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전환 안될까 인턴 중 취업 준비…상사에 핀잔 들어
개인 톡방 문제 삼을 수 없어…요구 반복 시 '직장 내 괴롭힘'
정규직 전환, 회사의 온전한 권리 아냐…'기대권' 인정 중요
![[서울=뉴시스]](https://img1.newsis.com/2021/12/09/NISI20211209_0000889158_web.jpg?rnd=20211209174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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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정영 기자 = #. 대학교 졸업을 앞둔 20대 여성 A씨는 한 회사의 '채용연계형 인턴'으로 입사했다. 하지만 정규직 전환이 보장되지 않은 직무였기 때문에 A씨는 여전히 취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채용 커뮤니티뿐만 아니라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활용했던 A씨는 퇴근 후에도 각종 채용 정보나 자격증 시험 등에 대해 취업준비생들과 이야기를 나눠왔다. 하지만 어느 날 상사가 회사에서 A씨의 뒤를 지나가던 중 채팅방을 보게 됐고, "이미 회사에 들어왔으니 이 채팅방은 필요 없지 않냐"며 채팅방에서 나갈 것을 요구했다. 또 상사는 A씨의 태도를 문제 삼으며 "인턴 기간 동안 열심히 해야 할 생각을 해야지, 다른 회사의 취업을 준비하면 어떡하냐"고 핀잔을 줬다. A씨는 근무시간이 아닌 퇴근 후 개인적인 일까지 회사가 관여할 수 있는지, 또 채팅방 탈퇴 요구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는지 궁금해졌다.
최근 많은 기업들은 신입사원을 일정 기간 인턴으로 근무하게 한 뒤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채용연계형 인턴'을 활용하고 있다. 직무 경험을 목적으로 하는 체험형 인턴과 달리 실제 정규직 채용과 연결돼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다만 채용연계형 인턴이 항상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것은 아니다. 회사는 인턴 기간 동안의 업무 능력이나 근무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채용 여부를 결정한다.
그렇다면 A씨처럼 정규직 전환을 앞둔 인턴에게 회사가 다른 회사의 취업을 준비하지 말라고 요구할 수 있을까. 현행 노동관계법에는 근로자가 재직 중 다른 회사의 채용 정보를 확인하거나 취업을 준비하는 행위를 제한하는 규정은 없다. 따라서 A씨가 근무시간에 채팅방을 이용해 업무를 소홀히 한 것이 아니라 퇴근 후 개인적으로 취업준비생들과 채용 정보를 공유한 것이라면, 회사는 단순히 취업 준비를 한다는 이유만으로 A씨의 행동을 문제 삼을 수 없다.
오히려 상사의 요구가 계속된다면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제기될 여지도 있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2는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나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규정하고 있다. A씨의 경우 정규직 전환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사의 지시인 만큼, 앞서 언급한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에서 '지위나 관계 등의 우위'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회사가 이러한 이유로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A씨에게 불이익을 준다면 어떻게 될까. 인턴의 정규직 전환 여부는 회사의 온전한 권리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무조건 그렇지는 않다.
채용연계형 인턴과 같은 기간제 근로자는 계약 기간이 끝나면 원칙적으로는 근로 관계가 종료된다. 하지만 취업규칙, 채용 경위, 정규직 전환 기준 등을 종합해 정규직 전환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될 수 있다. 실제로 법원은 채용 과정에서 인턴의 95% 이상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던 회사에 대해 기대권을 인정한 바 있다.
만약 A씨의 기대권이 인정된 후 회사가 정규직 전환을 거절할 경우, 이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에 따라 효력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 기간제법에 따라 사용자는 기간제 근로자임을 이유로 사업장에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 비해 차별적 처우를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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