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시인의 사회'로 데뷔 33년 만에 첫 연극…키팅 선생 역
"배우 되려면 연극해야…젊은 연극인들에 기회 만들어주고파"
소설 '인어 사냥' 희곡 작업 중…"연극 원작되는 기쁨 있었으면"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 주연 배우 차인표(존 찰스 키팅 역)가 11일 서울 종로구 NOL 씨어터 대학로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6.08.11.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8/11/NISI20260811_0021395316_web.jpg?rnd=20260811162810)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 주연 배우 차인표(존 찰스 키팅 역)가 11일 서울 종로구 NOL 씨어터 대학로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6.08.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것에 도전할 때 오히려 더 불안하고 부끄러움을 느낄 수 있죠. 그럼에도 새로운 것을 했을 때 얻는 기쁨이 굉장히 크더라고요."
배우 차인표(59)가 뒤늦게 연극 무대에 뛰어든 이유다.
차인표는 11일 서울 종로구 NOL 씨어터 대학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나이가 들고 또 소설을 쓰면서 굳이 한 가지에 안주할 필요는 없다고 느꼈다"며 "연극 역시 하나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영역으로 가는 것이라 생각해 도전하는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차인표는 지난달 18일 개막한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존 찰스 키팅 역으로 출연하고 있다. 1993년 배우로 데뷔한 그가 연극 무대에 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에도 연극 출연 제안을 여러 차례 받았다는 그는 "대중 연예인으로 출발하며 (연극은) 우선 순위에서 밀렸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그러다 2009년 첫 소설 '잘가요 언덕'을 내며 소설가로 활동 영역을 넓힌 것이 새로운 도전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차인표는 "새로운 것을 했을 때 얻는 기쁨이 크다는 생각을 소설가로서 하고 있었다"며 "아내(배우 신애라)와 주변 사람들도 '연극을 해보면 어떻겠냐'는 응원을 많이 해줬다"고 밝혔다.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에 출연 중인 배우 차인표. (사진=마스트 인터내셔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가 연극 데뷔작으로 택한 '죽은 시인의 사회'는 1989년 개봉한 동명 영화를 무대화한 작품이다.
그가 맡은 존 찰스 키팅 역은 입시 위주의 교육 체계 속에서 학생들에게 정해진 정답 대신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가르치는 스승이다. 원작 영화에서 로빈 윌리엄스가 연기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차인표는 자신만의 키팅을 "늙은 키팅"이라고 소개하며 "영화 속 키팅은 30대 초반으로 설정돼 있다. 나는 그 사람이 살지 않은 30여 년을 더 살았다"며 웃었다.
이어 "살아보니 키팅 선생이 한 말이 맞더라. '인간은 틀 속에서 태어나지만, 여러 선택지가 있으니 눈을 뜨고 다른 선택지를 바라보길 바란다'는 말을 진심을 담아 할 수 있다"고 삶에서 얻은 확신을 연기에 녹여냈다고 강조했다.
연극 무대에 서며 새삼 배운 것들도 있다.
그는 "연습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연습을 수백 번, 수천 번 하고 나면 덜 떨리고 자신감이 생긴다"며 "나 혼자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팀 플레이다. 같이 뒤는 축구팀처럼 무대 위에서 한 팀이 다 같이 잘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연기 경력이 수십 년인 그는 첫 연극 무대를 앞두고 조광화 연출은 물론 학생 역으로 출연하는 젊은 배우들에게도 직접 조언을 구했다고 털어놨다. "제가 하는 연기는 저 혼자 한 게 아니라 모두가 함께 만든 앙상블"이라며 고마운 마음도 전했다.
카메라 앞에서 연기할 때와 달리 관객과 실시간으로 호흡하는 것도 무대에서 처음 경험한 특별함이다.
공연 시작 전부터 무대 뒤에서 객석을 비춘 CCTV를 통해 관객이 한 명씩 들어올 때부터 "에너지를 받는다"는 차인표는 "커튼콜 때 관객들이 박수를 쳐주시지 않나. 그게 마치 '오늘 내 마음을 위로해줬어요, 작은 조각이라도 용기를 보태줬어요'라고 이야기를 해주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거기서 큰 보람과 에너지를 얻는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 주연 배우 차인표(존 찰스 키팅 역)가 11일 서울 종로구 NOL 씨어터 대학로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6.08.11.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8/11/NISI20260811_0021395314_web.jpg?rnd=20260811162810)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 주연 배우 차인표(존 찰스 키팅 역)가 11일 서울 종로구 NOL 씨어터 대학로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6.08.11. [email protected]
이제서야 알게 된 연극의 매력에 제대로 빠져든 그는 다양한 가능성도 열어뒀다.
차인표는 "배우가 되려면 연극을 했어야 하는 구나, 더 일찍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후회를 많이 하고 있다"고 고백하며 "대중 연예인들도 계속 배우 생활을 할 거면 제 충고를 듣고 지금이라도 공부를 많이 하며 성장을 하면 좋겠다"고 진심어린 조언을 건넸다.
이어 "뒤늦게 시작했지만 앞으로도 좋은 작품이 있다면 (출연을) 또 고려해볼 생각이다.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연극계에서 내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도 고민해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랫동안 대중의 사랑을 받은 만큼 젊은 연극배우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다는 생각도 밝혔다. 특히 매체 출연을 꿈꾸는 배우들을 위해 영화·드라마 제작 관계자들과 만날 수 있는 워크숍 등을 구상하고 있단 생각을 전했다.
새로운 꿈도 꾸고 있다. 장편 소설 5권을 펴낸 그는 "내 소설도 어떤 연극의 원작이 되는 기쁨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며 미소 지었다.
그 꿈은 곧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제14회 황순원문학상 신진상을 수상한 '인어 사냥'(2022)이 희곡으로 각색되고 있다. 그는 "(희곡을) 내가 쓰는 건 아니다. 전문적으로 연극, 뮤지컬을 하시는 분들이 연락이 와서 연극으로 만들고 싶은데 원작을 사용해도 되냐고 하셔서 허락을 했다"고 밝혔다.
배우로 처음 발을 디딘 연극 무대에서 작가로서 또 다른 꿈을 펼쳐내게 된 셈이다.
'죽은 시인의 사회'는 NOL 씨어터 대학로 우리카드홀에서 다음 달 13일까지 공연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