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안보우산 의존 벗어나 독자적인 공동 방위체제 구축 의지
에너지 강국·나토 회원국·핵 보유국, 3개 중견국 동맹
中, 파키스탄 매개로 중동 국방체계 접근 가능… “메카 협정 환영”
![[메카=AP/뉴시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왼쪽부터)가 7일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서 ‘메카 공동방위협정’에 서명한 뒤 서명문을 보이며 기념촬영하고 있다.2026.08.10.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8/10/NISI20260810_0002208207_web.jpg?rnd=20260810095749)
[메카=AP/뉴시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왼쪽부터)가 7일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서 ‘메카 공동방위협정’에 서명한 뒤 서명문을 보이며 기념촬영하고 있다.2026.08.10.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와 튀르키예, 파키스탄 3개국이 맺은 ‘나토식 방위협정’인 ‘메카 공동방위협정’을 두고 중국이 이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메카 협정은 걸프 지역이 미국의 안보우산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는 것에 대한 의구심을 보여주는 것이자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0일 ‘매카 협정’은 미국과 걸프 국가들간의 안보 협약이 흔들리고 있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가들은 이를 중국이 이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국가들은 미국의 방어에 의존했고 미국은 그 대가로 자원, 에너지, 영향력을 확보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3개국이 상호방위 협정을 체결한 것은 이러한 안보 구조에 변화를 보여주는 가장 분명한 신호다.
앞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레제프 타이이브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7일 사우디 메카에서 만나 ‘메카 공동방위협정’에 서명했다.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은 이튿날 자국 아나돌루통신과의 대담에서 “‘메카 협정’은 기술적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제5조와 동일하다”고 말해 대외 위협에 대한 동맹조약임을 분명히 했다.
협정의 세부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한 국가에 대한 무력 공격을 세 국가 모두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SCMP는 메카 협약 3개국은 에너지 강국(사우디), 나토 회원국(튀르키예), 그리고 핵무장 국가(파키스탄)라는 세 중견국이 미국이 주도하는 안보 체제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적인 집단 방위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조치라는 점이 특징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중견국들간 독립적인 동맹은 냉전 초기 이후 드물어 다른 국가들에게 잠재적인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애틀랜틱 카운슬 싱크탱크의 앨리슨 마이너는 “사우디에게 이 합의는 더욱 대담해진 이란에 대처하고 미국의 억지력 한계에 대처하게 함으로써 자국의 협상력을 강화시켜 준다”고 분석했다.
미국 국무부에서 군사 및 민간 자문관을 역임하고 현재 애틀랜틱 카운슬 소속인 리치 아웃젠은 이번 합의가 “중동과 남아시아에서 새롭게 부상하는 다극 질서의 전환점”이라고 주장했다.
이 협정은 중국과 매우 다른 전략적 관계를 가진 국가들을 한데 모으는 역할도 한다.
뉴욕의 싱크탱크 ‘매디슨 정책 포럼’의 존 스펜서는 파키스탄이 중국에 의존하고 있으며, 군대는 중국으로부터 막대한 장비를 지원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파키스탄의 취약한 경제와 국제 구제금융에 대한 의존도를 강조하며 “나토 회원국이 나토 조약 5조와 같은 상호방위 협정을 맺어서는 안 될 나라가 바로 파키스탄”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중국에게는 이러한 새로운 협정이 기회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미국에 본부를 둔 중동포럼의 임란 쿠르시드는 지난달 발표한 분석에서 “중국은 파키스탄을 무기 홍보의 관문으로 삼아 이 지역 방위 산업에 진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게다가 파키스탄과 튀르키예를 비롯한 많은 국가들이 논의 중인 ‘이슬람 나토’가 현실화된다면 중국은 시장이 확대되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협정은 그의 예상처럼 ‘이슬람 나토’가 현실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파키스탄간 군사적 관계 심화에 이어 ‘메카 협정’을 통해 파키스탄을 매개로 중동에 영향력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파키스탄의 무기 수입량 중 80% 이상이 중국에서 들어왔다.
지난해 체결된 사우디아라비아와 파키스탄의 상호방위협정에 따라 파키스탄은 JF-17 전투기를 비롯한 중국산 무기 체계를 사우디아라비아에 제공했다.
쿠르시드는 “무기 체계 공급은 일반적으로 유지 보수, 예비 부품, 훈련 및 물류 지원과 관련된 장기적인 약속을 포함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중국 시스템을 수혜국의 군사 구조에 더욱 깊숙이 통합시킨다”고 말했다.
이슬라마바드에 본부를 둔 싱크탱크 ‘뉴 파키스탄 재단’의 알리 치슈티는 중국이 메카 협약에 대해 “매우 기뻐했다”고 썼다.
중국과 파키스탄의 긴밀한 관계와 중동 지역에 대한 중국의 광범위한 전략적 야망이 결합될 경우, 중국은 걸프 지역 국방 체계에 간접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경로를 확보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