설치미술로 재구성
평소 팬이었던 양정욱·신예훈·이한과 협업
인물 '관계'를 음악·움직임·무대미술로 표현
![[서울=뉴시스] 1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음악극 '그렇게 바람이 불었고, 나는 두 형을 먹었다' 라운드인터뷰에 작곡가 이하느리(오른쪽)와 시노그래퍼 양정욱이 참석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2026.08.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8/12/NISI20260812_0002210508_web.jpg?rnd=20260812124414)
[서울=뉴시스] 1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음악극 '그렇게 바람이 불었고, 나는 두 형을 먹었다' 라운드인터뷰에 작곡가 이하느리(오른쪽)와 시노그래퍼 양정욱이 참석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2026.08.1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관계라는 것이 텍스트에 국한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음악극)은 무언의 관계에 대한 내용이에요. 사람들이 무대에 서 있고, 어떤 음악이 이를 이을 때 생기는 관계가 있습니다. 극 자체가 처음부터 '망가뜨리자'에서 출발했죠."
작곡가 이하느리(20)가 첫 음악극 '그렇게 바람이 불었고, 나는 두 형을 먹었다'에서 초점을 둔건 '관계'다.
이하느리는 1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라운드 인터뷰에서 "논리적인 프로세스(과정)를 텍스트로 설명하기보다 무대장치, 음악 등 여러 요소로 표현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하느리는 세종문화회관 컨템포러리 플랫폼 '싱크 넥스트 26(Sync Next 26)'에 참여해 처음으로 음악극에 도전한다. 총 3막으로 구성된 공연은 새롭게 설정한 세 형제의 관계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며 음악과 무용, 설치미술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하나의 무대 언어를 만들어낸 작품이다.
원작 동화를 자신만의 해석으로 비틀어 재구성하고 싶었던 이하느리의 바람과 양정욱 시노그래퍼의 아이디어가 결합해 작품의 서사가 완성됐다.
이하느리는 원작을 왜 망가뜨리고 싶은지 묻자 "어릴 때 보던 이솝우화 같은 동화들이 자세히 보면 아이들이 볼만한 정상적인 내용이 아니란 것을 크면서 느꼈다"며 "아이들이 볼 수 있게 포장된 느낌이 있어 제 식으로 풀어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음악극 '그렇게 바람이 불었고 나는 두 형을 먹었다' 포스터.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2026.08.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8/03/NISI20260803_0002203335_web.jpg?rnd=20260803170852)
[서울=뉴시스] 음악극 '그렇게 바람이 불었고 나는 두 형을 먹었다' 포스터.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2026.08.0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작품의 모티프가 된 동화 '아기돼지 삼형제'가 판본에 따라 결말이 다르다. 음악극은 셋째 돼지가 첫째와 둘째를 먹은 늑대를 먹는다는 설정을 따른다.
이하느리가 동화를 음악극으로 만들고 싶다고 양정욱에게 제안하자 그가 인물 간 관계가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아기돼지 삼형제'를 추천했고, 기존에 널리 알려지지 않는 결말을 알려줬다고 한다.
이하느리는 "(양정욱) 작가가 원작에 잔혹한 내용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여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극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함께 인터뷰에 참여한 양정욱은 "단계별로 변화를 주고자 했다. 구조적으로 늑대와 (돼지 사이에) 관계가 생기면서 드라마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며 "기본적으로 크게 정형화된 구조가 있고, 이를 훼방할 수 있는 비정형적인 장치로 구성됐다"고 말했다.
총연출을 맡은 이하느리는 배역을 구분짓지는 않았다. 전체적인 큰 틀은 유지하되 서사에 따라 전개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
눈길을 끄는 점은 늑대가 극에 등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하느리는 실체가 있는 존재에 집중하는 대신 극 중 인물들이 만들어내는 믿음과 공포로 존재를 표현한다. 이하느리는 "늑대가 직접 등장해 (원작처럼) 먹는 행위는 없지만 인물들이 섞인다는 서사는 있다"고 전했다.
특히 마지막에는 작품을 구성했던 대사, 작업 메모, 연출 지시 등의 요소들이 등장해 극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하느리는 "관객이 내용을 따라가는 것이 아닌 작품을 따라가다가 무대 밖에 있는 정보를 깨닫는 것"이라며 허구와 현실을 동시에 보여주는 구조로 변화한다는 점을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1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음악극 '그렇게 바람이 불었고, 나는 두 형을 먹었다' 라운드인터뷰에 작곡가 이하느리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2026.08.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8/12/NISI20260812_0002210510_web.jpg?rnd=20260812124506)
[서울=뉴시스] 1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음악극 '그렇게 바람이 불었고, 나는 두 형을 먹었다' 라운드인터뷰에 작곡가 이하느리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2026.08.1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작곡에 몰두했던 이하느리는 2024년부터 설치미술에 관심을 가졌고, 세종문화회관의 싱크 넥스트 참여 제안이 이와 맞물리면서 음악극을 만들게 됐다.
이하느리와 양정욱의 협업은 팬심에서 시작했다. 평소 양정욱 작품에 관심이 있어 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팔로우하고 있었고, 이후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시상식에서 만난 것을 계기로 협업을 제안했다.
또 작곡에는 지난해 함께 설치작업을 한 것을 계기로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작곡가 신예훈과 이한이 참여했다.
작업은 각자 극서사에 맞춰 작곡했고, 이하느리가 전체적인 틀에 맞게 재구성했다. 이하느리는 "각자의 것을 하되 기본적인 결은 맞춰가려고 했다"며 "제가 곡 전체를 컨트롤(조정)하는 입장이니까 톤을 맞춰가는 작업을 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1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음악극 '그렇게 바람이 불었고, 나는 두 형을 먹었다' 라운드인터뷰에 작곡가 이하느리(왼쪽)와 시노그래퍼 양정욱이 참석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2026.08.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8/12/NISI20260812_0002210509_web.jpg?rnd=20260812124438)
[서울=뉴시스] 1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음악극 '그렇게 바람이 불었고, 나는 두 형을 먹었다' 라운드인터뷰에 작곡가 이하느리(왼쪽)와 시노그래퍼 양정욱이 참석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2026.08.1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양정욱부터 신예훈, 이한까지 평소 팬이었던 예술가와 함께 작업을 하며 이번 음악극은 이하느리의 '성덕'극이 된 셈이다. 올해 상반기 작품에 몰입한 이하느리는 "앞으로 작업에 있어 큰 기점이 됐다 앞으로 어떤 무대를 하고 싶으지 관심도 생기고, 더 제대로 무대 연출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소감을 말했다.
아울러 이번 작품 연출을 하면서 완성도에 욕심이 생기면서 자신의 사비를 넣었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작품은 오는 15~17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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