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지 않아도 놀러 오세요"…덕수궁 돌담길에 펼쳐진 가톨릭문화 한마당

기사등록 2026/08/08 15:25:51

구글에서 선호하는 매체로 추가

2027 서울 WYD 1년 앞두고 가톨릭문화박람회 개막

8월 9일까지 가톨릭 영성·문화 체험 부스 무료 운영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사전행사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8일 서울 덕수궁 돌담길 일대에서 열린 2026 가톨릭문화박람회에서 참가자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2026.08.08.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8일 서울 덕수궁 돌담길 일대에서 열린 2026 가톨릭문화박람회에서 참가자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2026.08.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를 1년 앞두고, 서울 덕수궁 돌담길이 천주교 영성 문화와 소통의 열기로 가득 찼다.

8일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조직위원회가 주최하는 '2026 가톨릭문화박람회'가 덕수궁 돌담길 일대에서 막을 올렸다. 오는 9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박람회는 2027 서울 WYD의 사전 행사이자 시연으로, 내년 WYD 기간 진행될 '유스 페스티벌(Youth Festival)'과 '보케셔널 페어(Vocational Fair)'를 미리 경험해 볼 수 있도록 기획됐다.

이날 개막행사에서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시작 말씀의 전례와 화해공원 축복식을 집전하며 박람회 시작을 알렸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정순택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대주교가 8일 서울 덕수궁 돌담길 일대에서 열린 2026 가톨릭문화박람회 축복식을 하고 있다. 2026.08.08.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정순택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대주교가 8일 서울 덕수궁 돌담길 일대에서 열린 2026 가톨릭문화박람회 축복식을 하고 있다. 2026.08.08. [email protected]

정 대주교는 촉복식 강론에서 "이번 박람회는 가톨릭 신자와 비신자, 내국인과 외국인이 문화를 통해 만나고 소통하는 열린 축제"라며 "WYD는 청년들만의 행사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준비하고 이뤄가는 교회의 축제”라고 강조했다.

특히 고해성사를 경험할 수 있도록 조성된 '화해공원'에 대해 "고해성사를 통해 하느님과 화해하고 교회와 화해하며 자기 자신과도 화해하게 된다"며 "화해공원이란 이름처럼 이곳을 찾는 모든 이가 하느님의 자비를 깊이 체험하고 마음의 평화를 얻으며 새로운 희망을 안고 돌아가는 은총의 시간이 되기를 기도한다. 나아가 가정과 공동체, 사회 안에서도 서로 용서하고 화해를 이루는 평화의 증인이 되어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화해공원에는 '화해의 길', 고해소, '평화의 나무' 등이 마련됐다. 참가자들은 화해의 길을 따라 걸으며 자신과 타인, 세상을 돌아보는 묵상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고해소에서는 사제가 개별 고해성사와 상담을 진행하며, 참여 여부와 내용은 비밀이 보장되도록 운영된다. 묵상과 고해성사를 마친 참가자는 평화의 비둘기 메시지 카드를 가져가 일상에서 화해와 평화를 되새길 수 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정순택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대주교가 8일 서울 덕수궁 돌담길 일대에서 열린 2026 가톨릭문화박람회 축복식에 입장하고 있다. 2026.08.08.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정순택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대주교가 8일 서울 덕수궁 돌담길 일대에서 열린 2026 가톨릭문화박람회 축복식에 입장하고 있다. 2026.08.08. [email protected]

현장에서 만난 서울 WYD 조직위원회 순례자부장 정성윤 신부는 "고해성사의 본질은 하느님의 사랑을 가장 깊게 체험하는 자리라고 할 수 있다"며 "잘못을 뉘우치고 다시 돌아갈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상대방이 나를 끝까지 버리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과 사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성당과 다르게 삶의 여러 사람들의 모습이 묻어나는 길 한복판에서 성사를 해줬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와 가치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화해공원에서 진행된 고해성사에는 행사 시작 직후 비신도인 청년 한 명이 참여했다. 정 신부는 "청년으로서 할 수 있는 신앙에 대한 고민과 일상적인 삶의 고민을 털어놓았다"며 "고해성사를 종교적 행위로만 바라보는 어려움이 있지만, 신자가 아닌 사람들도 만나 어려움을 듣고 함께해 주려는 취지가 잘 전달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젊은이들이 모이게 된다"며 "같은 신앙을 가질 수도 있고 다른 신앙과 종교를 가질 수도 있고 신앙이 없을 수도 있지만, 그들은 미래의 희망이기 이전에 바로 현재에 중요한 존재임을 다 같이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며 2027 서울 WYD를 향한 기대도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8일 서울 덕수궁 돌담길 일대에서 열린 2026 가톨릭문화박람회에서 참가자들이 블록으로 십자가를 만들고 있다. 2026.08.08.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8일 서울 덕수궁 돌담길 일대에서 열린 2026 가톨릭문화박람회에서 참가자들이 블록으로 십자가를 만들고 있다. 2026.08.08. [email protected]

이번 박람회 핵심 콘셉트는 '서로가 가까워지는 순간'이다. 박람회 현장에는 수도회 영성과 사도직 단체를 알리는 '다소니길' 부스를 비롯해, 청년들과 수도자·신부들이 깊은 대화를 나누는 ‘보케이션 카페’, 묵주팔찌 만들기·캘리그라피 등을 체험하는 '문화체험존'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이윤정 가톨릭문화박람회 운영 팀장은 "캘리그라피, 양말목 키링 만들기, 나노블록, 묵주팔찌 만들기, 타투 스티커 등 각각의 매력이 너무 다양해 어느 한 곳을 가장 추천하기 어렵다"며 "만들기 체험을 하면서 나와 하느님이 가까워질 수 있는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청년들에게는 '보케이션 카페'도 눈길을 끌었다. 보케이션 카페는 청년과 수도자, 청년과 부부가 소규모 테이블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이다. 음료를 마시며 진로와 삶, 신앙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구성됐다.

이선재 화해공원팀장은 "현대의 젊은 사람들이 굉장히 고단하고 의지할 곳이 없는 경우가 많다"며 “수녀님들과 신부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부담감을 덜 수 있는 공간"이라고 추천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8일 서울 덕수궁 돌담길 일대에서 열린 2026 가톨릭문화박람회에서 참가자들이 블록으로 십자가를 만들고 있다. 2026.08.08.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8일 서울 덕수궁 돌담길 일대에서 열린 2026 가톨릭문화박람회에서 참가자들이 블록으로 십자가를 만들고 있다. 2026.08.08. [email protected]

이 박람회는 신자들만을 위한 행사도 아니다. 이윤정 팀장은 비신자들에게 "믿지 않으셔도 그냥 재미로 즐기러 오셨으면 좋겠다"며 "그냥 놀러 온다는 마음으로 와서 눈 호강도 하고 손 호강도 하고 귀 호강도 한 번 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선재 팀장 역시 "종교가 뉴스에 보도되는 것을 보면 좋지 않은 평가들이 은근히 있는데, 매스컴에 나오는 것만이 아니라 '이것이 진짜 종교'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사람이 편안하고 의지할 수 있는 매체 중 하나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돌담길을 지나던 시민들의 발길도 자연스럽게 박람회장으로 향했다. 세 자녀와 함께 행사장을 찾은 한 아빠는 "인근에 있는 미술관에 왔다가 나가는 길에 WYD 플래카드를 보고 한번 와봤다"며 "마더테레사 수녀회 등 수도자분들이 아이들에게 친근하고 따뜻하게 다가와 주셔서 마음을 열고 쉽게 배울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함께 온 초등학교 3학년 아들도 "오길 잘한 것 같고 천주교에 대한 공부를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8일 서울 덕수궁 돌담길 일대에서 열린 2026 가톨릭문화박람회 에서 참가자가 순교 체험을 하고 있다. 2026.08.08.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8일 서울 덕수궁 돌담길 일대에서 열린 2026 가톨릭문화박람회 에서 참가자가 순교 체험을 하고 있다. 2026.08.08. [email protected]

순교 부스에서 한국 천주교 순교자를 체험한 20대 여성 참가자는 "순교 성인들이 그 상황에서 얼마나 무서우셨을까 생각하면 인간적인 두려움이 있었을 텐데도 하느님을 증거하고 순교하셨다는 점이 정말 멋있고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이번 '2026 가톨릭문화박람회'는 오는 9일까지 덕수궁 돌담길과 서울시 서소문청사 후생동 강당 일대에서 무료로 진행되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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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지 않아도 놀러 오세요"…덕수궁 돌담길에 펼쳐진 가톨릭문화 한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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