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는 협상 불가…트럼프와도 이견 가능"
고위당국자 "하마스측 동의는 전략적 함정"
평화위 "무장해제 전 철군 없을 것" 달래기
![[예루살렘=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 하마스의 '가자지구 평화 합의'에 침묵을 이어가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명시적 거부 입장을 밝혔다. 10월 총선을 의식한 강경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평화위원회는 이스라엘 달래기에 나섰다. 사진은 지난 6월15일(현지 시간) 예루살렘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네타냐후 총리. 2026.08.10.](https://img1.newsis.com/2026/08/05/NISI20260805_0002204493_web.jpg?rnd=20260805045614)
[예루살렘=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 하마스의 '가자지구 평화 합의'에 침묵을 이어가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명시적 거부 입장을 밝혔다. 10월 총선을 의식한 강경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평화위원회는 이스라엘 달래기에 나섰다. 사진은 지난 6월15일(현지 시간) 예루살렘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네타냐후 총리. 2026.08.10.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 하마스의 '가자지구 평화 합의'에 침묵을 이어가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명시적 거부 입장을 밝혔다. 10월 총선을 의식한 강경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9일(현지 시간) 내각 회의에서 "이스라엘은 15개항 문서를 거부한다는 점을 이 자리에서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합의 발표 10일 만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평화위원회가 하마스와 가자지구 내 모든 무장단체의 완전한 무장해제를 위한 역사적 합의에 도달했다"며 "무장해제가 완료되면 이스라엘군이 철군하고 국제안정화군(ISF)이 새로운 팔레스타인 경찰과 협력해 주민 안전을 책임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발표와 하마스 측 입장을 종합하면 무장해제는 하마스 등 가자 내 무장 세력이 향후 6~8개월에 걸쳐 중화기와 소화기를 가자행정국가위원회(NCAG)에 이관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무기 전량을 가자지구 밖으로 완전히 반출해야 합의를 인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가자 내 기구인 NCAG에 이관하는 것은 제대로 된 무장해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도 "하마스가 무장해제될 때까지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어떤 철수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진정한 무장해제'를 주장하는 것이지 허구의 무장해제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마스가 자국을 공격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하마스가 우리를 공격할 수도 있지만, 수주간 하지 않고 있는 이유는 우리가 얼마나 강하게 반격할지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복수의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는 TOI에 "하마스의 합의 동의는 이스라엘을 겨냥한 전략적 함정"이라고까지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이견에 대해서도 다소 단호한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나는 백악관의 위대한 친구 트럼프 대통령을 매우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필요하다면 가장 가까운 친구들을 상대로도 우리의 입장을 고수할 수 있고, 실제로도 그렇게 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 안보는 협상 대상이 아니며, 우리는 이 문제를 확고하게 지켜나갈 것"이라며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에 팔레스타인 국가가 들어서는 것을 결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스라엘-아랍 관계 정상화 구상인 아브라함 협정 성립 전제 조건으로, 미국 숙원인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수교에 다시 거리를 둔 것이다.
주요 언론은 네타냐후 총리가 오는 10월27일 치러지는 총선을 의식해 강경론을 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네타냐후 총리는 총선에서 집권에 필요한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데, 미국이 요구하는 '가자지구·레바논 내 완충지대' 철수는 우파 유권자들에게 매우 인기가 없다"고 짚었다.
알자지라도 "총선을 불과 3개월 앞둔 상황에서 네타냐후 정당이 (가자·서안지구 내 이스라엘) 정착민들 표를 확보하려고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대표적 극우 성향 각료 베잘렐 스모트리치 재무장관은 "우리는 하마스 파괴라는 핵심 목표를 가지고 전쟁에 돌입했다. 군은 가자에서 단 1㎜도 철수해서는 안 된다"며 네타냐후 총리 발표를 환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직접 입장을 밝히지 않은 가운데, 미국과 이스라엘의 긴장이 다시 고조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네타냐후 결정은 수개월간 물밑 갈등을 이어온 트럼프 대통령을 분노하게 할 위험이 있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소통해온 중재 창구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LO) 출신 인사 모하메드 다흘란은 "네타냐후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도전이자 경멸이며 기만"이라며 "우리 중재자들은 네타냐후를 걸림돌로 보고 있다"고 했다.
평화위는 이스라엘 달래기에 나섰다. 앞서 평화위는 네타냐후 총리와 수차례 접촉한 뒤 '하마스 무장해제 완료시 IDF 철군 시작'으로 입장을 다소 후퇴한 상황이다.
니콜라이 믈라데노프 평화위 가자지구 고위대표는 이날 이스라엘 채널12 인터뷰에서 "평화위의 목표는 가자지구가 다시는 이스라엘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무장해제가) 실제로 현장에서 검증되기 전까지는 누구도 이스라엘에 뭔가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말하는 것은 IDF가 황색선(Yellow Line)보다 안쪽으로 병력을 배치하지 않는 것이며, 황색선은 가자지구 무장해제가 완료될 경우에 뒤로 이동하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평화위는 다만 하마스 무기를 국외가 아닌 NCAG로 이관한다는 기본 방침은 그대로 재확인하며 이스라엘의 수용을 촉구했다. 이스라엘이 별도로 요구한 하마스 무장해제 검증시 튀르키예·카타르 배제에도 선을 그었다.
믈라데노프 고위대표는 "무기가 평화위와 NCAG 측으로 이관돼 사용 불가능해졌다는 사실이 인정될 경우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국경 장벽까지 단계적으로 철수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집트와 함께 튀르키예·카타르가 없었다면 하마스가 로드맵에 동의하는 단계까지 올 수 없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와 완전히 갈라설 수 없는 네타냐후 총리가 총선 후 입장을 선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스라엘은 그간 현장 지휘관 결정으로 이뤄지던 가자지구 내 표적 공습을 참모총장 승인시에만 가능하도록 요건을 강화해 미국 요구에 일부 호응했다. 9일 IDF에 따르면 6일 연속 가자 공습을 멈춘 상태다.
케네스 카츠먼 수판센터 선임연구원은 알자지라에 "네타냐후의 트럼프 15개항 거부가 '근본적인 거부'라고 보지는 않는다. 네타냐후가 총선 이후 입장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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