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매물 올리지 마"…집값 들썩이자 수도권 아파트 담합 기승

기사등록 2026/08/11 05:00:00

구글에서 선호하는 매체로 추가

다산신도시 일대 '허위 매물' 신고 잇따라…저가 매물 표적

온라인 카페에선 "특정 가격 이하로 내놓지 말라" 압박

집값 담합, 엄연한 불법 행위…"제도적 제재 강화 필요"

[남양주=뉴시스] 이영환 기자 = 지난달 4일 오전 경기 남양주시 다산역 인근 무동산에 아파트 매물접수 문구가 게시되어 있다. 2026.07.04. 20hwan@newsis.com
[남양주=뉴시스] 이영환 기자 = 지난달 4일 오전 경기 남양주시 다산역 인근 무동산에 아파트 매물접수 문구가 게시되어 있다. 2026.07.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경기 남양주시 다산신도시에서 공인중개업소를 운영하는 A씨는 지난달 중순 황당한 일을 겪었다. 시세보다 저렴하게 나온 10억원대 아파트 매물을 등록했다가 네이버 부동산으로부터 허위 매물 신고가 접수됐다는 통보를 받은 것이다.

해당 매물은 임대차 계약 기간이 남아있는데 매도인이 급전이 필요해 저렴하게 내놓은 정상 매물이었다.

A씨는 "싸게 나와있는 매물이 진짜가 아닌 것 같다고 누군가 허위 신고를 접수한 것"이라며 "영업방해나 다름 없지만 바쁜 와중에 경찰서나 구청을 오가며 신고하기도 쉽지 않아 그냥 뒀다"고 말했다.

11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수도권 집값 상승 추세와 맞물려 서울과 경기 곳곳에서 '집값 담합' 정황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입주민이 단체 대화방이나 커뮤니티에서 호가를 일정 수준 이하로 내리지 못하도록 다른 입주민을 압박하는 방식이다.

시세보다 저렴하게 등록된 정상 매물을 부동산 중개 플랫폼에 허위 매물로 신고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다산신도시 이 같은 가격 통제 시도가 의심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A씨 외에도 비교적 저렴한 매물을 올려놓은 공인중개사들 다수가 허위 매물 신고를 받았다.

입주민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직접 중개업소를 찾아가거나 전화·문자로 저가 매물의 진위 여부를 따져 묻는 경우도 있었다. 본인이 매도자가 아님에도 금액 수정을 요구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공인중개사 B씨는 "매물을 12억원이 넘는 가격으로 내놓은 부동산은 제외한 채 10억원대 초중반으로 올린 업소에만 전화를 돌려 실매물 여부를 확인하고 실제 매물이 맞다고 해도 네이버 부동산에 허위 매물로 신고를 했다"며 "가격이 싼 곳만 골라 괴롭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다산 지역 주민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카페에선 특정 가격 이하로는 물건을 내놓지 말라는 취지의 게시글도 공유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산은 지난달 초 인근의 구리시가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서 풍선효과를 받아 아파트값이 들썩이고 있는 지역이다. 집값 상승 기대감이 커지면서 시세보다 저렴하게 나온 매물이 단지 전체의 가격 상승 흐름을 방해한다고 보는 일부 주민들의 인식이 작용한 결과로 추정된다.

B씨는 "집값이 2021년 최고치를 이제 겨우 넘었으니 주민들 심정을 이해는 한다. 다산신도시가 서울 접근성이 좋은데 제 값을 못 받는다는 불만이 깔려있는 것 같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2026.08.09.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2026.08.09. [email protected]

집값 담합은 과거부터 부동산 상승기마다 전국적으로 반복돼온 문제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은 2024년 서초구, 2025년 은평구 일대에서 담합 행위를 적발해 검찰에 송치한 바 있다. 최근에도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담합을 주도한 인물이 검찰에 넘겨지는 사례가 나왔다.

 '내 집값을 내가 지키는 것이 왜 문제냐'는 인식도 있지만, 담합은 부동산 가격을 왜곡할 수 있는 불법 행위다.

공인중개사법에 따르면 시세에 부당한 영향을 줄 목적으로 정당한 사유 없이 개업공인중개사 등의 정당한 표시·광고를 방해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안내문·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이용해 특정 가격 이하로 중개를 의뢰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행위도 마찬가지로 불법이다.

담합 행위는 주로 은밀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적발을 위해선 공익 제보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처벌을 강화하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집값 담합은 자신의 재산권을 지키려는 욕구에서 비롯된 행위이지만 이러한 행위가 남발될 경우 규제를 강화해 근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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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 매물 올리지 마"…집값 들썩이자 수도권 아파트 담합 기승

기사등록 2026/08/11 05: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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